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최측근 참모이자 책사(策士)인 두 의원의 첫 지상 토론은 재ㆍ보선이 실시된 25일 오후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두 예비주자와 가장 가깝고 양 캠프의 전략을 꿰뚫는 두 사람의 말 한마디, 단어 하나마다 비수가 숨겨져 있었다. 추격자인 유승민 의원은 추악한, 비열한, 생떼 같은 격한 단어를 쓰며 ‘한 방’을 노렸다. 정두언 의원은 방어에 치중했지만 박 전 대표의 탈당 전력을 다섯 차례나 언급하며 마냥 당하진 않겠다는 속내를 비쳤다. 4·25 재·보선 악재도 최대한 활용하려 기싸움을 했다. 두 캠프의 전략과 상대에 대한 시각, 감정적 앙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준 토론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사회=먼저 두 예비주자가 왜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 말해 달라.
정두언 의원(이하 정)=경제가 어렵고 정부가 무능하고 사회가 10년 넘게 좌편향됐다. 이명박 전 시장이야말로 이를 바로잡을 적임자다.
유승민 의원(이하 유)=대통령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느냐가 중요하다. 잘못된 생각이 있으면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지난 20년간 봐왔다. 박근혜 전 대표야말로 국가관이 투철하고 정도를 걸은 분이다.
사회=상대 주자의 불안한 점은 뭔가.
유=기업 경영과 국가 경영은 다르다. 레이건 대통령은 B급 영화배우 출신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군인 출신이었다.
정=박 전 대표는 훌륭한 지도자고 한나라당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유=감사합니다.(웃음)
■4ㆍ25 재ㆍ보선
사회=이번 재ㆍ보선에서 공동유세 불발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유=공동유세 불발은 선거가 처음 시작될 때 이 전 시장께서 두바이인가 인도에 가셨다. 각자 지역에 따라서 강점도 있는데 굳이 두 사람이 같이 다니면서 하는 게 좋은지 모르겠고.
정=공동유세는 제가 정식으로 제안을 받아서 하겠다고 했는데 성사가 안 됐다. 이번 선거는 의미를 새겨야 한다. 과거 재ㆍ보선은 노무현 실정 반사이익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치렀다. 그래서 불패신화를 이뤘는데 지금은 노무현 반사이익이 다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한나라당이 맥을 못춘다. 나는 이게 12월 19일 대선의 축소판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보내는 게 중요하다.
사회=지도부 책임론이 나온다.
유=당 대표가 사퇴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정=지도부 책임론은 피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아무나 나가도 이긴다는 대세론에 빠져 있었다. 그게 대선 실패를 자초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더 외연을 넓혀야 한다. 안에서 우리끼리 아옹다옹 싸울 게 아닌데 내부 문제에 함몰돼 있다.
유=한나라당의 문제는 자만ㆍ오만이다. 이대로 가면 이긴다는 생각이 제일 위험하다. 8개월 동안 장애물ㆍ함정을 다 극복하려면 50만ㆍ100만 표 이내의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돼야 된다.
정=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내 유력 주자 간 다툼이 장기화하면서 외면하기 시작했다. 빨리 이 국면을 종식시켜야 한다.
유=사람의 화려한 걸 보기보다는 저 사람이 어떻게 살아오고, 어떤 정치를 해왔고 그런 걸 봐야 한다. 한나라당에 부패의 추억이 슬며시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정권보다 10배는 노력해야지 겨우 국민들께서 봐줄 만한 당이다. 그래서 깨끗한 후보가 되는 게 중요하다.
■검증
사회=이 전 시장의 96년 실정법 위반 문제로 검증 파동이 있었다.
정=그런 과정을 겪으며 국민도, 이명박 후보도 면역이 생긴다. 검증은 국민이 하는 거다. 후보는 검증 대상이 되는 거다. 지지율이 검증의 종합성적표다. 이 전 시장은 어떤 검증도 피하지 않지만 우리당 상대 후보에 대해선 어떤 검증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유=후보 간 검증을 우리만큼 죄악시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은 각 캠프가 자료를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상대를 검증한다. 당내 검증위가 만들어져 이 전 시장 사건을 검증했다. 김유찬씨를 매수해 해외도피시키고, 거짓 증언을 하게 만든 사건이다. 그런데 당 검증위원이란 사람들이 ‘그거 아무 일도 아니다’고 했다.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의 오명을 벗으려고 천안연수원 팔고 음주운전 세 번만 하면 구의원 공천을 안 주는 당이다. 당시 돈을 나른 공범들은 구속됐는데 주범인 이 전 시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인가를 받았다. 이건 누군가가 비호해 주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이 전 시장 캠프에서 정인봉 변호사의 배후설을 흘렸다. 이 전 시장이 저지른 추악한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데 어떻게 배후가 있나.
정=박 전 대표 쪽 주장으로 검증위가 구성됐다. 검증위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났는데 그게 잘못됐다면 도대체 어쩌자는 거냐. 하느님한테 검증을 해달라는 건지. 이 전 시장에 대해 네거티브를 하자는 박 전 대표 측 문건이 나왔다. 그 후 일련의 일이 이뤄졌다. 문건도 있고 정 변호사가 박 전 대표 특보인데도 배후설을 주장하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거다.
유=당시 판결문을 보면 단계마다 아주 추악한 스토리가 있다. 돈을 줘서 거짓말 편지를 쓰게 하고 해외로 도피시키고 휴일이니까 광화문우체국에 와서 편지를 부치고.
정=저는 오늘 일방적으로 검증을 받고 요구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재료가 없는 거 아니다. 저희 캠프에도 무수한 제보가 들어오고 증인이 나타난다. 하지만 다 묻어두고 있다. 이 토론을 보는 사람들이 마치 상대방은 문제가 없다고 오해할까 봐 말씀을 드린다.
유=방금 ‘우리도 깔 거 많은데 참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겁줄 일이 아니다. 박 전 대표의 면역을 위해서라도 공개를 하라. 우리는 같은 당 후보끼리 팩트가 아닌 이야기는 절대 안 한다.
정=검증위가 열렸을 때 한 방이면 날아간다고 했는데 아무것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해를 못하겠다. 그렇게 문제가 많다 하면서 왜 제출을 않고. 한 방, 수십 방 다 있다는데. 오늘 토론회에서 그 한 방이라는 게 나왔으면 좋겠다.
유=우리 쪽에서 한 방이라고 한 적이 한번도 없어요.
사회=정 의원이 홈페이지에 KㆍYㆍCㆍL 과 L 전 의원 등이 ‘한 방’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유=거기 나오는 Y가 저 아닙니까.
정=재미있는 사실은 내게 그 의원들의 실명을 물어보는 기자가 없었다. 다 안다는 거다. 마침 좋은 장을 만들었으니 다 얘기해 달라.
유=아니 후보 간 검증은 안 된다고 말한 분께서 한 방을 날리라고 말씀하시나.
정=안 된다고 말씀드린 적 있어요?
유=아니 검증은 후보가 하는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정=아니 어떤 검증도 피하지 않겠다 했잖아요. (서류뭉치를 만지며) 이렇게 자료 많이 갖고 나왔거든요.
사회=유 의원께서 이 자리를 빌려서 직접 물어볼 생각이 없으신지.
유=오늘은 그런 얘기 할 생각이 없다.
정=그럼 언제 하시려고 그래?
유=그거야 뭐, 필요할 때 하는 거지요. 우리도 선거 전략이 있지.
사회=지난 검증 건에 대해 정 의원은 박 전 대표 측이 기획했다고 했는데.
정=정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한 사흘 전에 문건이 나온 거다.
유=문건 얘기가 나왔으니 한마디 하겠다. 지난주 우리 캠프에서 서청원 고문이 새로 오셔서 12명이 전략회의를 했다. 그런데 회의 결과가 A4 한 장에 요약돼 이 전 시장 쪽 핵심들이 다 돌려보면서 ‘이게 박근혜 캠프 전략회의 내용이다’고 했다. 서로 염탐하고 같은 당에서 남의 거 훔쳐보고 이런 짓 안 했으면 좋겠다.
정=아니 그럼 그게 그쪽 문건인지는 확인해준 셈인가.
유=남의 회의에 괜히 사람 보내가지고 그런 짓 좀 하지 마세요. 이런 게 바로 워터게이트 사건 같은 거 아닙니까.
정=나는 그 문건이 실제 문건이었다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회=정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여러 제보ㆍ증언이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처리했나. 정=저희들이 그 사람들을 미리 못 오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냥 듣고 마는 거죠. 의도가 있다면 열심히 자료를 챙겨서 확인하겠지만.
사회=박 전 대표 캠프에서 추후 당 검증위에 검증 자료를 낼 계획은.
유=우리는 자료가 뭐 별로 없다.
정=이거 굉장히 뉴스다. 이거 헤드라인(기사 제목)이다.
■경선 룰
사회=경선에서 여론조사 반영이 쟁점이다.
유=현장 유효투표수의 20%로 한다는 것은 이미 한나라당에서 확립된 전통이다. 이제 와 여론조사를 4만 명이 투표하는 것으로 하자는 이 전 시장 주장은 원칙을 깨자는 거다. 여론조사 지지도가 두 배 앞선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그렇게 여유가 없는지 말이 안 되는 생떼다.
정='국민 참여 경선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나는 경선에 불참하겠다.' 이게 누가 한 얘기냐면 박 전 대표께서 2002년에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한 얘기다. 박 전 대표는 국민참여를 많이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을 한다. 혁신위에서 국민참여 비율을 높여 5대5로 경선 룰을 만들었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주장했던 국민참여 비율을 관례대로 하면 2나 3밖에 안 된다. 박 전 대표의 원칙ㆍ주장에 어긋나는 거죠. 박 전 대표가 당초에 탈당할 정도로 국민참여에 대해 많은 애착을 가지고 계셨으면 여론조사를 4만 명으로 맞추는 게 맞다.
유=2, 3이 어디서 나온 숫자입니까.
정=통계를 냈다. 나중에 보여줄게. 박 전 대표 쪽에선 모든 언론ㆍ여론조사는 틀렸고 '우리가 여론조사를 해보니까 앞서고 있다'고 하는 판에 그걸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다. 과거에 박 전 대표가 그래서 탈당하지 않았나. 박 전 대표가 원칙을 강조하는 정치인인데 그 원칙을 계속 지켜야지 뒤집으면 안 된다.
유=아니 박 전 대표가 탈당할 때 얘기하면 제가 말이 꼬일 줄 알고 그러는 모양인데, 박 전 대표가 탈당할 때 국민 참여 경선을 주장하다 안 받아들여서 탈당했고, 나중에 다 받아들여 복당했다. 벌써 언제인데 그리고 그 이후에 당 대표를 지낸 분을 무슨 탈당 때 그걸 가지고 지금 말씀을 하나. 이 전 시장 측에서 여론조사 비율로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하면 저희는 8월 20일이라는 날짜에 대해 다시 문제를 삼겠다. 휴가철에 땀 뻘뻘 흘리면서 여당 후보는 그림자도 안 보이는데 우리끼리 경선할 이유가 뭐가 있나.
정=합의가 안 되면 현행대로 가는 거죠 뭐. 그러면 6월에 해야 한다는 얘기 아니에요?
유=합의가 안 되면 현행대로 가야죠. 박 전 대표가 그리 주장한 거 아닙니까.
정=현행대로 해도 된다는 얘기예요?
유=합의 안 되면 현행대로 가야 되겠죠.
정=분명히 얘기해요.
유=그럼요. 합의가 안 되면 현행대로 간다는 그건 뭐 너무나 당연한 얘기 아닙니까.
정=그러면 그렇게 해요. 합의에 연연할 필요가 없겠네.
■당직자 중립성, 줄세우기 논란
유=선출된 당직자는 중립을 안 지켜도 되고 임명된 당직자는 지켜야 된다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궤변을 들으면서 귀를 의심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안 지켰다고 탄핵까지 한 당이다. 이 최고위원이 이런 생각이니까 공천을 가지고 당협위원장을 협박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공천으로 협박하고 줄세우는 행위야말로 구태 중의 구태고 정치권에서 제일 비열한 행위다. 이 전 시장 캠프를 위해 노력하고 싶으면 당연히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야지.
정=용어를 선택하자. 추악한, 비열한, 협박이라는 단어는.
유=협박을 받은 사람들이 있어요.
정=경선이라는 게 세 확보 경쟁이다. 더 많은 국회의원ㆍ위원장ㆍ당원을 확보하는 경쟁이 경선의 본래 모습이다. 이걸 줄세우기라고 표현하는 게 맞느냐. 해당 국회의원이나 위원장들이 나름대로 선택을 하는 건데. 해당 의원들을 능멸하는 언동이다.
■한반도 대운하 vs U자형 국토개발
사회=정책 공약의 가장 쟁점은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다.
정=운하는 이 전 시장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꾸준히 연구를 했다. 운하로 물류만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일자리 창출, 수질 개선 등 다목적이다.
유=3면이 바다로 부산에서 인천까지 배로 30시간이 안 걸리는데 운하로 가면 관문 16개와 터널을 통과한다. 어떤 화주가 거기에 짐을 싣나.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 공약으로 채택해선 안 된다.
정=서울시장 후보 당시 청계천 공약에 찬성한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말끔하게 다 됐죠. 대운하가 청계천보다 양반이다. 환경적으로 만들면 된다.
유=청계천은 비록 엄청난 전력이 들어가긴 하지만, 잘한 일이다. 한강ㆍ낙동강의 바닥을 파 시멘트를 발라 운하를 만드는 것과의 비교는 말이 안 된다.
정=새로운 일을 하다 보면 반대와 걱정에 부닥친다. 이를 극복해야 새로운 일을 창조할 수 있는 거다.
사회=박 전 대표도 U자형 개발 프로젝트가 있다.
유=인천∼목포∼부산의 서ㆍ남해안 개발은 제법 됐다. 부산에서 속초까지는 개발이 안 돼 있다. 해안을 중심으로 U자형 개발이 돼야 한다.
■경제 정책
사회=경제 분야를 짚어보자.
정=이 부분은 박 전 대표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유=별 차이가 없어요.
정=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이명박 효과 즉 ‘MB 이펙트’라는 게 중요하다. 대선에서 이기면 이명박 효과가 나타나 소비가 늘고 투자가 늘고.
유=21세기 한국이 먹고사는 길은 사람밖에 없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 경제성장을 이룬다. 여성이 대통령이 되면 그 자체가 엄청난 변화다.
사회=최훈 정치에디터 정리=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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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두언 생긴 눈 모습이 싫다...생감새보고 평가하면 안되는거지만.
참모라는 자가 경제 이치도 모르고 횡설수설 하는 것 보면 캠프의 자질이 알만하다.경제가 무슨 심리의 문제냐?돈은 이 세상에 가장 공평한 물건이다.거지도 부자도 노숙자도 경제인도 만원짜리의 가치는 똑같다.하면 그 차이가 어디서 오겠나?사요의 차이이지 심리의 차이냐?예로 부터 나라님은 치산치수의 이치를 알아야 한다 했다.치산은 어짐의 원리요,치수는 경제의 원천이기 때문이다.경제 분석을 그 따위로 해서 이말도 제대로 이해를 하겠나?뭔 말인지는 스스로 깨우쳐라!해서 정치지도자가 경제를 살리는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 사이에 흐르는 돈의 물길을 아는 일이다!!!시중에 떠도는 경제는 심리라는 들은 풍월로 아는척 하지 마라!
'경'자도 모르는 정두언이 경제학 박사 유승민 의원한테 까부거 보니 한심하네요.
간판은 좋더라만 간판값도 못하는 간판을 어디에 써 먹을꼬!!!경제능력에 과거 실적을 자랑하는 머저리는 세상에 없다.경제는 항시 변하는 일이고 앞날의 경제관리는 해보야 아는 일이다.재벌 한번 되면 천년 가는가???어리삥한 소리 작작해라!!!
중앙일보는 왜 그 모든 상세한 근거도 100% 공개 못하는 여론조사 그래프를 이 기사 한복판에 집어 넣었을까요? 이제는 믿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없으니깐 더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계속 저런 여론조사를 무리해서라도 띄우려고 하는 수작으로만 느껴집니다. 역겹기까지 하네요.
이렇게 좋은 글을 왜 스크랩을 못하게 하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