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살리는 생각 수업> 20
【3장】살아가는 데도 힘 조절이 필요하다.
- 가까울수록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생각의 습도】
매일 적잖은 사람을 만나지만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고, 자주 봐도 무덤덤해 가볍게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 자기 마음에 들면 자주 만나 시간을 같이하고 싶고, 마음을 나누고 싶은 것이 일반적이다. 나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마음이 가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들리면 귀를 쫑긋 세우기도 한다.
문제는 나는 상대가 마음에 드는데 상대는 나를 싫어하거나, 아니면 아주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우에 발생한다. 지나친 관심은 상대 입장에서는 거북한 호의가 된다. 지나치게 집착해서 하루에 수십 차례 전화하고 바빠서 통화가 안 되면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느냐며 짜증 섞인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애인이 있다면 삶이 피곤해지고 불쾌지수가 올라간다. 한두 번 전화해보고 안 받으면 업무가 많아 시간 내기 곤란하구나' 하며 가볍게 넘기면 될 일 아닌가.
나아가 혹시라도 자기 마음에 든다고 상대 의사는 묻지도 않고 그를 통제하려 들면 심각한 문제로까지 치닫는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끔찍한 사건은 모두 정말로 상대를 사랑했다면 도저히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다. 집착을 사랑으로 착각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상대를 해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서로가 동의하는 상황에서만 모든 인간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지나친 집착은 상대의 목을 조르는 것과 같다. 집착하는 당사자의 삶도 행복하지 않겠지만 의심당하는 쪽은 그야말로 미칠 지경이다. 깨질 듯한 두통 탓에 진통제를 하루 서너알은 먹어야 견디고, 울화가 심해 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자야 겨우 잠을 이룰 수 있다. 안면 홍조가 심해 만나는 사람마다 낮술 먹었느냐고 물을 정도다.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으로 인해 응급실에 갔다가 심장혈관 이상이 발견돼 스탠드 시술을 받기도 한다.
집착이 강한 사람은 식욕, 성욕, 탐욕, 명예욕도 강하다. 자의식이 세고 자존심이 강해 가벼운 일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의 벽이 크고 단단하게 둘러싸고 있는 탓이다.
집착이 많은 사람은 혀에 끈적거리는 설태가 많이 끼고, 결석이 잘 생기며, 석회가 쌓인다. 요즘 유행하는 담적병, 혈액 오염, 농포, 심장 비대, 성대 부종, 뾰루지, 부풀어 오르는 두드러기가 자주 생긴다. 정신적으로 분리불안증이 있기도 하다.
물론 부모 자식 간에도 지나친 집착이나 간섭은 좋지 않다. 부모가 자식에게 압박과 부담을 주면 관계가 깨지기 쉽다. 자녀에게 무언가를 억지로 하게 하는 것은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없고, 효과가 있더라도 오래가지는 않는다. 바라는 쪽의 생각과 주는 쪽의 생각이 저울추처럼 수평을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개 준 쪽에서는 충분히 해줬다고 생각 하지만, 받은 쪽에서는 적게 받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저 가족 간의 사소한 마음 씀에도 서로 “고마워요” “수고했다" 라고 인사를 건네는 게 제일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가 없이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을 줄여야 부모 자식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다.
쓸데없는 집착에 휩싸여 얼굴을 찌푸리며 주위 사람을 닦달하고 살지, 무소유의 정신으로 부담 없이 평생 즐기며 살지는 자신이 결정해야 할 문제다. 무엇이 행복한 삶을 만들까? 생각이 지혜롭다면 적어도 쾌적한 삶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