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v.auto.daum.net/v/L0CcED4CZ6
[임유신의 업 앤 다운]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가끔 고민에 빠진다. 자리는 없는데 서서 가자니 다리는 아프고, 그때 딱 눈에 들어오는 한 자리. 그것도 명당으로 통하는 가장자리 좌석이다. 쾌재를 부르며 달려가지만 분홍색 시트가 눈에 확 들어온다. 사람이 많은데도 자리가 빈 이유가 있었다. 앉을까 말까,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임산부 배려석은 강제는 아니어서 임산부 아닌 사람이 앉아도 된다. 다만 눈치를 많이 봐야 한다.
간혹 임산부가 아니면서도 그 자리에 앉는 사람이 눈에 띈다. 이들은 배려심 없는 철면피일까? 그렇지도 않다. 임산부가 오면 비켜 주면 될 것을, 굳이 사람 꽉 차서 자리도 없는데 비워 놓으면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 자리에 누가 앉았을 때, 임산부가 자리를 비워달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당당하게 말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말 걸기 불편하거나 임산부라고 유세 떤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입 다무는 임산부도 상당수다.
최근에는 한 여성이 그 자리에 남자가 앉았다고 지하철 직원에게 문자로 수십 차례 신고한 일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신고하는 팁까지 돌 정도라니, 임산부 배려석 문제가 남녀 갈등으로 번진 사례다. 배려석 취지는 좋고 임산부는 당연히 배려해야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한산할 때는 비워두고, 혼잡할 때는 앉되 임산부가 요구하면 바로 일어나는 분위기가 정착해야 한다.
지하철 임산부석 못지않게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여성우선주차장이다. 남성들의 경우 분홍색 구획선에 여성 마크가 그려진 곳에 차를 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임산부야 당연히 배려하는 게 맞는데, 주차장에서 일반 여성에게까지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여성우선주차장은 지자체에서 조례로 규정하는 경우도 있고, 임의로 만들기도 한다. 2009년 만들어진 서울시 조례를 보자. 주차대수 규모가 30대 이상인 노상·노외·부설 주차장에 총 주차대수의 10% 이상을 여성 우선 구획으로 만들라고 한다.
여성우선주차장 취지는 공감한다. 주차장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은 좋다. 범죄 예방하자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여성우선주차장을 보면 입구에 가까운 좋은 자리가 많아서 편의성 우선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잘 살펴보면 범죄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거나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위치다. 서울시 조례를 예로 들면, 여성우선주차장 위치는 다음 중 하나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사각이 없는 밝은 위치, 주차장 출입구 또는 주차관리원과 근접해 접근성·이동성·안정성이 확보된 장소, CCTV 감시가 용이하고 통행이 빈번한 위치, 차량출입구 또는 주차관리원이나 승강기에서 장애인 주차구획 다음으로 근접한 곳이다.
다음이 편의성인데, 이동보다는 승하차에 초점을 맞춘다. 여성우선주차장은 일반 구획보다 넓은 경우가 많다. 유아용 시트에 앉은 아이를 내리려면 문이 넓게 열려야 한다. 내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울 때도 공간이 필요하다. 일반 주차면에서는 옆에 차라도 있으면 갖은 고생을 하거나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안전성과 편의성이 과연 여성들에게만 해당하는 문제일까? 여성보다는 ‘약자’가 더 들어맞는다. 남성도 지하주차장에서 불안해할 수 있고, 움직임이 불편한 노약자는 운전석이든 뒷좌석이든 타고 내릴 때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여성우선주차구역이 명칭만 여성이 들어갔을 뿐, 약자가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성전용’ 개념이 강하다 보니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갈등이 생긴다.
여성우선주차장은 아예 이름을 약자우선주차장으로 바꾸는 게 낫다. 영유아를 태운 차는 운전자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간에 배려해주면 된다. 노약자가 운전하거나 탔을 때도 마찬가지다. 운전이 서툴고 주차가 힘든 초보 운전자도 대상이다. 본인이 대상이 아니다 싶으면 성별에 상관없이 이용하지 않는 문화도 뒷받침해야 한다.
임산부는 별도로 특별관리 하는 게 낫다. 장애인구역과 통합하거나 전용 공간을 만들어 배려하면 된다. 지금도 일부에서 임산부 전용 주차장을 운영하지만, 일반 이용자 제재가 없어서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는다. 법적 규제를 마련하고 확실한 임산부 확인 절차를 거쳐 증명서를 발급해 부정사용을 막으면 된다. 임산부 전용 주차장의 경우 규격이 불확실해서 승하차 편의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곳도 많다. 구획이 넓은 장애인 주차장과 통합하면 이런 문제도 사라진다. 물론 장애인 구역과 통합할 경우 구획 수는 확대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약자우선주차구역과는 별개로 여성우선주차구역을 꼭 만들어야 한다면 범죄 위험 요소가 있는 주차장에 한정한다. 무엇보다 확실한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 관리가 부실하면 여성우선주차장이 오히려 범죄 타깃이 되기 쉽다. 주차관리 요원이 상주하고, CCTV를 충분히 설치해 사각지대를 없애는 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CCTV도 설치만 해놓으면 범죄 발생 후 증거자료 역할밖에 못 하기 때문에 24시간 모니터링체제를 갖춰서 즉각 대응해야 한다.
여성우선주차장은 성별에 대한 혐오나 역차별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뉴스의 단골 소재라고 불릴 정도로 이슈도 끊임없이 생긴다. 취지를 벗어난 문제도 근본을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
여성이 운전이나 주차가 서툴기 때문에 여성우선주차장 필요하다는 의견은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규정지은 발상이다. 여성이 공간 지간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여성 중에도 길눈이 밝고 운전을 잘하기도 하고, 반대로 남자 중에 못 하는 사람도 있다. 여성의 운전 미숙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서툰 사람도 쉽게 댈 수 있게 주차 공간이 넓어져야 하지 않을까? 좁은 땅덩어리에서 공간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현재 주차장 규격은 대체로 좁은 편이다. 주차가 능숙한 운전자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설사 여성들이 운전이 서툴다고 치자. 따로 배려해야 할 정도로 대상 폭이 크다면 주차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운전면허 제도에 문제가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주차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하는 실력을 미리 갖추도록 면허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 우선이다.
주차장 범죄도 여성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차장 범죄 발생 건수는 2만3,259건이다.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강력범죄 244건, 폭력범죄 9,345건이다. 여성우선주차장 확대보다 주차장 환경 개선이 먼저다.
여성운전자 이용 비율이 적은 곳에 여성우선주차장을 만들어 놓은 경우도 많아서, 가뜩이나 주차장이 붐비는데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일괄적인 비율로 강제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이용자 비율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조정해야 한다.
특정계층을 위한 배려는 문제를 일으키기 마련이고 정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하철 노약자석이나, 여성전용칸 등이 그렇다. 여성우선주차장도 그중 하나다. 여성이라는 단어를 특정 성별이 아닌, 약자로 폭넓게 인식하는 공감대 형성과 그에 맞는 운영이 필요하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evo 한국판 편집장)
첫댓글 남자가 주차장에서 불안을 느낀다고...? 시발 있으면 한명이라도 나와보라그래 존나생각없이 주차하겠지 시발 뭔약자타령이냐
그냥 참 ...못났다 못났어
원글 댓글 한숨만나온다
못났다 못났어... 진짜 왜사냐..
멍충~~~
멍청 사람같지 않은것들 공기아까워 사라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약자인 남자는 왜 사냐 노오력을 해야지
무슨 개소리를 이렇게 장황하게써놨냐 ㅋ
시발 개나소나 약자라 그래라 주차장에서 범죄 당한 남성이 많냐 여성이 많냐 뭐가 문제인지 몰라?
댓글 개판이네
여자 운전못한다고 김여사라고 해놓고 주차장에서는 역차별 쩐다고 지룰지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