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린 남한산성
청량산(479m) / 서울 송파, 경기도 하남시,광주시 (2010.11.27)
광암정수장-금암산(323)-연주봉(465)-서문-북문-산성 종로-남문-서문-갈림길-마천동 (5시간)
기온이 내려간 겨울, 산 밑에서 비는 산 위에선 눈이 된다. 비가 싸락눈으로 싸락눈이 다시
진눈깨비로 내린다. 다시 산밑에서 눈이 그쳐 변화무쌍하다. 병자난리 때 남한산성도 오늘
날씨만큼 혼돈스러웠을 것이다. 보통 남한산으로 부르지만 산성이 앉아있는 곳 산은 청량산
이고, 남한산은 산성 동쪽에 있다. 청량산이 있는 곳은 사방이 툭 트이고 막힘이 없어 밤 보다
낮이 긴 지형이라는 뜻으로 통일신라 때는 주장산(晝長山) 또는 일장산(日長山)으로 불렀다.
너른바위 광암(廣岩)에서 시작한 산길은 서문에서 산성으로 들어서길 허(許)한다. 병자난리 때
인조가 만조백관을 거느리고 울고불고 눈물 짓는 백성을 뒤로 하고 청태종에게 항복하러 내려
갔던 통한의 길이다. 서문 앞 안내문엔 그런 가슴 아픈 얘기는 한 마디도 없다. 그런 가슴 아픈
얘기를 해서 무엇 하느냐고, 가슴이 아파 안내문 싣는 이가 빠트렸다고 이해하련다.
산은 낙엽으로 덮히고 그 위에 눈이 더북 내렸다. 나무가 떨군 낙엽은 여름 내내 자신을 길러준
땅에게 이부자리를 펴주고, 자양분을 내려 땅에게 돌려준다. 그것이 나무가 하는 일이다. 세상은
그렇게 흐르고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다. 새는 썩은 고목을 쪼아 먹이를 찾고, 새빨간 열매는
눈 속에 더욱 붉어 새들을 기다린다. 모두 살아가려는 애절한 몸부림이다.
※ 교통편
(갈 때) 잠실역 7번출구에서 30-5번 버스를 타고 광암정수장 정문에서 내린다
(올 때)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탄다
서문(우익문 右翼門)
북문(全勝門 전승문) 부근
비석
남문 (至和門 지화문)
첫댓글 1988년. 수어장대에서 부터 서문으로 가면서..88올림픽 개막식 폭죽을 감상하던 기억이 떠오르네.
캄캄한 밤에 남한산성 안쪽을 돌면서 사내 교육 중이었는데 벌써 22년 전이 되었어. 세월이 하얗게 쌓였네
캄캄한 밤중에 산성안은 얼마나 조용할까. 성안에서 폭죽이라. 별 대신 이었구나.
세월은 바람같이 흘러 그리 되었군. 덧 없는 시간이여....
글귀 하나하나가 가슴속에 박힌다.
거의 매년 정월 보름이면 달보러 가는곳이 남한산성 이다.
선비덕에 내년 달마중은 새로운 의미와 뜻이 더해질것 같다.
성안에서 휘엉청 달 감상이라, 운치있는 풍광일세. 어부인과 잔 놓고 한 순배 하면 더욱 좋겠네.
어제 하현달을 보면서 달은 아래를 베어 먹고 위쪽이 남았는데 어찌 하현일까 생각했네만.
아시면 알려주시게나.
남한산성은 참 이야기가 많은 산이다. 신라, 백제의 오랜 전설이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300년전 이야기다. 살아있는 이야기가 있어 산행이 재미있다. 도보로 산성을 걸어다니면서 놀기도 하고, 배가 출출하면 산성안으로 들어와 파전시키고 막걸리 한잔하면 그 옛날 인조 임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맞네. 이야기가 많은 산이다. 산성마을 사람들이 금림조합을 만들어 소나무를 지킨 노력도 있었고.
최근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더군. 그래서 산성 안 정리도 할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