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늦은 아침을 먹으러 문호리 팥죽집을 들렀다.
올만에 찾았는데 반가이 맞아주시던 사장님은 안계시고
주차도우미 아저씨와 주방모자를 쓰시고 서빙하는 아저씨의 모습에서 예전과는 좀 달라진 분위기인듯.
아직 점심은 이른데 손님들이 제법 찾으신걸 보니 방송타신 효과도 보신듯...
내부는 시원하고, 여기저기 낙서는 변함없고, 우리의 자리인 창가도 다행히 비어서 후딱 자리를 잡았다.
흠미~
근디 뉘, 밤새 개구락지 자세로 자더니만 팅팅 부었슝.ㅋ
차림표다.
가격이 또 올랐다.
6.000~8.000원 할때도 싸다 생각해 본적은 없었지만, 이젠 10.000원이 육박한 가격을 주고 팥죽을 먹어야 한갑다.
'팥죽 너 이런 몸값까지는 아니잖여.ㅋ'
비올때, 추울때 간혹 생각났던 팥죽과 들깨수제비를 주문했다.
양은 작은 옹기에 그득, 넉넉하게 나온다.
함께나온 밑찬은 깔끔하게 이렇게 세가지가 나오며, 무우말랭이는 포장을 해서 판매를 별도로 하신다.
난 요 자박한 맑은 김치에 딱 꽂혔다.
뜨겁고, 단, 팥죽에 시원하고, 개운하고, 맑은 김치가 너무나 잘 어울릴듯...
팥죽은 소금과 설탕을 적당히 약간 단듯하게 맞추면 팥맛이 더 난다.
칼국수면은 가늘게 잘 썰어져서 식감은 좋은데
국물 첫맛에 팥 특유의 독한 맛이 톡!!
어라잇.
진한 팥색의 국물은 좀 걸죽하다.
국물이 걸죽하면 칼국수면과 어우러저 금새 부는듯 국물이 텁텁해지니, 너무 걸죽해도 맛이 그닥이다.
어째 예전만큼 팥맛에 고소함이 덜한 것은, 변해버린 내 입맛 탓일까앜?
신랑이 주문한 들깨수제비다.
수제비 면발은 직접 손반죽을 해서 뜯어 넣어 쫄깃하고, 무엇을 넣었는지 초록색이다.
잠깐 다녀가신 주방아주머니께 여줘보니 부추즙을 사용하셨단다.
들깨 국물은 거칠게 갈아졌지만, 고소한 맛이 좋다.
간혹 콩국수나 두부요리를 할때 고소함을 더하려고 잣을 넣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여튼 고소하기는 하다.
어째 그리 좋아하던 팥칼국수를 깨작거리고 있다.ㅋ
오히려 개운하고 깔끔한 김치가 더 인기가 좋아서 리필~
입맛이라는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변하기도 하는것 같다.
예전엔 맛있었는데, 이젠 아닌 경우,
같은 집을 두번가면 이상하게 맛이 없는 그런 경우.
그래도 이 집은 종종 다녔드랬는데.ㅋ
재료에 인건비 가격은 점점 오르지만 맛은 올라가지 않는
음식이란 것이 어쩜 가격에 맞는 맛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된다.
[문호리팥죽]
주소 :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666-6
전화 : 031-774-5969
영업시간 : 오전 9시30분~20시
휴무일 :
주차 : 가능
매뉴 : 팥옹심이 9.000원, 팥칼국수 8.000원, 들깨수제비 8.000원
(주변 볼거리)
양수리여행/주말나들이로 좋은 탐스럽게 핀 세미원 연꽃구경
(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