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자인 후배 녀석이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한미FTA를 반대하던 녀석인데 졸지에 FTA특별취재반으로 끌려갔다고요. 녀석은 FTA취재반으로 끌려 간 게 고민이 아니라 막상 개별 현안에 대해 스스로 잘 알지 못하는 것이 고민이라더군요.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총론에 있어서는 두루 뭉실 알지만 각론에 있어서는 잘 모른다.’ 녀석이 FTA를 반대하는 사람을 취재하면서 느꼈던 부분이었고 그것은 바로 본인의 모습이기도 했다더군요.
2
지금까지 읽은 책 가운데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글귀는 많지 않습니다. 하기야 줄거리도 잊어버리는 마당에 글귀까지 머릿속에 넣어놓고 있으란 것은 무리겠지요. 그런 와중에 아직 기억에 남는 책과 그 글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 김현 선생의 ‘행복한 책읽기’라는 책 이구요. 하나는 요즘 교과서에도 나온다는 조세희 선생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입니다.
김현 선생의 일기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평가한 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박정희의 가장 큰 잘못은 모든 한국인들의 지향점을 ‘잘 살아보세’로 단일화 한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새마을 운동 노래 중에 잘 살아보세가 있죠.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아주 단순한 멜로디와 짧은 가사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작사를 했다고 합니다.
김현 선생 왈. 박정희는 그저 물질적으로 잘 먹고 잘사는 것을 ‘잘 산다’는 것의 모든 모습인양 한국인들에게 세뇌를 했다는 것이지요. 그 글귀를 적어놓은 수첩이 있었는데 지금 찾을 수 없어 전문을 옮기진 못하겠지만. 여하튼 김현 선생의 지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신적인 가치를 하위로 내려앉히고 물질에 대한 추구만을 제일로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이는 문사(文士)가 무사(武士)에 대한 자격지심일수도 있겠지만 분명 음미해볼 만한 지적이라고 봅니다.
‘난쏘공’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글귀는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을 치면서 왜 이웃의 가난한 이들에 대해서는 무감각할 것인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모차르트 피아노곡으로 은유되는 가진 사람들이 정작 그 모차르트 곡에는 감동과 슬픔을 느끼면서도 정작 이웃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일에는 어떻게 무감각 할 수 있을까? 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3
김현 선생의 ‘잘 살아보세’에 대한 비판을 기억하는 이유는 사실 우리 부모님과의 갈등 중 아주 큰 요인이기 때문이지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박정희가 외쳤던 식의 ‘잘 살아보세’의 삶을 바라십니다. 여기서 잘 산다는 것은 남에게 떵떵거릴 수 있을 만큼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유를 우선하는 것이지 소박한 삶에 만족하는 소시민의 삶을 바라시는 건 아니더군요. (물론 그런 부모님도 많으시겠지만요.)
부모님 본인들의 삶을 희생하시며 뼈 빠지게 벌어 자식들을 대학에 보낸 것은 대부분 자식들의 입신양명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봅니다. 대학에 가서 학문의 자유나 혹은 진리의 탐구 청춘의 순수한 방황. 사회에 대한 고민을 바라는 게 아니시죠. 부모님들의 가치관에는 박정희식 ‘잘 살아보세’가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것은 감추지 못하겠네요.
‘난쏘공’의 모차르트 이야기도 마찬가지 일 것 같습니다. 내 아이가 모차르트 곡을 치며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길 바라지 옆집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일에 마음 아파하며 괜히 인생 힘들게 사는 것을 바라진 않으실 겝니다. 그래봤자 자기 인생 손해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하지만 ‘난쏘공’에 써진 모차르트 이야기는 읽은 지 십 수어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제 사고의 한 근간을 이루고 있는 걸보니 알 수 없는 생명력이 있는 것 같네요.
4.
점심 먹고 들어오니 한미 FTA가 체결되었다고 하더군요. 그 소식을 듣고 마음 한구석에 알 수 없는 갑갑함이 스며들었습니다. 고백하건데 저도 한미FTA의 손익이라던가 혹은 그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릅니다. 그저 정글논리로 세상이 재편되는 것에 반대하기에 신자유주의의 확산인 FTA에 대해 반대를 합니다.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시장제일의 사회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바라기에 자본논리로 모든 것을 획일화하는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는 매우 추상적인 생각입니다. 무역협정 타결을 위해 실무에서 일을 하고 이를 홍보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매우 구체적이고 근거가 있습니다. 논리싸움을 위해서는 저 역시 찬성논리를 준비하는 사람만큼 공부를 해야겠지만 그럴 여유가 없더군요. 그러고보니 저 또한 반대에 대한 총론은 알지만 각론은 잘 모르는 사람이군요.
예전 인터넷매체 기자들과 노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지요. 그때 노 대통령은 구체적인 분야와 수치 등을 내새워 FTA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반드시 채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TV를 보고 있으면서 무어라 노 대통령의 논리에 반대해야 할지 잘 몰라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꼭 언어적 우위에 있다 해서 그것이 다 옳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노 대통령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일종의 지적 폭력이다. 내지 법률적 언어의 우위가 세상의 선을 다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5.
FTA 체결 후 언론보도를 보니 핵심은 이거였습니다. ‘양국의 소비자에게 이롭다.’그 이면의 핵심은 ‘돈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롭다’ 일겁니다. 정당하게 벌어 정당하게 소비한다는 것이 자본주의의 근간이고 저 역시 이 체제 안에서 자랐고 또한 소비를 하며 삶의 편의와 즐거움을 누리고 있기에 자본이 우위에 있는 이 체제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자본은 결코 사람보다 위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것 역시 제 사고의 근간입니다. 사고의 근간대로 살아가지 못하기에 삶의 갈등이 많겠지만 그래도 그 지향점이 없다면 제 삶은 자본이 가르쳐준 매트릭스대로 복종하며 그 시스템대로 움직이는 한낱 허상에 불과하겠지요.
FTA 체결 보도를 보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잘살아보세’를 비판했던 김현 선생의 글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잘 살아보자는 이야기는 이제 한층 세련되어져 선진국이 되자 내지 세계경제를 선도하자 이런 문구로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자본주의 안에서 남들보다 심리적, 물질적 우위를 느낄만한 소비를 하자’ 이렇게 발전(?)한 것이지요. 여기에는 자신에게 넘쳐나는 것을 어려운 남들과 나누며 소박하게 살자는 식의 사고는 끼어들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인간을 소비의 주체로만 보는 경제학적 관점이 실제로 인간과 사회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고 또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해 지금과 같은 FTA 논의에서 전혀 보이지 않고 또한 검증조차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언론 또한 마찬가지죠. FTA를 하면 아무래도 미국을 기반으로 한 다국적 기업들의 광고가 더 늘어나기에 FTA에 대해 마치 꼭 해야만 하는 것 인양 호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또 하나 언론의 보도태도는 FTA를 통해 고통과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분들의 심정을 헤아리거나 이를 옹호하는 기사는 별로 없더군요. 그 분들은 분명 사회적 약자일 테지요.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이 듭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값싸진 호텔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한우 값 폭락으로 자살을 떠 올리는 농부들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좋은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6.
이십대와 달리 삼십대에 접어드니 무엇보다 함께 대학을 다니던 동기나 후배들 혹은 선배들의 삶이 달라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대학 때 서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 참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는 깨달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FTA문제 같은 경우 대학 동기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보지 않았지만 대충 크게 나쁠 거 있냐는 분위기입니다. 대부분 현재 대기업에서 대리급 정도 되어 한창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지요. 허나 꼭 대학 친구들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언론사에 들어간 동기나 선후배들 역시 생각들이 다 달랐습니다. 기성세대가 될 수록 기성세대의 논리에 동의하게 되고 한 가족의 가장이 될 수록 가장으로서의 운신 폭이 좁아지더군요. 그래서 한미 FTA의 체결을 찬반이 아닌 경제구조상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지인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FTA가 된다고 해서 제 일상에 크게 해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딱히 농업에 종사하시는 일가친척도 없고 FTA를 통해 생필품의 가격이 싸질 것 같으니 나쁘지 않죠. 게다가 자동차회사 다니는 친구들도 있으니 덕분에 술도 좀 얻어 먹구요. 도시에서 밥벌이를 할 가능성이 높으니 보다 친절해진 여러 가지 서비스도 만끽 할 테구요. 그런데 왜 선뜻 마음이 동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7.
어차피 FTA문제는 언론사 입사 전형에서 어떤 식으로도 불거져 나올 것 같습니다. 헌데 이곳에선 한미FTA에 대한 이야기가 별로 없어서 서로의 말문을 틔어볼까 하는 어줍지 않은 마음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요즘 언론사 입사를 지망하시는 분들이 FTA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합니다.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계실 테고 제가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 혹은 FTA에 따른 거시적 관점에서 분석을 해 주실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취재를 하신 현직 분들의 말씀 또한 기대해봅니다. 만우절 장난 글에 보여주신 열화와 같은 성원(?)에는 못 미치더라도 어떤 생각으로 FTA를 보시는지 간략하게 적어주시면 보다 생산적인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겠지요.
글이 좀 난삽하고 깁니다. 해서 여기까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별 내용도 아닌데 주절거리는 것 같아 텍스트 공해 창출에 또 일조했습니다. 하여 이글을 읽으신 어느 분일지라도 훗날 우연찮게 인연이 닿아 그저 탁상공론이라도 나누게 된다면 소주 한잔으로 가볍게 목을 축여 드리겠습니다.
만우절 장난 글에 너무 노여워 아니하시길..
김언시 기자, 거둬 부쳤다에서 눈치 채실줄 알았는데 ㅋ.ㅋ
첫댓글 정말 한미FTA는 같이 술이라도 마시면서 밤새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입니다. FTA가 체결되는 것을 보면서 어찌나 가슴이 답답하던지.. 기자를 준비하는 대학생으로서, FTA에 '적극 반대'하며 공부도 꽤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주장은 항상 궤변이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ㅠ-ㅜ (그렇지만, 이 글 밑에 댓글로서 논쟁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냥 기분이 그렇습니다. 아훙훙.....)
저또한 FTA에 대해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찹찹한 가슴을 정리후에 얼굴을 맞대며 이야기하고 싶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월영님의 마지막 문구가 가장 가슴에 와닿는군요. 소주 한잔.. 언제고 연이 닿길 바랍니다~^^
그러게 소주 한 잔 당겨서 문자 보냈건만 빨래 한다고 들어간 사람은 뭐유 ㅋㅋ 전주에서나 한 잔 하려나...
좋은 글...참 월영님 글은 읽을수록 씹는 맛이 납니다....점심 먹으며 식당에서 나온 타결 소식에 '그래도...'했었던 제 생각이 '역시나 힘의 논리인가'라는 텁텁한 맛을 잊을 수 없겠더군요...지금 당장의 모습보다 자꾸만 몇년 후의 모습이 고민되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이제는 자식 새끼 어느정도 커서 돈 때문에 농사 걱정 안 하셔도 될 부모님을 생각하며 '타이밍'에만 감사해야 하는 것인지...백수로 이러고 있는 제가 자본논리에 일등공신이 되어 잘살아보세처럼 돈을 벌어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보태야 하는것이 아닌가....물고 물고 늘어져 봅니다...
전 막연히 FTA 협상이 어쩔 수 없는 수순이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괜한 거부감이 들더군요. 월영님 말대로 신자유주의의 확산이라는 과정에서 벌어질 양극화나 심해질 경쟁에 대한 막연한 걱정 때문이기도 한 것 같구요. 타결 결과를 살펴보면 이번 협상타결의 수혜자는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더군요. 어디 한 곳에서도 농민들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지원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언제나처럼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나름 관심이 있어 공부를 한다고 했는데도 아직 "있어보이게" 수치와 데이터를 제시하며 반론할 수 없는 걸 보니..아직 공부가 부족한가봐요.
친구가 그러는데 현대자동차 주식은 벌써부터 오르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타결이 되었고 예상손익을 분석한 일련의 보도들이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이니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겠지요. 저 역시 '사람이 먼저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장 슬픈 것은 '편 가르기'라는 생각도 듭니다.. 자동차 파는 사람들은 좋겠지만, 옷 파는 사람들은 좋겠지만.. 약을 먹어야 하는 아픈 사람들은, 소나 오렌지, 다른 작물들을 파는 농민들은.. 왜 이런 일에 희생양이 되어야 할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혹여 우리 서로를 미워하게 하지는 않을지... 오지랖 넓어 마음이 아픕니다.
와..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뜨끔한 부분도 많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글입니다. 그래서 너무 좋은
쌀농사 짓는 사람에게 1년에 6천만원씩 지원해주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경쟁에 이기지 못하면 도태돼야 한다는 게 사실이라 할지라도 경쟁력 없으니 알아서 해라라고 말해서는 안 되죠. 더 효과적인 지원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지 농민들을 시위앵벌이로 몰아가는 건 지금 상황에선 도움이 안 될것 같아요.
FTA 체결로 농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미래가 있는 사업'의 종사자로 바뀔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FTA가 발효되는 순간부터 대한민국이 농업을 완전히 버리고 공업, 서비스업 국가로 한순간에 바뀔 수 있습니까? 피해가 예상되는 곳에 각종 지원한다고 하는데, 돈 좀 쥐어주고, 직업교육 좀 시켜주면 그걸로 모든게 해결되나요? 또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도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하는 국가가 불투명하고 명확하지 않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까? 국가는 기업이 아닙니다.
왜 계속 농업은 피해 예상 산업의 대상에만 속하고, 이익 기대 산업에는 속하지 못하는 걸까요. 안타깝습니다.
닌자고구마씨... '시위앵벌'이라...당신 노무현 연설에 감명 받았습니까?...허...어이가 없어서...그럼 난 '시위앵벌' 덕택에 서울로 유학오고 대학 등록금 내고 그렇게 받아 먹고 살았네요?...'시위앵벌'이라 말하기 전에 농촌현실을 당신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함부로 갖다 붙이지 마쇼. 쌀농사만 볼까요? 15년전 살 한가마니(80키로) 14-15만원 했습니다. 이 살 한가마니 가격이 10여년을 똑같이 평행선을 달렸고. 최근 몇년(WTO협상이후) 동안 15만원 이하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일반 쌀 한가마니 13-14만원입니다. 이 긴 기간동안 사회물가는 매년 오르죠.. 그런 와중에 농촌분들 묵묵히 농사지어 살고 있습니다. 영농자금?
무료인 줄 아십니까? 다 이자 꼬박 꼬박 받아가고 원리금 상환합니다. 15년 동안 제 고향 좋아진 것 무언지 아세요? 흑길이 시멘트 포장길로 바뀌고 겨우 최근에 하수도 시설이 설치됐다는 것. 상수도며 쓰레기 처리시설 하나 제공되지 않아요. 토지세 재산세 다 받아갑니다. 어줍잖게 어디서 읽은 경제논리 들이대며 읽은대로 말하지 마쇼. 우스워 보이니까. 나라에 먹여 살려라 한적도 없고...제발 제값 받게 해달라는 시위라면 종종 했습니다. 박정희 이후 도시 저임금 근로자들 생계유지하기 위해서 농산물 가격 철저히 동결시킨 연유를 모릅니까? 이제와서 개방 어쩌며 경제논리로 살아가라...
닌자고구마 당신 소개팅 나가면 피자 한 판에 3만원짜리 잘도 사먹겠지요. 그렇지만 아깝다는 소리 안하지요? 쌀 80kg에 13-14만원 입니다. 이게 15년 동안 오른게 아니라 떨어지고만 있죠...피자 한판 값이면 쌀 20kg가까이 삽니다. 그래도 비싸다 생각합니까? 분명히 말하지만 좆도 '시위앵벌'로 여태까지 먹고산 농촌이 아니라, 죄라면 못배우고 기회없어 그곳에서 힘없이 살아오며 자식새끼 키운 농촌일 뿐입니다. 감정에 호소한다고요? 니미럴 감정에 호소 안해요. 그냥 좀 그만 갉아먹으란 말이 농촌분들이 제일 하고 싶은 말일 뿐입니다. 닌자고구마라 하지 말고 그냥 닌자핏자라고 하세요.
'시위앵벌'이란 말 듣고 감정적이지 말고 이성을 찾으라는 싸울애비 말씀은...제가 도저히 수긍하기 힘드네요. 제게 부모님이자 제 고향인 존재가치를 왜곡, 비하한 발언에 이성을 찾으라니...전 아직 그런 현자가 못됩니다. 저는 그에 맞게 제 감정을 의.도.적으로 드러낸 겁니다. 말 한번 잘하셨습니다. 쌀시장 문제는 이번 fta와 별개죠...그럼에도 정부 홍보를 보십쇼. 쌀만큼은 지켰다...쌀만으로도 농촌현실이 이런데 다른 농작물 농축산물은 죄다 죽고있습니다. 근데 이번에 또 한번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 않습니까...고구마도 우리지역 농산품이기에 '시위앵벌'운운하는 닌자고구마의 이름이 눈에 거슬려 제기한 겁니다.
저도 또한 한미fta 총론으로만 알지, 각론으로 들어가면 깜깜합니다. 한미fta가 워낙 방대하니깐 그럴수도 있겠단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한미fta 찬성론자들이 말하는,,소위 '국익을 위해서'라든가 '개방하면 저절로 경쟁력이 상승한다'라는 막연한 논리에 반박하기 위해서는 한미fta각론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예를 들면 자동차 관세에서,,어차피 몇년 뒤면 우리 자동차가 미 현지에서 생산되는 비율이 꽤 높아진다는 사실때문에 자동차관세철폐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도 있는 거 같습니다.fta찬성론자들이 범하고 있는 오류중에는 어느 한 부문에 대해서,,한 측면만 생각하지,,기타 연동,연관
반대론자들이 과연 각론에서 약할까요?? 토론할 때 보면,반대쪽 토론자들이 조목조목 논거를 가지고 들이대고 찬성쪽 전문가들은 꽤 추상적으로 답변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이건 그리 쉽게 재단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to 닌자고구마님.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10년간 100조원 지원 운운하는 건 원래 농촌관련 예산을 합쳐놓은 것. 새로 무언가를 지원하는 차원이 아님. 이건 뭐 부차적인 거고... 저는 반드시 다루어져야 할 문제가 빠져있다는 생각입니다. 100번 양보해서 한미FTA가 결국은 국익, 그러니까 공동체를 위한 것이라고 합시다. 그런 명분으로 농촌을 비롯해서 희생을 요구하는 거겠죠. 그런데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의 배려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무엇이든 도태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왜요? 왜 경쟁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도태되어야 하는 건데요? 저는 우리에게 필요가 없는 것일 때 비로소 도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자본주의교육이 우리에게 가르친 것이 무섭다고 느껴지는 건 왤까? 삽질하며 땀흘리며 살아도 사람들은 그저 언능 죽기만을 기다리는 세상의 시선이 무섭다.
'하지만 이는 매우 추상적인 생각입니다.'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 되어야 한다??///////현재 농민들이 어떤 경쟁력을 키울수있습니까?? 제시해 주십시요. 조금이라도 대충이라고 한말씀만 해주십시요. 경쟁이라는걸 할수가 없습니다. 기대이익이 있어야 투자를 하고 투자를 해야 경쟁을 할것 아님니까? //새로운 농법을 개발하고 배우라구요?? 젊은사람은 도시로 도시로 빠져나가고 농촌은 노인분들이 지키고 있는데 누가 개발하고 누가 배움니까?? 배우면 농사지어서 돈 많이 벌수 잇습니까?? 가능합니까? 제3국의 사람들을 데려다가 농사 시킬까요?? 우리쌀 사라고 tv광고라도 해야됩니까??
그렇다고 농업은 개방하지말고 정부는 무조건 투자를 하라는게 아닙니다. 미래를 보여주어야합니다. 비젼을제시해주어야죠..농민들이 농사지어서 먹고 살수 있게 만들어줘야 삽들고 데모 안할꺼 아님니까?? 그래야 젊은 사람들이 농사 지을것 아님니까? 향후10년동안 100억이 넘게 지원하면 대학나와서 농사지으러 시골로 갈수 있습니까? 정부에서 어떻게든 현실에 맞게 대책을 내야합니다. 많이배우고 젊고 똑똑한 사람들이 농촌에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말입니다. 돈많이 줘도 농사 안짓겠다는 사람 많을겁니다. 돈많이 줘도 소똥냄새가 싫어 소않키우는 사람 많다구요 정부가 농림부가 브랜드가 되어서 우리농민들이 피담흘려 지은 쌀
우리국민이 먹을수 있겠끔 해주어야 합니다. 경쟁력 운운하지말고 경쟁할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손해보는집단이 있으면 이익을 얻는 집단도 분명 있겠죠. 둘의관계를 융통성 있게 만들어야 할것 같습니다./////////////닌자 거북이님 민감한 내용을 너무 쉽게 적으신것 같네요 농민들이 그동안 뭐했냐가 아니라 왜 20년간 한자리에 맴돌수 밖에 없었는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싸우시는 분들에게 잠시 쉬어갈 기사 하나 보여드립니다.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2625121 저는 FTA이후에도 농촌은 아직 경쟁력있다고 생각합니다만..(물론 만들어진 기사가 아니라면..) 이외에도 농촌에서는 의외로 개방을 대비한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2668811 개방에 너무 겁내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너무 얕잡아보는 것이 아닐까요? 억대부농이 있는가하면 왜 부채가 늘어가는 농가가 존재할까요? 농촌 스스로의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에도 우리는 쓴소리를 해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