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시험지에 적어 낼 답이 없다. 새 정부에서 부동산활성화 대책은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며, 가계부채 해소방안에 무슨 묘수가 있을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유주택자들도 수긍할 수 있고, 무주택자도 좋아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은 없을까?
특히 가계부채 해소 방안에는 부동산으로 망한 사람들을 국가예산으로 살려 준다는 도덕적해이가 도마 위에 오르고 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을 찾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이럴 때 대기업에서 몇 십조 기부를 하게 되면 해결이 되련만 그럴 기업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부동산시험에 어떤 문제가 출제 되건 꼭 적어 낼 해답은 정해져 있다. 아래 답을 빼놓으면 아무리 좋은 달아도 0점일 것이다. 이런 답이 포함되는 문제가 출제돼야 하고, 그런 해소방안이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제발 이제는 신발 신고 발등 긁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첫날밤을 잘 보내려면 숨어있는 옷고름을 잘 풀라는 뜻이기도 하다.
1. 일반주택시장은 경매물건 줄어져야
일반주택시장의 중대형은 시세의 절반 값으로 경매물건으로 나와 있음이 현실이다. 용인 어느 지역 초대형 평형이 시세는 8억 원인데 4억2천만 원에 경매장에 등장했다. 옛날 15억 하던 물건인데 1/4토막으로 줄어진 셈이다. 중대형도 거의 그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일반 매수자들은 1/4 값에 미련이 있어 일반 매물에 선 듯 대들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 물건과 경매물건은 차이가 많음을 알아야 한다. 숨어있는 유치권이나 세입자, 기타 압류사항이 많아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경매에서 망한 사람들은 대개 권리분석이 부족하여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라는 식으로 걸려들었다가 쪽박 차는 사람들이 아니던가?
일반주택시장에 빛이 들면 경매시장은 게 눈 감추듯 없어진다. 거래가 되고 시세가 있게 되면 경매를 취하하고, 그 물건은 일반시장에 유통되는 게 일반적이다. 경매가 줄어들려면 거래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중대형의 경매물건이 늘어나는 이유는 바로 거래 두절이다. 새 정부 부동산정책의 제1순위는 거래활성화임을 잊지 마시라.
2. 입주된 아파트 단지에 악성 미분양 사라져야
3개월 전에 입주를 마친 수도권 어느 아파트는 560세대 중 약 70세대가 겨우 입주를 마쳤다. 그 아파트뿐이 아니고 부근 아파트들도 입주 20%선에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입주가 이 정도로 되지 않으면 건설사는 딱 한곳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딜까? 부도~
그래서 건설사와 은행에서는 “하늘이여, 어서 입주가 되도록 도와주소서.”라는 기도를 하고 있고, 입주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하늘이여, 부디 나를 저 아파트에 들어가지 않도록 도와주소서.”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 하늘은 누구의 편을 들어주실까? 아무튼 건설사가 부도나거나 기업회생신청(법정관리)이 되면 일은 더 복잡해진다는 사실만은 이해하시라. 아파트는 고아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부모라면 아파트는 자식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포악해도 친부모가 있어야 자식들에게 교통정리를 해 줄 수 있지 않을는지? 그런 연유로 건설사가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신청이 돼버리면 계약해제가 안되어 수분양자들이 신용불량이라는 덤터기를 쓰게 되는 것이다.
새 정부에 다음 사항을 권하고 싶다.
1. 수분양자가 형편이 어려워 입주를 하지 못할 때에는 계약금만 귀속하고 즉시 해지하라. 시일을 끌어도 마른나무에 기름 짜기다. 그 정도로 서민들의 생활이 궁핍해졌다.
2. 입부를 하지 못하더라도 신용카드 정지하거나, 재산 가압류하는 일 없도록 하고, 이미 가압류 된 재산은 즉시 풀어라. 계약금 날리고 속 쓰린 사람에게 이중, 삼중으로 확인사살하지 마시라는 뜻이다.
3. 입주불가능으로 인해 신용상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은 소급해서 모두 해제하고, 선량한 시민으로 돌려보내라. 그들에게는 가족이 있고 생업이 있다.
4. 현재 미입주 아파트는 모두 회수하여 대한토지주택공사 주관 하에 임대용으로 돌려야 한다. 값싸게 주면 멀어도 갈 것이다. 덕분에 집 없는 사람들 좋은 집에서 한 번 살아보자.
3. 신규분양시장 이제 가닥을 잡을 때가 됐다.
아무 대나 말뚝 박으면 돈 벌었던 시대는 이제 갔다. 신도시라고 퍼 붓지 않도록 하자. 신도시 생기면 미분양 나고, 그 부근 시장까지 다 죽지 않는가. 그리고 선 분양을 줄여야 한다. 은행에서 중도금 대출로 재미 보던 시대도 마감하자. 그러다가 망하면 국가 돈으로 살려주고?
4. 이제 부동산은 사도 손해 본다는 불안 없어져야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부터 내려왔던 쾌쾌 묵은 부동산 대책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내놓은 22회의 자질구레한 대책들도 싹 없애고 굵고, 믿음 있고, 가닥 있는 정책으로 통일해야 한다. 실타래처럼 뒤엉켜 뭐가 뭔지 알 수 없음이 사실이다.
뭐 더 할 말 있겠는가. 취득세 감면. 양도세 폐지. 다주택자 중과세폐지. 다주택자 임대보호.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이면 족할 것이다. 이런 것 폐지돼도 주택 값 오를리 없고, 다소 오르게 된다 해도 인플레 상승분도 되지 않을 것이기에 걱정 없으리라. 그렇게 되면 다시 다주택자가 움직일 것이고 시장은 활력을 찾을 것이다. 이런 답안지가 모범 답안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