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종종 언급하는 개신교(장로교 등) 목사님들이 많이 참조하시는 "옥스퍼드 원어성경대전"(아래 사진자료 참조)에서 다니엘서 3:25에 대한 흥미로운 주석 내용이 있어서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아래 다니엘서 3:25의 배경은 다니엘의 세 친구들이 느부갓네살의 금 형상에 절을 하지 않았기에 맹렬히 불타는 용광속에 던져졌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후 느부갓네살 왕이 놀라서 한 말입니다.
<킹제임스흠정역/KJV>
ㅇ 킹제임스흠정역 : 그가 응답하여 이르되, 보라, 내가 보니 결박이 풀린 네 사람이 불 가운데서 걷고 있는데 그들이 아무 해도 입지 아니하였고 그 넷째의 형체는 하나님의 아들과 같도다, 하더라.
ㅇ KJV : He answered and said, Lo, I see four men loose, walking in the midst of the fire, and they have no hurt; and the form of the fourth is like the Son of God.
<개역성경/NIV>
ㅇ 개역개정역 : 왕이 또 말하여 이르되 내가 보니 결박되지 아니한 네 사람이 불 가운데로 다니는데 상하지도 아니하였고 그 넷째의 모양은 신들의 아들과 같도다 하고
ㅇ NIV : He said, “Look! I see four men walking around in the fire, unbound and unharmed, and the fourth looks like a son of the gods.”
아이러니하게도 이 옥스퍼드 주석에 의하면, 개역성경은 "신들의 아들"(a son of gods)로 표기하고 있지만, KJV 등의 번역처럼 "하나님의 아들"(the Son of God)로 번역한 것이 더 타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신들의 아들"(a son of gods)과 "하나님의 아들"(the Son of God) 중 어떤 번역이 정확한 것일까요?
자, 여기서 왕의 두 눈으로 본 것은 분명 “하나님의 아들”이었습니다. 영어 킹제임스성경에서는 분명히 대문자로 “the Son of God”이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역본들은 “신들의 아들”(a son of God)로 표현해 놓고 있습니다. 어떤 표현이 맞을까요? 말하자면, 용광로에 던져진 세 사람의 유대인들과 함께 거닐고 있는 “그 넷째 사람”은 느부갓네살 왕이 본 그대로 킹제임스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의 아들”로 본 것이고, 현대역본에 의하면 그럴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현대역본의 번역자들은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느부갓네살 왕보다 자신들의 추측을 더 신뢰하거나, 느부갓네살 왕의 정직한 증언이 믿어지지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전통적으로 보존되어온 안디옥 본문(공인본문)이 아니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수정된 본문(비평본문)을 지지하는 현대 신학자들은, 킹제임스성경이 뭐라고 언급하든, 느부갓네살 왕이 하나님의 아들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추측하며, “신들의 아들”이라고 번역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래 히브리어에서는 명사에 관사를 붙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이것을 영어로 번역할 때 명사에 부정관사 “a”를 붙일 것이냐, 아니면 정관사 “the”를 붙일 것이냐 하는 것은 순전히 문맥의 내용에 따라 판단해야 될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성경 번역자가 그 문맥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제임스 왕의 명령으로 50여명의 당대 최고의 학자들로 구성된 번역위원회에서 만든 영어 킹제임스성경이 정확할지 아니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영향을 받은 수정된 비평본문을 지지하는 학자들에 의해 번역된 현대역본들이 더 정확할지를 판단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하한 경우에도 문법이나 번역자의 의견이 성경의 진리보다 우선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