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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5회 청마백일장 입상작품 (2015. 9. 12)
초등,저학년부 운문
▪ 장원 김민지 (경산 삼성현초등 2/3)
선생님
빠알간 사과처럼
예쁜 우리 선생님은
무기가 많아요
따끔따끔한
밤송이 꿀밤도 있구요,
청양고추처럼 매운
잔소리도 있어요.
그래도 구름처럼
포근한 마음으로
우리를 감싸주시는
선생님이 참 좋아요.
▪ 우수상 정은철 (안강제일초등 1/2)
선생님
선생님은 예쁘시다.
예쁜 꽃처럼.
선생님은 따뜻하다
따스한 햇님처럼.
선생님은 포근하다
우리 엄마 품처럼.
선생님은 무서우시다
커다란 호랑이처럼.
그래서 선생님이 난 참 좋다.
▪ 우수상 변서영 (금장초등 3/4)
선생님
시끌벅적 우당탕탕
마구 뛰어다니다가
갑자기 조용∼
“애들아 ! ”
어디선가 들리는
선생님 목소리에
모두 동작그만.
말썽꾸러기 남자애들도
수다쟁이 여자애들도
얌전히 앉아
귀 기울이게 만드는
우리 선생님은 마법사.
초롱초롱
선생님의 마법 지팡이로 휙
우리는 신나게 배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요
▪ 가작 이신후 (월성초등 2/1)
선생님
학교종이 땡땡땡
내가 좋아하는 수학시간
선생님 얼굴은
예쁜 노랑색
학교종이 땡땡땡
지루한 국어시간
선생님 얼굴은
우중충한 회색
학교종이 땡땡땡
오카리나를 잘 불어주시는
선생님 얼굴은
예쁜 분홍색
▪ 가작 강규민 (금장초등 2/1)
선생님
선생님은 변신쟁이
주문을 외지 않아도
엄마였다 아빠였다
변신하는 우리들의 친구
화난 얼굴 웃는 얼굴
슬픈 얼굴 행복한 얼굴
날마다 우리를 그리는
화가 선생님
시끌벅적 우리소리를
멋진 오케스트라 연주로
바꿔 주시는
지휘자 선생님
포동포동 살찌는 소리
무럭무럭 키 커는 소리
매일매일 우리를 요리해 주시는
선생님은 주방장
▪ 가작 이선주 (나원초등 2/1)
선생님
나에게 제일 좋은 선생님은 엄마
나에게 제일 멋진 선생님은 아빠
공부하다 어려울 때는
척척박사 선생님
그림 그릴때는
미술 선생님
몸이 아플때는
의사 선생님
마음이 아플때는 사랑으로 감싸주는
상담 선생님
세상에서 하나뿐인
최고의 엄마, 아빠 선생님
▪ 가작 이상윤 (흥무초등 3/3)
선생님
동그랗고 검은 안경을 낀
다정한 선생님
싸이렌 소리처럼 목소리가 크고
튼튼한 선생님
도래미파솔라시도 내 마음을
춤추게 하는 즐거운 선생님
알록달록 색깔들로 꿈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따뜻한 선생님
세상에는 재미있고 멋지고
훌륭한 선생님이 참 많다
나도 어른이 되면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 가작 임수진 (나원초등 2/2)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크리스마스 산타처럼
칭찬선물 주머니가 있어요
무엇이든 잘 하면 칭찬해 주시고
발표도 잘 하면
스티커 짝 웃음 짝.
우리 선생님은
척척박사
질문을 하면 뭐든지 말해 주시고
따뜻한 지식 덕분에
나는 날개짓하는 아기새.
우리 선생님은 가끔 하늘
으르릉 쾅쾅 천둥소리도
찌릿 번개 눈빛도 보이지만
많은 날은 맑음.
▪ 장려상 김경민 (포항 이동초등 1/3)
선생님
두근두근 떨리는
학교생활
다정하게 감싸주시는
선생님
잘못했을땐
혼내지 않고
포근하게 안아주시는
선생님
내가 발표할 때
크게 칭찬해 주시는
선생님
오늘도 나에게
예쁘게 웃어 주시는
선생님
▪ 장려상 조수아 (경주초등 1/2)
선생님
선생님은
내가 빡빡 청소할 때.
“어이구, 요놈 잘 하네”
등을 토닥이며
엄마처럼 웃으시고
선생님은
내가 수업시간에 쑥덕쑥덕 떠들 때,
“어이구, 이 노옴, 맴매한다.”
성난 눈으로
아빠처럼 야단치시고
엄마 같고
아빠 같은
우리 선생님
나는 참 좋다.
▪ 장려상 최광혁 (용황초등 3/4)
선생님
선생님은 무섭다.
나는 칠판 앞에 나가기 싫다.
선생님이 내 옆에 오시면
내 머리 속은 고장난 라디오처럼 변한다
머릿속에 귓가에 빨간 신호등
나의 두 손을 잡아 주시는 선생님
고장난 라디오에서 잔잔한
음악이 나의 귓가에 들려온다.
선생님 입가에도 미소가 보인다.
▪ 장려상 조현준 (경주초등 1/5)
선생님
초등학교 입학
새로운 선생님이 생겼어요.
고기를 좋아하는
무서운 육식 공룡일까?
풀을 좋아하는
귀여운 초식 공룡일까?
친구들과 공부하다 보면
육식 공룡도 되었다가
초식 공룡도 되었다가
변신 하시는 우리 선생님
우리 선생님이 정말 좋아요.
▪ 장려상 임현정 (나원초등 1/2)
선생님
입학식 때
처음 만난 선생님
첫 인사에
가슴이 쿵쾅 거렸다
하지만
인자하신 모습에
마음이 놓이고
선생님과 교실로 들어간다.
하루하루
배울 때 마다
점점
똑똑해지는 나
이러다
정말 천재가 되는 건 아닐까?
오늘도
가방매고 신나게
학교로 간다.
초등, 고학년부 운문
▪ 장원 김상은 (포항초등 5/1)
달
울 아빠랑 달은
동그랑땡과 꼭 닮았다.
동글동글한 얼굴 땜에
다이어트 하는 것도
동그란 보름달이
초승달 되듯이
동그란 아빠 얼굴
반쪽이 되었네
다이어트도 잠시뿐
또다시 동글동글
보름달 아빠 되었네.
아빠랑 보름달의 다이어트는
언제쯤 끝날까?.
▪ 우수상 임경우 (나원초등 6/2)
달
할머니 담장 위 호박
누렇게 익어간다.
들판의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누렇게 익어간다.
가을 바람속에
누렇게 익어간다.
밤바람 속 누렇게 뜬 가을달
그 달빛이 고와
그들도 그 빛깔을 닮아 익어간다.
마음시 좋은 허허웃음 우리 아버지
달처럼 웃는 얼굴이 좋다.
나도 둥근달처럼
웃음 좋은 아버지처럼
둥글게, 둥글게
웃으면
달 보며 커 가야지.
▪ 우수상 김재혁 (계림초등 4/1)
달
엄마의 화난 초승달 속에는
개구쟁이 말썽꾸러기
내가 들어가 있다
언제나 싱글벙글 웃음짓는
아빠의 둥근달 속에는
방귀 뿡뿡뀌는 장난꾸러기
내가 들어가 있다.
내 강아지하고 웃으시는
할아버지의 주름진 보름달 속에는
할아버지 눈, 코, 입 닮은
강아지보다 귀여운 내가 들어가 있다.
▪ 가작 양현규 (경주초등 4/4)
달
달과 태양이 술래잡기를 하네
“가위 바위 보 !”
태양이 묵 ! 달이 가위 !
와∼ 달이 술래네 !
달과 태양이 술래잡기 하는 것을
사람들이 지켜보아요.
술래잡기가 재미가 없나봐요
이번엔 그림자밟기를 해요
사람들이 많이 모여 그림자밟기를
구경해요.
달이 사라지고 있어요.
지구 뒤에 있는 그림자에 숨었나 봐요
달과 태양은 친구인가 봐요.
▪ 가작 양채은 (경주초등 4/4)
달
까만 밤하늘
부드럽게 품어주는 달
우리 엄마 같아요.
칠흑 같은 밤
밝게 빛내주는 달
우리 아빠 같아요.
조금씩 조금씩 사라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하지만 괜찮아요!
다시 ‘짠’하고 나타날 테니깐요.
우리 엄마, 아빠 처럼요.
▪ 가작 박대규 (유림초등 6/4)
달
어느날 바라보면
너는 빵
팥빵 말고
크림빵이면 좋겠다.
어느날 바라보면
너는 맛있는 만두
갈비만두일까?
김치만두일까?
어느날 또 바라보면
너는 웃는 아기얼굴
앗, 내 동생이네?
빵, 만두, 아기얼굴
언제나 너는
같은 이름, 달.
▪ 가작 한채빈 (계림초등 6/2)
달
초롱초롱 별님사이
환하게 웃고 있는
둥근 보름달
한가위 넉넉함에
너도 흐뭇하게
웃고 있구나
아둥바둥 모두들
힘겹게 살고 있지만
너가 눈뜨는 가을이 오면
도란도란 모두 모여앉아
너를 바라보며 우리의 작은
소원 빌어 본단다.
너가 있는 “오늘만 같아라”
너와 함께인 “오늘만 같아라”.
▪ 가작 손성빈 (동천초등 8/7)
달
달은 엄마 얼굴
내 마음이 슬플 때
희망의 빛이
되어주는 달
달은 언제나 이등
달이 떠 있어도
일등인 태양에게 밀려
보이지는 않지만
밤에는 몰래 나타나
우리를 비추는 달
달은 겁쟁이
부끄러워 조각조각 나타나지만
15일 마다 하루는 용기가 생겨
완벽한 모습으로 나타나
우릴 비춰준다
▪ 장려상 김은서 (유림초등 5/2)
달
시골 외할머니댁
어둠이 우르르 몰려온 밤은
온통 새까매진다.
하나, 둘, 셋
집집마다 불이 켜지면
밤하늘 달빛이
거울에 반사된 것 같다.
다시 하나, 둘, 셋
불이 꺼지면
밤 부엉이도 무서운 듯
어둠을 겁낸다
하늘이 무섭다고 켜놓은
불빛 하나가 어둠을 달랜다
토닥토닥 토닥토닥
외롭지 말라고,
무섭지 말라고.
▪ 장려상 최성혁 (용황초등 5/5)
달
보름달
자기의 몸을 최대한
밝게 비추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가족의 버팀목인 아버지 같다.
반달
자기몸을 최대한 밝게하여
보름달이 될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우리들을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희생하시는 어머니 같다.
초승달
지금은 보잘 것 없지만
멋지고 큰 보름달이 되기 위한
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모습인 것 같다.
▪ 장려상 이다현 (유림초등 4/5)
달
먼 우주에 있는 달
아름다운 달
재미나는 달
바나나같은 달
따다가 먹고 싶다
손톱 같은 달
깍아주고 싶다
터키 국기에 그려진 달
하늘의 달 따서 붙여주고 싶다
배 같은 달
물에 둥둥 떠 다닌다
황금동전 같은 달
우리집에 떨어지면 좋겠다.
▪ 장려상 조유정 (용황초등 5/1)
달
어둑어둑 해진 밤에
풀벌레 울고 물길 잔잔할 때
은빛을 띤 아름다운 수정이
온 곳을 은빛으로 물들인다.
숲 속 작은 강을
거울삼아 보며
푸르고 맑은 강을 더 맑게 만든다.
혼자서 있다가
외로워진 수정은
밤하늘에 그림을 그린다
하나하나 밝게 빛나는
작디작은 꼬마를 그리고 있네
그림을 다 그리고 보니
정말 순수하게 빛나 보인다.
수정과 함께 꼬마들이 노는구나.
서로 손잡고 미소 짓는구나
새벽이 되면 유유히 사라지는 수정은
아쉬움을 누르고
내일 밤을 기다린다.
▪ 장려상 권도현 (금장초등 4/5)
달
나를 지긋이 본다.
나도 지긋이 본다.
둘 다 마주보며 웃는다.
내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달
그러나 밉지 않다
나의 나쁜 마음을 고쳐주고
따뜻한 마음을 채워주며
나를 지긋이 본다.
초승달은 그 만큼
보름달도 그 만큼
나의 마음을 모두 털어 놓아도
그저
나를 지긋이 본다.
중등부 운문
▪ 장원 손시연 (서라벌여중 2/7)
낙엽
침묵한다
깊숙이 품어져 있다
찾으려는 이들은
원망한다
오열한다
바람을 바란다.
어서 이 세월의 흔적을 치워
백골이 되어버린 그대를
찾아달라고
품 안의 이는 말이 없다
그러나 희망한다
자신처럼
그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가지 않기를
깊이 파묻힌
구멍 뚫린 철모만이
그가 누구인지
짐작케 한다.
▪ 우수상 김수지 (경산 삼성현중 2/4)
낙엽
외로움 드리운 마음에
내리우는 편지를
오늘 편지마다
진한 그리움이 담긴
익숙한 필체
하늘에 있는 그가
가을에게 부탁한
내게 보낸 편지
가을날
수목원 가로수 길
함께 주웠던
낙엽에
그에게
주소 없는 편지를
보내네
그와 내가
주고받은 편지들이
그리움으로
붉디붉게 물들었네.
▪ 우수상 김이정 (선덕여중 3/2)
낙엽
네가 자냐고 묻는 것이 시작이었다
나는 영화처럼 이야기처럼
너는 내게 말하고
우리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돌아가지 못하니 소원이 생겼다
바스락 소리를 들으며 함께 낙엽 위를 걷자
다같이 모여 마당을 채운
낙엽이나 치우자
가을의 끝자락에 같이 할 수 있는
한마디를 찾자
돌아갈 수 없으니 남아버렸다
한마디로 끝낼 수 있겠지만
지금 이 낙엽 위까지 끌고 왔다
그래도 난 이번 낙엽도 치우지 못하겠지.
▪ 가작 우용진 (경주중 2/4)
낙엽
가을
나무들
엽서를 쓴다
나뭇가지
하늘에 푹 담갔다가
파란 물감을 찍어내어
나무들
우수수
엽서를 날린다
아무도 없는 빈 뜨락에
나무들이
보내는
가을의 엽서
▪ 가작 조현준 (월성중 3/6)
낙엽
춤추며 떨어지는 그대 모습
나의 가슴에 불 붙이네
그대 내 맘속에 내려앉아
내 가슴 활활 타오르네
중력이라는 발로
나에게 내려와
바람이라는 친구와
나를 떠나듯 다시 돌아와
내 맘속 더 타오르네
드디어 그대 나에게 다가와
살며시 나에게 입 맞추네
나의 사랑 나의 행복이여
한 평생 그대와 함께하리
▪ 가작 이세은 (경주여중 3/3)
낙엽
비 내리는 길 위에
흩어지는 구름
불 꺼진 집들 사이
내가 나타난다.
쏟아지는 빗속
추적추적 걸어가는
나를 본다
이젠 마음조차 잃어버린
깊은 기다림의 길을
추적추적 밟아간다
떨어지는 낙엽 사이로
흩어지는 바람
불 꺼진 집들 사이
새로운 길을 향해
나의 항해를 시작한다.
▪ 가작 권희진 (무산중 2/1)
낙엽
달력 한 장 넘겼을 뿐인데
한껏 다가와 버렸다
붉게 타들었던 나는
보슬보슬 내리는 가을비에
힘없이 떨어져 버렸다
더 이상 아름답지도
보잘 것도 없던 나를
품어주었던 그때의 따스함을,
그 길을 기억하며
나는 눈을 감았습니다.
▪ 가작 박가인 (서라벌여중 3/7)
낙엽
추위를 피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바람에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었다.
후에 깨달아 뒤를 돌아봤을 때는
너무 멀리 와 있어
놓친 것 들은 보이지 않았다.
내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허망함에 지쳐
긴 어둠에 빠져 허우적거릴 즈음
어느새 내 주위에는
날 기다리고 있던 또 다른 것들이
만개해 있었다.
그들을 비로소 내 눈으로 보았을-때
아픔에 가려져 있던 행복이
비집고 나오고 있었다.
▪ 장려상 남새현 (경주중 2/4)
낙엽
가을의 악기는 낙엽
사각사각 밟힌다
노란낙엽
빨간낙엽
갈색낙엽
시들고 생명을 다한 낙엽
하나하나는 보잘 것 없지만
모이면 오색찬란한 예쁜 낙엽
낙엽하면 가을
가을하면 낙엽
멋있는 낙엽은 오늘도
하나씩 하나씩 떨어집니다.
▪ 장려상 김재향 (서라벌여중 3/1)
낙엽
내 마음속에 나를 꼭 닮은
나무 한그루 우뚝 서 있다
공부에 지칠 때 마다
사춘기에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나무는 한 잎 한 잎
내 손바닥만한 잎을 떨어뜨리며
낙엽이 되고
떼굴떼굴 온 세상을 돌아
내 꿈의 밑거름이 되었다
낙엽은 낙엽은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고마운 선생님의 마음으로
내 마음의 땅위에
희망이 되고 꿈이 되었다.
▪ 장려상 임수정 (화랑중 2/4)
낙엽
겨우내
메말랐던 가지에
생명이 태어나고
봄의 교향악이 시작되었다
뜨거운 입김
양분삼아
멋진 그늘 드리우고
어느새 장정이 되었다
시간을 이길 자
없다 했던가
그 푸르던 청춘은
하나 둘 붉게 절정을 이루고
끝내
한 줌 재로 돌아간다
발끝에 떨어 진
가여운 잎 하나
바스락 바스락
그는 마지막까지도
존재의 이유를 알리고
나는 지금
발끝의 소리따라
가을의 향연속으로
들어간다
▪ 장려상 최하늘 (계림중 2/7)
낙엽
넌 오늘도 할 일을 끝내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구나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넌 흙이 되고 생명이 되어
다시 나에게 돌아오네
너는 영혼처럼 운다 했던가
바짝 비틀어져버린 너의 모습에
나는 너를 되돌아본다
익숙해져버린 외로움,
떨어져버린 추억,
그런 너와 닮은 내 모습.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너를 기다려본다.
▪ 장려상 최우혁 (계림중 2/2)
낙엽
가을이 되니 나무에서
낙엽이 하나씩 떨어지네
그 모습이 왠지 아버지 같다.
낙엽이 다 떨어지는 것처럼
아버지께서도 언젠가 그런날이
오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가슴한쪽이
아파온다.
새싹을 피우기 위해 본능적으로
떨어지는 낙엽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다.
고등부 운문
▪ 장원 이지현 (부산 주례여고 3/1)
바람
열여덟의 가을날 우리들은
하늘같이 높은 천장의 체육관에서
막 쌓여가기 시작하던 낙엽처럼
서로의 다리를 베고 아무렇게나 누워
고요하게 내뱉는 바람의 숨소리를 느끼며
천장을 바라보곤 했다
어린 시절,
놓친 풍선을 잡으려
하늘을 손바닥에 담으려다
하염없이 구름만 바라봤던 날처럼
강아지풀처럼 볼을 간질이면
머리카락 양쪽 귀를 통과하던 바람
그리고 점점 더 높아지던 천장
우리가 등을 대고 있는 이 바닥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나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구름 위에 누워있는 것 같아요
나는 손을 뻗어 바람의 이동을 느낀다
어린 시절 놓쳐버린 풍선처럼
바람이 손을 스쳐지나간다
손금이 시리다
위잉, 위잉.
바람의 울음소리가 슬프게 들린다
나는 태풍의 눈처럼
고요한 숨소리를 내고 싶다.
▪ 우수상 하바름 (선덕여고 2/5)
바람
네모난 세상 속에서
시계바늘만 쳐다보며
한 걸음 두 걸음 모두 똑같이
그렇게 숨 쉬고 있다네.
수많은 따가운 눈짓들에
움츠리고 쪼그라들며
같은 길을 따라가려
안간힘을 쓰며
뿌우연 안대로 눈을 덮네.
파아란 하늘이 그리워
바라보아도 회색빛
가슴이 불타던 꿈의 나래도
타다만 재가 되고
지쳐만 간다.
싸라락 휘이릭∼
머릿결을 만지며 지나가는
너를 잡고 싶었다네
자유의 명찰을 달고
세상 어떤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나는 너의 명찰을 달고 싶다네
내 몸의 이유 많은 추를 끊고
너처럼 어디도 머물지 않고
누구든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자유로이 가고 싶다네.
▪ 우수상 황소현 (경주여자정보고 2/5)
바람
어둠이 채 물러가지 못한 새벽
높고 작은 건물들 위로
하이얀 안개가 내려앉는다.
오전 6시
서늘한 보도교 위로 이어지는 길
몸을 감싸앉는 바람 한줌 뿐
나아가야 할 방향도 모르면서
끝나지 앉는 고민만을 반복하지
새로운 시작의 길에는
정해져 있는 이정표만이 반겨.
젖은 흙냄새, 빗나간 날씨예보
미래를 예측하는건 아주 어렵지
가만히 멈추어 서면은
늘 몰아치는 높새바람
언젠가 다다른 길이 조금 빛바래 보이고
끊임없이 나아가야할 때에 꺾이게 될지라도
그날 그린 풍경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어.
누군가가 미래의 우리들을 찾네
그것은 상처투성이인 길 위
발을 내딛을 한 걸음 끝날 앞이
웃음으로 이어질 지금이다.
아련한 저 빛에 손을 뻗어
그것은 지독히도 미숙하고 일그러진 조각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낫기에
가진 작은 바램
손끝을 지나가는 바람은 퍽 곰살궂지
누군가가 미래의 우리를 찾네
그것은 상처투성이인 길 위
견디고 버텨 걸은 그 마지막에
높은 하늘을 올려다 봐.
어느덧 밝아진 하늘 위로 날아오른
난새들 사이로 참없이 나아가는 바람
누군가가 미래의 우리들을 찾고 있네.
▪ 가작 권선우 (선덕여고 2/7)
바람
바람은 우리 사이 누군가의 뜻이다
어린 날 다친 내 무릎에 불던 입바람
급식실 고소한 향을 4교시 수업까지
올려보내던 그 바람
여름날 친구의 이마로 부치던 손바람
버스 창가에 동심을 그리던
희고 찬바람
벚나무로부터 꽃을 이별시키고
그러면서 그 꽃잎을
우리 이마에 얹어주던 바람
소중한 날 소중한 사람과 내 뺨을
함께 훓고 가던 그 바람
비 내린 뒤 웅덩이 위로
주름을 그려 넣는 바람
손을 흔들 때면 손 틈새로
평소 느끼지 못하던
일상의 공기를 느끼게 하는 바람
한밤 주무시는 옆자리 할머니의
들숨과 날숨
아직 읽지 않은 책장을 헝클던 바람
나비의 날개짓에도 생기지만
거대한 바다도 움직여
생의 모서리 진 부분을 둥글게 하는 바람
배를 움직이고, 또 그 배를 뒤집는
풍랑을 만드는 바람
절에서의 하룻밤, 새벽 처마에 걸린
풍경을 높고 낮게 울리던 그 바람
풍향계를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남실바람
결국 다 느슨하게 뭉친 하나이면서도
늘 다른 이름을 가진 바람
우리를 각자의 이름으로 나누고
다시 연결 짓는 그 바람
우리 생의 바람
▪ 가작 김문정 (경주여자정보고 2/8)
바람
가을의 신선한 기운이
감도는 새벽
두눈을 감으면
느껴지는 고요함을 깨는 작은소리
풀잎엔 이슬맺혀
한방울 또옥 똑 떨어지네
먼곳에 보이는
저, 산은
안개 자욱히 껴
더욱 더 희미해보여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깊은 강물에
물결이 잔잔히 일렁이면,
슬픔을 머금은 산새는
떡갈나무 위에
구슬픈 울음소리 내고 있구나
▪ 가작 이고은 (경주여자정보고 2/7)
바람
뭉글뭉글 구름이 하늘을 뒤덮은 날
나뭇잎들이 툭툭 떨어져 날리는 날
지금이 아침인지 저녁인지
온종일 어둡기만 할 것 같은날
어두운 거리를 걸어 나와보니
색색별 동그란 우산이 뒤덮인 지금
세상이 조금은 밝아 보이는구나
주위를 둘러본 내 마음에는
근심과 걱정이 돌아다닌다.
거센 바람이 달려들어
툭 부러지는 우산
힘찬 바람소리와 함께
쑥 뒤집히는 우산
사람들 손에서 벗어나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우산
비에게는 강한 우산이
바람에는 한없이 약하구나.
하지만 못 쓰는 우산은 던져버리고
친구와 옹기종기 꼭 붙어
같이 쓰는 우산은
정말 따뜻하고 포근할 것 같다.
비바람이 그친 지금
온 세상이 밝아 졌구나.
▪ 가작 이지원 (경주여자정보고 2/1)
바람
하늘이 그려내는 색색의 색깔들
닿는 부분마다 달라지는 그림 위로 불어온
갈꽃의 향연이 수런거리네요
텅 빈 골목,
빛바랜 벽돌 사이
시간의 상흔으로 빚어진 먼지에 녹은
세월을 쓸던 손가락은
느껴지는 여운 속 섞인 기억 위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내딛은 한 발자국 길 위로 새겨져 있던
아이들의 웃음소리
일어나 귓가를 간질이다
두 발자국,
콧숨 가득 차오른 된장국 냄새에
덩달아 피어오른 구수한 연기 속 스며든 따스함이
맴돌며 사라지네요
어느새 그친 점박이 뒤
밤하늘이 내려앉은 길
휘청한 별빛이 무수히 뿌려진 거리에
몸을 일으킨 갈꽃의 향연,
별빛이 내려앉은 잊혀진 길가
닿는 부분마다 달라지는 그림 위로
멈춰있던 추억은 또다시 갈꽃을 떠나갑니다
▪ 가작 최재우 (신라공고 2/6)
바람
바람 속의 먼지
우리 모두는 바람 속의 먼지다
매달리지 말자
땅과 하늘 외에는 아무것도 영원하지 않다
그것은 사라진다
네돈 전부가 시간을 살수는 없다
그 무엇으로도 시간을 살수는 없다
우리 모두는 바람 속의 먼지다
모든 것이 바람 속의 먼지다.
▪ 장려상 김승욱 (신라공고 2/9)
바람
바람은 속박되고,
사람은 자유롭다
바람은 정착하고,
사람은 여행한다.
바람은 생각하고,
사람은 생각을 안한다.
바람은 관측하고,
사람은 관측당한다.
바람과 우리는 많이 닮았다.
▪ 장려상 이승규 (문화고 1/1)
바람
바람이 분다
날벌레 한 마리 스쳐가듯
무심코 훅-
그 작은 동요에
온 숲이 반응한다
제 각기 돋보이려
풀잎은 살랑살랑
나무는 설렁설렁
모여서 쏴아아-
각자 자신을 뽐내며
서로 우월한 체 해도
결국은 어우러저
아름다운 하모니가 된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다른 신념을 가져도
한데 어울려야 진가를 발휘함을
숲은 깨닿는다.
웃음을 머금은 바람은
이북을 향해 떠나고
숲은 손을 흔든다.
▪ 장려상 이현재 (신라공고 1/4)
바람
바람이 불면 내 옷깃도 흩날리고
바람이 불면 내 머리도 흩날리고,
바람이 불면 내 마음마져도 흩날린다.
하지만 바람 마져 불지 않으면
나는 무엇 마져도 흩날릴 수가 없겠지
바람이 불어줬으면 좋겠다.
내 삶이 바람 같으면 얼마나 좋겠나
어디든지 나의 뜻대로 하겠지
지금도 열심히 하겠지만
나는 다음 생에 바람이 되고 싶다.
▪ 장려상 이채현 (경주여자정보고 1/2)
바람
울창한 숲속 벤치 위에 누워
가만히 눈을 감아본다
머리로 스치는 바람 한점
귓가로 스치는 바람 소리
코끝으로 스쳐가는 바람의 냄새
반복되는 학교생활
꽉 들어찬 학교버스 안
장래를 위한 빡빡한 준비
반복되는 시험과 평가들
또다시 불어오는 바람에
내 힘든 마음 날려보내고
또다시 불어오는 바람 한점에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시작의 발돋움을 하려한다
▪ 장려상 유수현 (경주고 2/9)
바람
차창에 어린, 얼굴들
골짝에 고인 그리운 노을에
모두가 별을 보는 듯 했다.
산 넘은 곳에 마음을 내려놓고
한 포기 벼가 시선을 빼앗은
순수한 사람들의 재잘거림이
별똥처럼 터져 나오고,
어느덧 그늘 진 버스 안을
촛불처럼 밝혀 나갔다.
그들은 물 흐르듯 마을에 내리고
나는 물 흐르듯 따라 내렸다.
그들은 정겹게 땅을 짚고
나는 벅차게 달린다.
여린 풀떼기
순수한 머리카락
푸석푸석한 퇴비 속
마른 꽃의 긴 날숨
나는 어머니, 아버지께 돌아간다.
정겨운 옛 친구들
바람같이 달려갈 때
하하하, 웃음 건낸다.
대학,일반부 운문
▪ 장원 허영애 (경주시 초당길)
대마도
잊었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다
뒤틀린 역사의 거울에 비춰
끊임없이 독도를 되새김질 하고
동해의 아침을 노략질해도
기억하는 이들의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쉬는 오늘이다.
억압당했던 세월동안
왜곡된 역사의 소용돌이에 갇혀
기억조차 희미해진
미해결의 영토, 대마도여!
70년, 아니 영겁의 세월이 지나도
땅속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선조들의 피 묻은 통곡소리로 답하라.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
그대의 뿌리가 어디인지.
▪ 우수상 김상운 (경주시 건천읍)
대마도
오늘은 맑은 날
토함산 너머 푸른 바다 저 멀리
보일 듯 말 듯
그리운 섬 대마도.
차라리 조용히 눈을 감는다
지난날의 욕심과 죽음
역사의 붉은 바다 빛
네 것과 내 것을 나누는
잔인한 선은 이제 보이지 않고
넓은 바다의 외침은 끝이 없다.
현재는 과거가 되고 모든 것이 변하듯
멀리 떨어져 있는 너를 향한 그리움도
언젠가 하나 되는 파도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지금은 먼 섬 대마도
걸어서는 갈 수 없는
그리운 너
언젠가 지독한 현실은
파도에 무너지고
우린 하나가 되고싶다.
지금은 먼 곳에서
지그시 눈감고
그 날을 기다린다
우린 서로 보일 듯 말 듯
멀리 떨어져 있지만.
▪ 우수상 김선빈 (경주시 건천읍)
대마도
하늘거리며 스치는
동악(東嶽)의 시간속으로
동쪽에서 피지 못했던 역사가 불어온다.
그 얼마나 뜨거웠고 희었던
우리의 역사였음을 토해내려는 듯이
차디찬 바다에서 꺼지지 않고 돌아온 숨결이
무언가를 말 하려는 듯
나의 머리를 두드린다.
심연의 바다에 지쳐 돌아온
우리의 얼은
문무(文武)의 깃이 다독여준 듯
차갑지 않고
동방의 고요함을 찾아온
우리의 혼은
동악의 끝자락에 걸터앉았다.
▪ 가작 김나나 (경주시 현곡면)
대마도
그 옛날
하늘이 열리고
땅과 바다가 태어났으리라
환인의 은혜로움이
이 땅에 축복을 내리고
백두대간 줄기따라
뻗고뻗은 정기
마침내
그 곳에 닿았으리라
심해의 향연만이
외로움을 달랬을 그에게
덕혜의 눈물이
한 맺힌 서러움을 달래고
이윽고
파도 따라 들려온
통곡에 가까운 목소리
내 이름을 찾아다오...
내 이름을 돌려다오...
어찌할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운 눈물만
얼굴을 적신다.
▪ 가작 신희정 (경주시 원화로)
대마도
먼 남쪽 하늘
새벽은 깊고
떠날 시간에 맞춘
시계 바늘은
푸른 파도 소리처럼 들려온다.
다시 돌아오마
다짐을 하고 떠난 그날
붉게 영글어 가는
석류알 위로 소리 없이 비가 내린다
돌아오지 못한 발걸음
촘촘한 섬 사이에서
오롯이 서 있다
마음속 깊이 품었던
붉은깃발 하나 들고
대한 해협을 건너보자
다시 만나는 날
그대를 힘껏 안아
만고에 놓지 않으리
▪ 가작 천은영 (경주시 성건동)
대마도
섬
외로운 널
고요한 널
한결 같이 가만히
앉아있는 널
사람들은 왜
내꺼 니꺼
니꺼 내꺼
찰칵 찰칵
난
그저 바다의 쉼터이고만
싶다.
▪ 가작 김형규 (포항시 북구 우현동)
대마도
푸른 바다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말과 생각으로
마주선 그곳
그 옛날 우리의 혼과
장인의 정신이
그곳을 물들일 때
대립보단 교류로
문화의 꽃 피웠었지
그 꽃이 시들지 않길 바라며
장인의 숨결 불어 넣어 보지만
어느새 그 꽃은 지고
지는 그 꽃 바라보니
마음이 아려오네
가깝지만 먼 그곳에
다시 한 번 꽃 피우고 싶네.
▪ 가작 서정림 (영남대학교 3학년)
대마도
야는 야아는
언제쯤이야 올런가
입질을 기다리는 늙은이 둘서
담가놓은 낚시줄 마냥 늘어져있다
니는 오늘 뭐 건지려고 하면
마른 검버섯 푸석이 쓸며
돔 하나 건지려고 왔지하고 받으며
괜스레 낚싯대를 건드려보는 늙은이들
끼룩대는 파도소리 속에서
낚시 줄이 턱하니 체한소리를 낸다
야 또 바위 먹었네
늙은이가 혀를 차며 낚시줄을 끊자
옆에선 텅 빈 낚시바늘 들어보이며
껄껄 어깨를 친다
내가 보기엔 물고기보다 야가 더 잘 먹어
늙은이가 제 발 밑을 구르다
남은 떡밥을 던져 부린다.
마 마이나 무라
파도가 잘게 씹어 넣어주는 것을 보다
늙은이들은 설레설레 짐을 챙긴다
고기통도 떡밥통도 텅 비워간다
후두둑, 후두둑
얼굴 주름 사이 소금기만
가득 박혀있어 가는 길로 떨어뜨린다
▪ 장려상 이선화 (경주시 충효1길)
대마도
들어주는 이 없어도
말을 하는 섬
굽이굽이 지형은
대마도의 아픔을 말해주네
억울함과 한을 간직한 이들의
아우성이
기왓장의 끝자락에,
졸졸 시냇물에 묻혀 있네.
양쪽 나라에서 어서 오라
손짓하지만
정작 너는 슬픔이 가득하구나!
오랜 세월,
오랜 역사,
오랜 아픔을 간직한 너이지만
누군가에겐
너무나 따스하고 고마운
삶의 터전
일상에 지친 이들에겐
삶의 휴식처
모진 풍파와 많은 아픔을
품어준 너는
의연함, 그 자체로구나!
▪ 장려상 조미영 (경주시 황성동)
대마도
파아란 가을하늘도 우리것같고
푸르른 바다빛도 우리것같으나
정작 우리 것이라 비칠 수 없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저려온다.
자기섬도 아닌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떳떳이 우기는것도 어찌나 당당한지-
침략의 앞잡이섬 쓰시마 그러나
우리가 더 가까운 섬
거슬러 거슬러 우리의것이라 확실히
하지 못한 아쉬움
신라인이 머물며 한반도로부터
사람과 문화가 거쳐온 섬, 한국섬
하루 빨리 우리의 노래가
그 섬에 머물러 울리기를 간절히 바라온다.
▪ 장려상 김수빈 (울산시 북구 신천동)
대마도
부산앞바다 짙은 파도 끝에 떠밀려온
그것은
갈매기의 추억인가 누군가의 아픔인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철썩이는 검푸른
그리움
구름 가에 빗방울 쏟아져 울음운다
왼발잃은 절름발이 한반도의 울음으로
곰메바위 오르던 아천자의 마음으로
다가가면 멀어질까 멀어지면 다가올까
오도가도 못한 채 서성이던 그 마음
바닷속에 뿌리내린 고요한 섬이 되어
▪ 장려상 박선심 (경주시 용강동)
대마도
통영 땅 너머
동해 연무 너머
가까운 듯 먼 듯
너는 아스라이 넘실거리네
전쟁의 거친 풍랑에
피비릿내 아규비환이 뒤섞여
신라역사의 한 페이지 수를 놓고
너는 저물어 갔네
회유의 잔잔한 풍랑에
기모노와 한복이 호형호제 노래하고
조선역사의 한 페이지 조각하고
너는 머물러 있네
통영 땅 너머
동해 연무 너머
가까운 듯 먼 듯
너는 21세기를 함께 걸어가네.
▪ 장려상 임정신 (경주시 동천동)
대마도
닿을듯 닿지않는 닿을 수 없는 거리
눈에만 눈에만 보이는 끝없는 그곳
마음처럼 금방 다가설수 있다면
해지고 달가는 동안
출렁이는 눈가의 서글픔 어찌하나
아련히 아련히 다가오는 너는
보였다 다시 멀어지고 또 뵈는
울렁이는 내맘을 잠재우지 못해
모래터 부서지는 물가에 하염없이
이상의 그리움을 흘려 보내네
높디높은 곳 찾아올라 손짓하면
내 그리움이 보이려나
목청껏 목놓아 소리짓 하면
내 슬픔이 보이려나
검푸르게 부서지는 물거품 잡고라도
가고싶네 그대 그 자리로
하얀새 날개 부여 잡고라도
가야겠네 꿈꾸던 그곳으로
제35회 청마백일장 입상작품(2015. 9. 12).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