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빨간 벽돌>
김경태는 포커스 스태킹 기법을 통해 사물의 표면을 정밀하게 드러내고, 그 내부의 구조와 형태를 탐구한다. ‘포커스 스태킹 (focus stacking)’은 여러 초점을 합성하여 모든 부분이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사진 기법이다. 김경태는 일상의 사물인 돌, 너트, 책과 건물의 기둥, 외벽 등 다양한 피사체를 촬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풍납동 수원 주택의 붉은 벽돌을 확대 촬영하여 큰 스케일로 재구성한 신작 <빨간 벽돌>을 선보인다. 김경태의 초기 작업 중 스위스에서 3년 동안 건물의 모서리와 꺾이는 부분들을 촬영해 엮은 사진집 『앵글스(Angles)』를 떠올리게 한다. 사진 속 건물의 경계 부분이 ‘N’자 형태의 사진집의 접히는 면으로 제작되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화된 이미지를 실제 입체 공간에서 실험한다.
김경태의 사진은 단순한 관찰을 넘어 사물의 본질에 대한 깊은 탐구와 시지각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경한 크기로 사진을 출력하여 수원 주택의 벽면을 감싸는 형태로 설치함으로써 관람객에게 관습적인 시지각적 경험에서 벗어나 시각적 교란과 충돌을 증폭시키는 경험을 제공한다.
김경태, [빨간 벽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