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겨울, 밭에서 수확한 일부 야채들을 데크(마루) 아래 바람 잘 통하는 그늘에 두고 겨우내 말려왔다. 그동안 김치할때마다 나오는 배추 겉도 버리지 않고 같이 말려왔는데, 오늘보니 종이장처럼 너무 바싹 말라 살짝 만지기만 해도 부서졌다. 글쎄~ 이게 진짜 시래기로 사용가치가 있을까 의아해 하면서
끓는 물에 한번 삶아보았다. 근데...와~ 종이처럼 얇아 하던 부서질듯 하던 마른야채들이 기지개를 펴고
부활하였다. 시래기 요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아 옛날 할머니들이 만들어왔던 시래기요리 비법중 내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 오늘 해보았다.
작년 초겨울 말리기전 야채들,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모두 내가 기른 것이므로 한잎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말리기로 했다
김치를 할때 마다 생기는 배추의 겉도 추가로 말렸다 ; 그러니까 생야채를 삶지 않고 말린것이다.
생야채를 그대로 말리면 야채의 당분과 비타민이 달아나지 않는 전통비법이라 한다. 물론 옛날엔
무우청을 많이 말려 사용했겠지만...
종이 같이 마른 야채가 끓는 물에 삶는 동안 숨을 쉬듯 일어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야말로 내가 바라던 시래기가 된것이다.
--------------------------------------두가지 시래기 전래요리 만들기
매운 시래기갈비찜
1- 갈비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후 냄비에 넣고 한번 삶아 건져낸다; 나는 고기를 약 400g 사용함.
2- 건져낸 고기에 대파 1뿌리, 양파 반개, 수삼뿌리, 통후추를 넣어 물 5컵과 함께 끓인다. 나는
대파대신 마늘잎, 수삼이 없어 대추를 넣었다; 40분 끓인다.
3- 위의 육수물이 끓는 동안 시래기 양손으로 한웅큼의 양에 양념을 한다; 마늘2, 진간장4, 설탕1,
참기름 2, 매운고추가루 2(모두 큰술=TBS), 파다진것, 후추, 소금약간
4- 양념이 시래기에 맛이 배이게 무쳐놓는다; 잣, 호도를 추가 한건 내 방법.
5- 육수국물이 다 완성되면 건더기는 건져내고; 고기와 육수만 쓸것이다.
6-냄비에 양념한 시래기를 바닥에 갈고 그위에 건져낸 갈비를 얹고 또 시래기를 덮고 그위에 갈비를...
층층이 시래기와 갈비를 쌓는다.
7- 층층이 배열한 시래기와 갈비에 육수물을 부어 다시 40분 더 끓이면 된다.
모자란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완성된 매운 시래기갈비찜; 육개장맛이 나는 갈비찜이다.
시래기 된장무침
1- 삶은 시래기를 한웅큼(250g) 결대로 찢어 간이 배이게 양념한다; 된장, 맛술, 고추가루, 마늘
2- 냄비에 멸치 한줌을 볶다가 비린내가 가시면 쌀뜨물 1컵 반을 넣어 끓인다.
3- 쌀뜨물과 멸치 국물이 끓으면 양념한 시래기를 넣어 졸인다. 중간에 대파를 넣어 국물이
자작할때까지 졸인다.
완성된 시래기 된장무침; 멸치맛이 담백하다.
PS. 시래기 갈비찜은 시간이 좀 걸리는 요리였지만, 보잘것 없던 시래기가 저렇게 훌륭한 반찬이
될 줄 몰랐다. 돈을 쓰지 않고도 특별한 요리를 먹게 되는 기쁨을 얻었다.
-----------------------------Recipes and Photos by 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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