빈 살만, 40조원 풀었다… 다시 열리는 ‘중동 붐’
[韓-사우디 경제협력]
20시간 방한… 尹, 한남동관저 초청
빈 살만 “에너지-방위산업-인프라
3개 분야 한국과 협력 획기적 강화”
韓-사우디, 26개 사업 투자협약
尹대통령, 한남동관저 첫 손님맞이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회담과 오찬 일정을 마친 뒤 떠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악수하고 있다. 관저의 첫 해외 귀빈으로 빈 살만 왕세자를 초청한 윤 대통령은 “지금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방산, 인프라·건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제공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 공공기관, 기업들이 에너지, 건설, 바이오 등 26개 사업에 걸쳐 290억 달러(약 38조8000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 둔화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1970년대 한국 경제의 도약을 이끈 중동 붐이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전 공식 방한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회담한 후 오찬을 함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7일 윤 대통령 부부가 관저로 입주한 이후 처음 초대한 해외 귀빈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우디는 우리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고 말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의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열린 공식오찬에서 참석 하고 있다. 2022.11.17. 대통령실제공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2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는 한국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이 26건의 투자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한꺼번에 체결했다. 총 사업 규모가 약 40조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이다. 과거 양국의 산업 협력은 주로 건설에 치우쳤지만 이번에는 석유화학, 청정에너지부터 제약, 게임, 제조, 바이오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이날 투자협약에 나선 국내 기업은 약 30개, 방한한 사우디 기업은 63개다. 파하드 사드 왈란 사우디 경협위원장은 “한국과의 협력관계가 사우디 2030 비전하에서 적극 추진되기를 기원하며 ‘홍해 프로젝트’(국제관광단지 개발) 같은 대규모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바란다”고 했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오른쪽부터) 등이 차담회를 통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출처 spanews 인스타그램
3년 5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기 위해 재계 총수들도 총출동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오후 5시 20분부터 1시간 40분가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 국내 대표 기업인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각 기업의 사우디 사업 현황과 초대형 신도시 사업 ‘네옴시티’ 등의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에 20시간가량 머물렀다.
김형민 기자, 곽도영 기자, 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