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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후(邂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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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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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후(邂逅)
1갑자(甲子) 가깝게 만나지 못하였던 친구를 만난다는 즐거움으로 버스에 올랐다. 10일전에 서울권역에 거주하는 재경안동중학교 제14회 동기회 모임이 있다는 김동봉 회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어수선한 연말을 맞이하여 가야할지 망설여지기도 하였지만 가는 것으로 결정하고 회장에게 간다는 연락을 취하였다. 작년에 윤정모 회장이 참석하였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내 개인사정으로 참석치 못한 아쉬움이 결정에 일조하였다.
차창 밖은 추수 후에 텅 빈 들판을 바라보니 자연의 순환법칙에 우리들 인생도 이들처럼 결실의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준비를 하는 시기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또 한편으로 허망함이 내 옆구리 바람구명 뚫린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친구들 어떤 모습일일까?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알아볼 런지도 의문이지만 꿈 많았던 어린 시절 동문수학한 소년들이기에 더욱 간절하였다. 몇몇 사람들은 금년에도 보았고 근년에도 보았지만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가는 것이다. 손바닥 만 한 땅덩어리에 세상을 손바닥에 쥐고자하는 희망으로 각자 흩어져서 파랑새를 잡고자 몸부림치든 지난 세월에 동안의 얼굴에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크고 가는 실금들이 연륜을 표시하고 머리에는 백설이 분분하여 누구인지는 모르게 변하였지만 인고(忍苦)의 노력으로 한 송이 찬란한 꽃을 피운 노신들이 아닌가?
비록 나이는 고려장 감이지만 아직은 육신에 피가 끓고 심장에 고동이 치는 것은 헐벗어 못 먹고 못 입었던 지난날의 어려운 상황을 우리 모두 각자 선택한 분야에서 열심히 살았기에 오늘의 이 번영을 이룩한 결과의 소이가 아니겠는가, 자위하여 보았다. 이 번영이 어디 우리들만의 성과물은 아닐 것이지만 하나의 밀알이 되어 벽돌이 되고 집이 되었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서울이 가까워지니 거대한 차량의 물결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속도가 느려지고 추월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일로 전진하는 모습에 이들이 오늘의 번영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증명 하는 것이다.
커다란 버스는 좁은 길을 귀신처럼 헤집고 이리저리 돌아 동서울 하치장에 도착하였다. 운전기사에게 수고하였다는 멘트를 남기고 터미널로 이동하여 밤 21시 마지막 버스 편을 예매하였다. 그리고 강변 전철역에서 지방 노인들을 우대하는 1회용 티켓을 발급받아 탑승하고 건대입구역에서 7호선을 갈아탔다. 군자역에서 다시 5호선으로 이동하여 장한평역에서 출구에 나오니 김방한, 박중보 김견우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친구의 안내로 모일 장소로 이동하여 도착하니 아직도 1시간 정도 여유시간이 남아있어 그동안 소식을 주고받으면서 못다 한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다. 잠시 후에 김동봉 회장이 들어왔다. 포옹하고 권영범, 손기철, 이인원, 권오준, 전용석, 정홍정, 김호웅, 윤정모 차례로 들어왔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얼굴이 상기되었다. 두서없이 대충 인사를 나누었다.
주연이 시작되고 회장님의 인사말씀에 이어서 결산보고가 있은 후에 개인별로 자기소개와 살아온 이야기들을 간략하게 개진하였다. 김동봉 회장님은 신수가 훤하여 건강미가 넘쳐났고 100수는 무난할 것 같았다. 부회장이신 윤정모 교수님은 역시나 전직처럼 매사에 꼼꼼히 챙기는 모습이다. 귀금속을 취급하시는 권영범 사장은 옛날 어릴 때 모습이 조금은 남아있어 기억에 무리가 없었고 손기철 사장은 사업에 성공하였다니 축하드리고 다만 몸 관리를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다음은 이인원 청장님께서는 청장으로서의 이미지 보다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소탈한 인상이었고, 아직도 열심히 일하시는 권오준 사장님은 늙지도 않는 모습이구나. 전국을 넘어서 해외까지 주유하는 전용석 사장은 여행의 메니아와 같이 즐거운 인생을 살다보니 건강미가 넘치고 화색이 돋보이는 도다. 정홍정 사장은 학창시절 모습 그대로인 듯 즉시 알아 볼 수 있었다. 산업역군으로서 화려한 전력의 소유자 김호웅은 매사에 적극적이면서 의를 위하여 살아온 분으로 기억에 남는다. 김방한 국장, 김견우 사장, 박중보 사장은 내 어릴 때 가까운 친구로서 글로서 말씀 드리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인격이나 명예에 흠이 될까하여 느낌을 접기로 하였다.
이곳의 만찬을 끝내고 이동하여 2차 행사는 정거장이라는 오픈된 무도장에서 가무를 즐기면서 추억을 쌓았다. 인류가 이 땅에 오면서 시작된 가무는 인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건강과 정서 함양에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고 전문가들도 증명하고 있다. 밤 9시 30분경에 석별의 정을 나누고 김방한 국장님의 안내로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니 한시간정도 일찍이 도착하였다. 김국장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였으나 떠나는 모습 보고 간다면서 계속 우리는 이야기하였다. 20시 55분에 지정된 버스에 탑승하고 그는 돌아갔다 집까지는 한시간정도 소요된다고 하였으니 나보다는 조금 일찍 도착할 것이라면서 웃으면서 헤어졌다. 너무나 미안하였다. 내가 아니었다면 일찍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는데도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보니 충주터미널에 도착하였단다. 친구들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지면을 통하여 늦게 인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광수가 생각나시면 언제라도 오세요, 누구말씀 대로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습니다.
즐거운 시간 갖게 하여 주신 친구 여러분 건강하시고 병신년 마무리 잘하시고 아기예수님께서 어찌하여 낮고 낮은 구유에서 태어났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끝
2016년 12월 17일 (토요일)
夢室에서 김광수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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