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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산꾼들중 해파랑, 남파랑, 서해랑에 이어 "카미노 데 산티아고"등 외국의 순례길까지 관심을 가지는 분이 있어서 일본의 순례길 "오헨로"를 소개하여 봅니다!
과거 일본영화 "여자의 길"을 접하면서 알게된 시코쿠 四国八十八箇所의 사찰을 순례하는 순례자의 길 "오헨로"는
일본 헤이안시대의 승려 구카이(空海, 774-835) 대사와 관련된 절 88군데를 가리키는 총칭이다.
순례길은 쿠카이 대사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시코쿠의 해안가를 따라 1,600km 정도를 도보나 자전거, 버스, 택시 등을 이용해 한 바퀴 도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오헨로의 역사의 시작은 예로부터 시코쿠는 나라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었기에 여러 수행자들이 모였던 것에서 쿠카이대사로 이어집니다.
쿠카이 대사는 774년 사누키, 즉 오늘날 시코쿠의 카가와현에 있는 젠츠지(75번 절) 자리에서 태어나 일본 내의 온갖 학문을 배웠으나 만족하지 못했다.
쿠카이는 불교에 입문하여 시코쿠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행하던 중, 804년에 중국 당나라에서 불교를 공부하고자 견당사와 함께 배에 올라탔다.
805년에 당나라 장안의 청룡사(靑龍寺)에서 밀교의 고승 혜과(惠果)를 만나 반 년 정도 밀교의 가르침을 전수받고 관정을 받았다. 그해 말에 혜과 대사가 열반에 들자 이듬해(806) 쿠카이는 일본으로 귀국하여 진언종을 창시하고 835년에 입적했다.
쿠카이는 승려가 된 뒤 사용한 법명이고, 921년에 일본 조정은 쿠카이에게 코보(弘法, 홍법) 대사란 시호를 내려, 지금도 일본인들은 흔히 쿠카이를 '코보다이시(홍법대사)'라고 부른다.
시코쿠에서 쿠카이와 관련된 사찰 88곳을 도는 행위를 오헨로(お遍路)라 부른다. 종교학자 호시노 에이키(星野英紀)가 헨로 시작에 대해 4가지 설을 정리했다.
1)815년, 쿠카이 대사가 42세 때 자신이 88개 영장을 하나하나 수행하면서 개창했다.
2)쿠카이 대사가 죽은 후 제자 신제(真済, 800~860)가 스승의 유적을 돌아다닌 데서 시작했다.
3)에히메현 마츠야마시의 호족 에몬 사부로(衛門三郞)가 쿠카이 대사를 박대한 죄를 깨닫고 대사에게 사죄하고자 헨로를 떠난 데에서 비롯했다.
4)사가 천왕의 아들로 쿠카이 대사의 제자가 된 신뇨(真如) 스님에게서 유래했다.
당연히 신앙상으로는 쿠카이 대사가 개창했다는 설이 중시되지만, 누가 시작했는지는 불명확하다.
헤이안 시대(794~1185/92) 후기에 원형이 완성되어 무로마치 시대(1336~1573)에 정착했고, 에도시대 17세기 말 겐로쿠(元禄) 년간에 전후에 민중에게 널리 퍼져 많은 사람들이 오헨로에 나섰다.
예전에는 헨로가 수도자들이 중심이었고 때로는 헨로 중 죽음까지 각오해야 했지만, 지금은 쿠카이 대사를 존숭하는 많은 일반인들이 일본 각지에서 찾아온다. 현대에는 종교와 관련없이 여행을 목적으로 길을 걷는 사람도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입니다..ㅎ
자료를 정리 요약하는 일본인들 답게 오헨로의 용어도 많습니다..
*결원(結願 케치간): 88개 사찰을 전부 돌아 순례를 마친 것.
*경본(経本 쿄혼): 단어 자체로는 불경(佛經)이란 뜻이지만, 여기서는 찰소에 제출하는 불경을 말한다. 원래는 88 사찰 순례에서 불경, 특히 반야심경을 손으로 필사하여 참배하는 찰소의 본당에 제출했다고 한다. 지금도 옛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으나, 대부분은 각 본당에서 정해진 방법대로 예불을 올리는 것으로 대신한다.
*금강장(金剛杖 콘고즈에): 상부 4곳에 홈을 파 오층탑 모양으로 만든 백목 지팡이. 헨로를 인도하는 쿠카이 대사의 분신으로 간주하여 소중히 다룬다. 숙소에서 잘 때도 바깥에 두지 않고 깨끗하게 씻어 방 안 머리맡에 세워두고, 순례가 끝난 뒤 88번 오쿠보지에 봉납하는 이들이 많다. 주의할 점은 다리를 건널 때에는 지팡이를 쓰지 않는 것. 전승에 따르면 쿠카이 대사가 다리 밑에서 잠을 자야 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다리에서 지팡이를 사용함은 다리 밑에서 주무시는 대사님을 깨우는 행위라고 한다. 헨로들은 사용한 금강장을 보통은 88번 사찰에 봉납하는데, 1년에 한 번씩 호마 의식을 하며 금강장을 태운다고 한다.
*나무대사변조금강(南無大師遍照金剛 나무다이시헨조콘고): '변조금강 대사님께 귀의합니다.'라는 뜻. 원래 변조금강은 비로자나불을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쿠카이 대사가 당나라에서 유학할 때 스승으로부터 관정을 받으며 함께 얻은 호칭이다. 순례할 때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밀교 법회에서도 자주 외운다. 일본 밀교에서는 옴 마니 반메 훔보다 일상적인 기도문이다.
*대사당(大師堂 다이시도): 사찰에서 구카이 대사를 모신 건물.
*동행이인(同行二人, 도교니닌): 순례를 할 때 항상 쿠카이 대사가 같이 있다는 뜻. 순례의 필수품인 금강장(金剛杖)을 쿠카이 대사라고 여기기 때문에, 순례를 혼자 하든 여럿이 하든 개인적으로는 쿠카이 대사와 함께인 것이다.
*반야심경(般若心経 한냐신교): 우리가 아는 반야심경이다.
*번외찰소(番外札所): 88개 이외에 쿠카이 대사와 관련이 있는 절. 20곳이 있다. 가는 사람이 적다보니 도보로 간다면 으슥한 산길을 지나는 일이 많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삿갓(菅傘 스게카사): 순례자를 상징하는 일본식 삿갓. 실담문자로 미륵을 뜻하는 종자자가 씌었는데, 이쪽이 앞에 오도록 착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운이 온다고.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따가운 햇빛을 막는 기능을 한다. 삿갓이라 야구 모자 등과는 달리 접을 수 없으므로, 모자를 쓰고 순례하는 경우가 많다. 비닐커버가 달린 삿갓은 비올 때 우산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머리에 쓰는 부분이 굉장히 따가워 수건을 두르고 쓰는 것을 추천한다. 가방에 매달고 다니다 도시 한번 들어갔다 오면 만신창이가 되곤 한다.
*스도마리(素泊まり): 밥을 제공하는 숙소에서 밥을 먹지 않고 잠만 자고 가는 것. 당연히 일반 숙박보다 저렴하다.
*숙방(宿坊 슈쿠보): 절에 있는 숙박용 건물에서 자는 것이다. 스도마리가 아니라면 정진요리를 맛볼 수 있다. 대개 1박 2식에 6천 엔대, 스도마리 4천 엔대. 당일에 갔을 때 방이 있다면 저녁 없이 아침만 주는 조건이 가능한 곳도 있긴 하다. 이용하기 전에 무조건 예약하자. 일본어를 못하거나 전화기가 없다면 본인의 숙소/납경소에 부탁해보자. 대부분 안에 욕장이 있어 피로를 풀기 좋다.
*아루키 헨로(步き遍路): 88개 사찰을 걸어서 순례하는 사람. 오셋타이로 차를 타고 가기도 하지만, 고집스럽게 정말 '두 다리로만' 가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어영가(御詠歌 고에이카): 옛날 글을 모르는 오헨로상들이 정식 예불을 올리거나 경본을 바치지 않고, 해당 찰소의 본존불이나 또는 해당 찰소 자체를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이때 부른 노래를 '고에이카'라고 하는데, 현대에는 무형문화재 비슷한 느낌으로 전승한다. 시코쿠뿐 아니라 일본 불교 전반에 퍼진 관습이다.
*영장(霊場)ㆍ찰소(札所)ㆍ사찰: 영장은 신령이나 부처와 관계된 영험한 장소, 찰소는 옛 일본에서 순례객들이 오사메후다를 내는 사찰을 가리킨다. 사람이 만든 종교시설이 아닌 곳도 영장일 수 있고, 찰소가 아닌 절도 물론 사찰이다. 시코쿠 88개소만이 아니라 일본 곳곳에 영장, 또는 찰소라 불리는 장소들이 여럿 있지만, 88개소 순례를 떠났다면 영장이나 사찰은 대부분 88개소 사찰을 가리킨다.
*오사메후다(納め札): 순례자의 이름, 주소를 기입하여 참배한 사찰의 본당과 대사당에 봉납하는 일종의 참배 증명서. 대부분 찰소의 납경소에서 취급하는데, 자신이 직접 만들거나 그려서 내도 괜찮다. 1~4번째 순례자는 흰색, 5~7번째 순례자는 청색, 8~24번째 순레자는 적색, 25~49번째 순례자는 은색, 50~99번째 순레자는 황금색, 100번 이상은 비단 오사메후다를 쓰곤 한다. 오셋타이를 받아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써서 주거나, 순례자끼리 명함같이 교환을 하기도 한다. 순례 중에 비단 오사메후다를 받기도 하는데 굉장히 귀한 것으로, 센타치의 힘으로 순례자를 지켜준다는 말이 있다. 봉납함에 넣은 오사메후다는 각 찰소에서 1년에 한 번 태우는 행사를 한다.
*오셋타이(お接待): 마을 사람들이 수행을 하는 스님들에게 공양을 하던 문화가 그대로 남아 순례자들에게 접대하는 것이다. 음식을 주거나 차로 다음 찰소까지 태워다주거나 집에서 재워주거나 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 도움을 가리킨다. 오셋타이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거절하지 않음이 예의이다. 이것을 노리고 순례자인 척하는 사기꾼이 기승이라고 한다.
*오스가타(御影): 납경소에서 묵인을 받은 뒤 주는, 본존이 그려진 종이. 200엔을 더 내면 컬러 오스가타를 받을 수 있다. 각 찰소 본존의 분신(그림자)이므로 소중히 보관하자. 백의에 묵인을 받을 경우에는 주지 않는다.
*오츠토메(お勤め): 절에서 행하는 법회에 참가하는 것. '곤교'(勤行)라고도 한다. 찰소에 참배, 납경 등도 넓은 의미에서 포함된다. 물론 순례길 걷기도 포함된다.
*오헨로(お遍路): 88개소를 순례하는 행위.
*오헨로상(お遍路さん): 시코쿠 88개소를 순례하는 사람을 부르는 말. 오시코쿠상이라고도 불린다.
*진언종(真言宗 신곤슈) : 밀교의 종파. 비밀주의가 굉장히 강해 본존불상을 공개하지 않은 절이 많다. 이런 사찰에서 일반 참배자들이 볼 수 있는 것은 대개 진짜 본존불상을 복제한 다른 불상이다.
*헨로코로가시(遍路ころがし): '헨로를 굴러 떨어트리는 길'이란 뜻으로, 순례길에서 험난한 구간을 말한다. 11~12번 구간. 20~21번 구간. 해발 750 m인 60번(요코미네지), 해발 910 m인 66번(운펜지) 등이 헨로코로가시로 손꼽힌다.
순례의 방법은 시계방향으로 도는 준우치(順打ち)와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갸쿠우치/사카우치(逆打ち)가 있다. 갸쿠우치는 준우치보다 영험이 3배지만 힘들기도 3배라고 한다.
어떻게 돌지는 개인의 자유지만, 순례객 대부분이 준우치 방향으로 돌고 이정표 역시 준우치 기준으로 설치되었기 때문에, 역순으로 돌면 이런 표지판을 놓치기 십상이라 더 어렵다. 윤년(2024년,2028년)은 갸쿠우치의 해라 역순으로 도는 순례자가 많아진다.
끊어서 도는 것을 쿠기리우치(区切り打ち)라 부르는데,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일정에 맞춰서 계획할 수 있기에 이렇게 해도 된다.
꼭 1번 절부터 돌지 않아도 된다. 타카마츠나 마츠야마 공항 근처에서 시작해 공항에서 끝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 순례용품은 많은 사찰에서 취급하므로 가서 사도 되지만, 지도책은 취급하는 곳이 한정적이므로 참고하자. 영문판 지도책도 있다.
예전에는 탄생지인 75번 젠츠지가 출발지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1번 절이 료젠지로 바뀐 이유는 접근성 때문인 듯.
일본의 신사나 사찰에는 납경(納経)이란 절차가 있다. 신사나 사찰에 참배하면 해당 시설에서 '이 사람은 언제 우리 사찰/신사에 참배했습니다.' 하는 의미로 써 주는 일종의 확인서인데, 이 또한 부처나 신령의 영험이 있다 하여 일본인들은 소중하게 간직한다. 주인(朱印, 슈인)이라고도 하고 납경(納経, 노쿄)이라고도 하는데, 보통은 '주인'이란 말이 더 자주 쓰이지만, 시코쿠 순례에서는 거의 모두 '납경'이라고 한다. 아무나 다 해주지는 않고 따로 소정의 이용료를 내면서 신청해야만 한다.
원래 일본의 사찰에서 '납경'은 문자 그대로 '불경을 헌납하는' 절차였다. 참배자 자신이 필사한 불경을 사찰 본존불 앞에 올리는 것이다. 지금도 과거처럼 이렇게 손수 필사한 불경을 올리는 사람들이 흔하지 않지만 있다. 이렇게 불경을 사찰의 본존불 앞에 올리면 절에서 확인증을 써주었는데, 이것이 돈을 내고 확인증을 받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납경을 신청하면 모년 모월 모일 모 시설을 참배했다고 붓글씨로 직접 쓰고 도장을 찍어준다. 더러는 해당 사찰에서 모시는 본존불을 상징하는 종자자(種子字)를 범자(梵字)로 적어주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주인/납경을 받는 전통 책자를 따로 파는데, 특정한 신사/사찰에 다녀왔다는 기념품 역할도 한다. 시코쿠 88개소 사찰들도 납경을 해주고, 순례용품 판매점에서도 88개 영장 순례 전용 납경장(納経帳)을 판다. 납경을 순례용으로 입는 하얀 옷에 받기도 하는데, 죽을 때 이 옷을 수의로 입으면 저승길을 쿠카이 대사가 인도해준다고 한다.
88번 사찰까지 돌면 순례가 끝나고 결원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1번 절까지 가서 마치기도 하고, 더 정중하게 하고자 하는 이들은 쿠카이 대사가 입적한[
진언종의 본산 고야산(오사카 아래쪽 와까마쓰 반도에 있으며 영험한 기운이 있는 산으로 알려져 유명인들의 묘소가 많다)까지 가서 참배한 뒤 납경을 받아 끝내기도 한다.
참배 방법도 정리해봅니다!
1. 산문 앞에서 합장하고 인사를 드린다.
2. 손을 씻고 입을 헹군다. (종을 치는 찰소에서는 여기서 한번 종을 친다.)
3. 본당에서 대사당 순서대로 참배를 한다. (양초→향→오사메후다를 상자에 넣는 순서로 행한다.)
4. 합장한 후 경을 봉납한다. (경전을 읽거나 사경)
5. 납경소에서 납경장에 주인(朱印)을 받는다.
납경소 운영시간은 7시에서 17시까지다. 17시가 다 되어간다면 먼저 납경소에 들려 주인을 먼저 받아도 무관하다.
경전을 읽는 순서를 빠트리는 식으로 참배를 간략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납경을 받지 않고 트래킹 코스처럼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
도보 순례는 가장 전통적인 순례 방법으로, 하루에 20~30 km를 걷는다는 가정하에 40~50일 정도 걸린다. 일본 본토를 이루는 4개 섬 중에서 시코쿠가 가장 작지만 우리나라의 경상북도와 비슷한 크기다. 제주도, 대마도 수준으로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
노숙을 하더라도 예산은 최소 300 정도는 든다. 납경료만 25만 원 정도 들고, 하루에 3끼 챙겨먹는 것도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500엔짜리 편의점 도시락만 먹어도 40일 기준 약 60만 원 정도. 걸음이 느리거나 건강상의 이유. 혹은 별격 20영장까지 한 번에 돈다면 시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도보길은 안내시설이 잘 설치되어있다. 표지석뿐만 아니라 일반 길에 헨로미치 스티커가 여기저기 붙어있고, 산길에는 빨간색 리본을 달아 길을 표시하며, 화살표를 그린 여러 가지 조형물도 있다. 길을 몰라 걱정스러울 때 표지를 만나면 굉장히 안심이 된다. 때때로 현지인들이 잘못 길을 들어선 순례객들에게 바른 길을 알려주기도 한다.
노란 지도책 <시코쿠 순례 혼자 걷는 동행이인>(四国遍路ひとり歩き同行二人)을 구입하면 도움이 된다.
숙소정보, 편의점 위치, 코인 세탁소, 쉴 만한 곳, 쿠카이 대사와 관련 있는 번외 사찰 등의 정보가 상세하다. 한국어판도 있었지만 절판되었다. 정보가 많이 달라졌기에 일본어판/영문판을 추천한다. 최신판은 11판. 가능하면 일본어 기초회화+문자 읽기 정도는 할 줄 알아야 수월하다. 2023년 기준, 가장 최신 버전은 영문판으로 현지 일본인들도 영문 가이드북을 들고 다닌다.
시코쿠의 빼어난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지만, 의외로 아스팔트길이 많이 나와 실망할 수도 있다.
중간중간 대중교통(전철+버스+트램)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무로토나 아시즈리 같이 걸어서 며칠은 걸리는 곳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가는 버스가 별로 없고 이용료도 비싼 편이다.
무로토에 가고자 한다면 고치~무로토곶~도쿠시마 버스와 전철을 3일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한다. 일본어를 할 줄 안다면 역 군데군데 붙어 있는 기차역 포스터를 통해서 알아볼 수 있다. 마츠야마역에서 쿠마고원(44~45)을 갔다가 46번 30분 정도 앞에서 내려주는 버스도 있는 등 생각보다 버스가 많다. 하루에 4대 오는 곳도 있고 2시간에 한 대쯤 오는 기차역도 있다.
로밍/유심등을 준비해가는 순례자 중 일본어 히라가나, 가타카나라도 아는 순례자라면 Y! Map(일본야후지도)가 큰 도움이 된다. 편의점(コンビニ) / 슈퍼(スーパー) / 드럭스토어(ドラッグ) 필터가 있어서 어디에 편의점이 있는지 잘 나온다. 그 외에도 음식점 등등 다양하다. 단점은 역 이름이 한자로만 나온다는 것인데 구글지도와 병행 이용해서 참고.
2018년 서일본 폭우 사태로 일부 철도가 막혔지만 전부 복구되었다.
자전거 순례는 보름 정도 소요된다. 짐도 자전거에 매달고 다니므로 덜 피곤하지만,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는 이만한 짐덩이가 없다고 한다. 순례용 자전거는 프레임, 무거운 짐을 싣기 위한 다보구멍이 중요하다.
어느 정도 자전거를 탈 줄 알아야 함은 물론, 기본적인 분해나 조립, 수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어느 블로거는 사이클로크로스에 사용되는 자전거류를 추천하지만 자신의 선택이다.
생각보다 한국에서 시코쿠까지 자전거를 운반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안 된다. 소요되는 기간이 반절 정도인 점과 그에 따른 비용 절감을 생각하면 괜찮은 방법일 수 있다.
투어 버스 순례는 오헨로 패키지로 주로 노인 단체순례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이런 투어 버스는 센다츠(先達)가 인솔하고, 납경도 단체로 한다.
오헨로 순례를 다녀오는 사람 중 이 비율이 가장 높다. 가격은 한 번에 1~88번+고야산 코스로 약 10일, 30만 엔 정도. 점심식사와 납경료 등이 별도인 경우가 많아 실제 지출비용은 더 들어간다.
그 외에도 당일치기, 39번 절까지 가는 3박4일, 49번 절까지 가는 4박 5일 등 종류가 다양하다. 버스의 크기 때문에 당연히 큰 길로만 달려야 하므로, 도보나 자전거 순례객들보다는 계단을 타는 경우가 더 많다. 이들이 납경소에서 단체로 납경을 받을 때 운이 나쁘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도보 순례자(아루키)를 배려해 먼저 납경장을 써 주는 곳도 있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다.
오헨로의 완성을 위한 최저 비용
1)납경료만 300엔 X 88개소 = 26,400엔
2) 40일 동안 편의점에서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주먹밥만 사먹는다고 해도 적어도 80만 원은 들 것이다. 거기다가 시코쿠의 요리까지 즐기고 싶다면 더 들 것이다. 거기다가 유명한 마츠야마의 도고온천에 들어간다거나, 어딘가에 묵는다거나. 전부 비용으로 10만원/일로 항공을 포함하면 500만원 정도+체력이 필요..
조금 사족을 달자면 전라남도 목포시의 유달산에는 정상 가까이 바위에 부동명왕과 가부좌를 튼 구카이 대사의 마애상이 있다. 체력과 시간 문제상 오헨로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오스나후미(お砂踏み)라는 간이 순례소를 만들기도 하는데, 일제강점기에 목포 근처에 살던 일본인들이 유달산을 등산하면서 오스나후미를 할 수 있도록 불상 88좌와 쿠카이 대사의 마애상을 설치한 것. 광복 이후 불상들은 파괴하거나 다른 데로 옮겼지만, 바위에 새긴 부조는 부수기도 힘들고 딱히 제국주의와 연관된 것이 아니다보니 그냥 놔두어서 지금까지 남아있다.
외국인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로 공식 센타치가 된 '최상희'란 사람이 한일교류와 시코쿠 순례길 알리기에 힘쓴다. 순례하다 만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알 정도로 시코쿠 순례길에서는 유명인사인 듯하다. 한국어로 쓴 책의 번역본이 일본에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