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주 한팩에 1kg]
- 매콤 새콤 달콤 깐풍소스 쇠고기 볶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는 어릴 때 참 허약한 소년이었다.
보통 또래보다 체구도 외소하고 입이 짧은 어린이어서 부모님 마음을 참 애타게 했었지.
지금은 입이 길어서 철근이라도 잘근잘근 씹어 먹을 듯 하지만(물론 자제 하지만)
그땐 과자를 먹어도 하나만 먹고, 밥도 조금만 먹었었다.
문제는 비위가 너무나 약해서(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좀 약하긴 하다)
비리거나 누린내가 나는 음식 자체를 아예 먹지 못했다.
그래서 부모님이 몸에 좋다는 음식을 아무리 해줘도 목구멍으로 삼키지 못했다.
장어나 가물치 고은 물이나 사골곰탕이나 삼계탕 국물이나 모두 역하긴 마찬가지였다.
한약도 먹을 수가 없었는데(아니 겨우 겨우 먹을 수 있었다.) 하루는 부모님이 개소주 몇 팩을 가져오셨다.
물론 한약을 베이스로 하는데다 기름기 가득한 개소주를 마실 수 없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부모님의 노력으로 어찌어찌 먹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개소주 한팩에 체중이 1kg 씩 늘었다.
몇 팩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비위가 좋아졌는지 입맛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밥을 잘 먹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때가 거의 생각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한약 같은 걸 조금 마시고 사탕을 먹었던가 했던 것 같다.
아무튼 부모님의 노력으로 허약했던 소년이 튼튼하게 자랄 수 있었다.
약했던 비위도 자라면서 점점 좋아져 얼마 전에는 마의 음식이라 생각되던 멍게까지 정복하고 말았다.
세월이 가면서 식성도 변해 예전에 질색하던 음식도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비계 때문에 고기를 잘 못 먹는 아이가 드문드문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요리는 그런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계가 없고 담백한 소고기로 매콤 달콤 새콤한 깐풍소스 쇠고기 볶음을 만들었다.
어른들은 술 안주로도 좋을 그런 요리다.
[매콤 새콤 달콤 깐풍소스 쇠고기 볶음] by 미상유
<재료>
쇠고기 한줌, 대파 1뿌리, 양파 1개, 고추 3개, 다진 마늘 1작은술, 고추기름 2큰술
양념장: 간장 1큰술, 식초 2큰술, 설탕 1큰술, 청주 2큰술, 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다진 파, 고추, 양파, 마늘을 고추기름에 센불에서 살짝 볶습니다.
2. 한우도 넣고 센불에서 볶아주세요.
3. 쇠고기가 얼추 익으면 양념장을 넣고 조금만 더 볶아주면 완성입니다.
Tip. 식초를 많이 넣어 시다면 조금 더 끓여주세요. 그럼 신맛이 날아갑니다.
그리고 쇠고기는 오래 볶으면 질겨지니 센불에서 빠르게 볶아주세요.
[One Line Recipe 한 줄 레시피]
'팬에 고추 기름을 두르고 다진 야채 - 쇠고기 순으로 볶다 양념장을 넣고 더 볶아주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