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첫번째 앨범으로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낸 믿음의 유산,
그때까지의 한국 CCM에 굉장한 활력을 불어넣어주었으며, 뿐만 아니라 이후로도,
여러가지 활동과 일반 대중음악 뮤지션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한국 CCM이 가야할 길,
크로스오버에 대한 좀더 새롭고 적극적인 방향과 시각을 보여주었습니다.
1집이 출시된지 벌써 만 2년이나 되었고, 앨범의 출시가 자주 없다면 활동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는 한국 CCM계에서 그런 상황과는 전혀 상관없이 여전히 활발한 활동과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믿음의 유산. 그들이 있는 지금의 자리가 궁금하기도 하고, 곧 출시될 2집에 대한 소식도 들을 겸, 믿음의 유산 리더인 정성복씨를 만나보았습니다.
CCMer_ 개인적으론 오랜동안 무대위의 믿음의 유산을 만날 수 없었는데, 근황에 대해서 말씀해주었으면 합니다.
정성복 (이하 HF)_ 여러가지 계약문제와 멤버교체문제, 2집 준비등으로 어수선하게 보냈죠. 데모작업에 많이 집중을 해왔었구요.
현재는 10월23일 공연과 2집 앨범 작업, 그리고 2집이 나올 줄 알고 미리 잡아놓았던 공연 스케쥴을 소화하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CCMer_ 앨범을 낸지 2년이 되었고, 많은 활동과 여러가지 일들을 통해서 많은 변화를 경험하셨을 텐데, 앨범 이전, 혹은 활동 초반에 비해 입장이나 태도가 바뀐 부분이 있나요?
HF_ 아무것도 모르고 열정하나로만 뛰어들었었죠. 필드를 경험하게 되고, 저희 팀의 특성상 대중음악, 재즈와 같은 뮤지션들의 음악, CCM, 예배음악 의 경계를 많이 넘나들게 되었는데 어떻게 접근해서 어떻게 전해야할지, 어떻게 노래해야할지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는중이죠. 믿지 않는 자들을 위해서 복음을 전해야한다는 절대 명제에는 변함이 없지만,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저희 안에 충전이 필요하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민에 대해 하나님의 관점으로 말씀을 가사로 담는 일에 더욱 많은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도 알게되었구요.. 음악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더 멋진 비트, 더 좋은 톤을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구요. 다만, 요즘은 하나님을 높이는 기쁨이 쏠쏠해서 멤버들 모두 예배의 기쁨에 빠져지냅니다. (웃음)
CCMer_ 멤버도 조금 바뀌신것 같던데, 어떤 정리가 있었는지.
HF_ 1집 멤버중에 끝까지 같이 가기로했던 5명의 친구들(효식,철규,희영,신희,경선)과 군제대 후 다시 합류하게 된 임효찬군과 올 4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믿음의 유산 Choir School 출신 중에 성량이 풍부한 권희진 양을 수습멤버로 올려서 7명이 활동하고 있죠. 1집 활동시 함께했던 김신군은 현재 K항공 파일럿으로 미국에서 연수받고 있는 중이구요, 워너비를 불렀던 강태우군은 다른 기획사에서 임대로 함께 했던 친구여서, 개인활동을 준비중이죠. 나머지 다른 멤버들은 여러 상황 때문에 팀을 떠나게 되었죠. 워낙 목에 부담이 많이 가는 음악이라 활동하면서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떠난 친구들도 있었죠.
CCMer_ 밴드의 라인업도 앨범과는 변화가 있는거죠?
HF_ 밴드도 작년 9월 호주투어부터 변화가 있습니다. 밴드 마스터이자 저희 프로듀서인 베이시스트 강상태군과 저희 메인 건반인 정유정양은 그대로 팀의 중심으로 있구요, 드럼에는 박정현, 임재범 등의 투어 세션을 맡았던 하형주군이 들어오게 되었구요, 세컨 건반에는 조규찬, 테이, 지오디 투어 및 앨범 세션을 맡았던 이화양이, 기타는 임재범, 팀, 김종국 등의 라이브 세션을 맡았던 박주원군이 함께 호흡을 맞쳐오고 있습니다. 모두 20대 중반의 젊은 뮤지션들로 열정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죠.
CCMer_ 일반 대중음악 뮤지션들과 많은 소통이 있었죠? 간단하게 나마 소개해 주시겠어요?
HF_ 그렇게 많은 소통이 있었던 것은 아니구요 (웃음) 박효신 4집 "몰랐죠"라는 곡에 Choir 편곡 및 피쳐링으로 참여하구요, 조PD 5집의 "church 2 da street"에 writing 및 Choir 피쳐링 했었구요, 10여 차례 같이 라이브 무대를 가졌죠. 박화요비의 크리스마스 공연과 앨범 발매 공연에 코러스 및 게스트로 참여하기도 했구요, 작년 크리스마스 기념 앨범에 2곡 Choir 편곡과 피쳐링으로 참여했죠. 이땐 김범수, 이수영, 박효신, 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의 유명 아티스트들과 함께 녹음을 했죠. 그리고 Ann과는 1집 녹음과 2번의 라이브를 함께 했었구요, 아소토 유니온의 오르가니스트이자 프로듀서인 임지훈씨와는 여러 번의 공연과 2집 작업을 함께 하고 있죠. 그리고 2집 작업때 또 여러 뮤지션들과 함께할 것 같아요.
CCMer_ 그동안 사역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셨을 텐데 최근에 경험한 가장 인상적인 일이 있다면?
HF_ 몇 주전인 camp walker에서의 공연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언제나 흑인들 앞에서 공연을 가질때면 말할 수 없는 긴장감을 가지게 되는데, 특히 camp walker는 6차례 정도 저희가 공연을 가져왔던터라 그 누구보다도 저희 레파토리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이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100% 새로운 곡들로 16곡 정도를 준비해 갔었죠. 밴드도 매일같이 밤새고, 보컬들도 정말 목이 터질만큼 연습하구요.. 이전까지는 저희가 메세지를 전하고, 테크닉적으로 완성된 음악을 들려주는데 초점을 맞추어서 공연을 준비해왔었죠. 음악에.. 음압감에.. 보컬의 테크닉에.. 하모니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나누었지만.. camp walker 에서 신앙의 공동체를 키워가시던 그분들에게는 (음악적인 부분에 촛점을 두는) 저희에게 아쉬움을 많이 가지셨었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엔 저희가 다르게 준비했었죠. 기도로 준비하고, 이 공연 가운데서 온전히 저희가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나. 그분의 임재를 노래하는 것에 그분의 보혈의 기쁨을 감사함으로.. 그분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초점을 맞추었죠. 저희가 무엇가 하나님의 메세지를 대언하려는 생각보단 무(!)조건 하나님을 높여드리고 그분의 임재가 있는 예배에 초점을 맞추어서 초반부에는 노래했죠. 첫곡인 We've Come To Praise Him이라는 곡으로 우리 찬양하러 여기 왔다고 다함께 선포하며 노래하는 순간 말로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함께 간 Choir 멤버와 밴드, 보컬, 흑인교회분들, 스탭들 모두 기쁨으로 찬양했죠. 그 다음은 모든게 너무 쉬워지더라구요. Center Of My Joy를 부를때 흑인들이 하염없이 흘리는 기쁨의 눈물을 저희도 함께 흘리고, 깊은 찬양으로 몰입되면서 그 자리에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뜨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었구요. 특히 교회내 작은 분쟁으로 교회가 재작년에 분리가 되었던 그곳에서 blood song을 불렀더니 모두 가사에 공감하며... 가사 내용이 흑인과 백인, 피부색은 다르지만 피는 붉기 때문에 그 붉은 피로 예수 그리스도가 승리하셨기때문에 그 피가 붉을 동안 우리는 모두 주의 자녀로 희게 되었다는... 매일 다른 곳에서 나누어져 예배드리지만 아버지께서는 아파하신다며... 우리 죄를 ㅆㅣㅆ는 것은 예수의 피밖에 없다는 메세지가 그들과 우리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죠. 진정 예배의 기쁨, 회복,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한 뜨거운 시간이었었구요. 저희 생각을 바꾸게 하는.. 그동안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일을 시키시는 것이고 우리는 도구이기때문에 하나님께 때론 불평도 하곤 했었는데.. 하나님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더 관심을 가지고 계시더라구요. 그분을 높일 때 한량없는 기쁨과 평안을 선물해 주시더라구요. 저흰 그 기쁨때문에라도 더 노래해야 할 것 같아요. 좋아서... (웃음)
CCMer_ 2집을 준비 중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의 진행에 대해서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HF_ 2집을 저희손으로 다 만들기 위해서 몇달밤을 지새웠는지 모릅니다. 그러다 마음에 안들어서 다시 엎고.. 그러면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구요. 쉽지 않은 작업을 하면서... 그래도 이젠 데모작업이 거의 끝나가고 있구요, 본 녹음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아마 1-2개월 안에 마무리 될 것 같구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블랙가스펠 본연의 찬양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메세지를 함께 담은 앨범으로 준비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음악적 스타일도 정통 블랙가스펠에 힙합비트나 올드스쿨 샘플같은 것들을 섞은 음악들을 담고 있구요, 다소 편안한 스타일의 곡들도 담을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미국으로 돌아가신 Nelson Williams 목사님의 "By Faith"라는 곡을 믿음의 유산을 위해 써주셨는데 저희에겐 그 곡이 힘이 많이 되죠. 우리가 믿음으로 (by faith) 이곳까지 달려왔으며 이 믿음으로 세상을 이겨나가겠다는 목사님의, 저희를 향한 메세지가 담긴 곡이죠. 이번 camp walker 공연에서 초연을 했는데 호응이 뜨겁더군요. 1집과 마찬가지로 좋은 뮤지션, 좋은 스탭들과 최선의 것으로 2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CCMer_ 콰이어가 있다고 하시던데 어떤 분들인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HF_ 블랙 가스펠이 솔로나 연주자들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 높여서 함께 찬양할 때 느낄 수 있는 에너지가 굉장히 중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노래가 형성되어지기에 7명의 멤버로 표현할 수 없는 떼창(^^)의 느낌을 살려 함께 찬양하고 싶어서 예전부터 준비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가, 이번에 양재동으로 스튜디오를 옮기면서 4월부터 1기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1명의 멤버가 있구요, 이분들은 각기 학생,직장인,공익근무요원 등 다양한 분들이지만 찬양에 대한 열정만큼은 아주 뜨거운 분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 믿음의 유산이 여러 모습으로 많이 힘들었을때도 이분들의 기도와 격려로 다시 일어서곤 했어요. 소중한 믿음의 유산 식구분들이죠. 이분들과는 발성부터 시작해서 개인녹음, 파트별 녹음, 밴드 합주, 흑인교회 공연 등 여러 형태로 함께 찬양하는 작업들을 해나가고 있구요, 이번 2집에서 2곡 참여할 예정이구요, 이미 2번의 라이브 무대를 같이 경험했구요, 섣부른 얘기일 수 있는데 2집 발매 후에 2.5집 형태로 준비할 "Sunday Morning Service"라는 제목의 블랙가스펠 예배 음반에는 거의 주체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올 11월 다시 뽑게될 Choir 2기와 함께 준비할 예정이죠. 그리고 10월23일 God Cares 공연 같은 큰 공연에도 함께 설 예정입니다.
CCMer_ 준비하고 있는 콘서트는 2집에 관한 것인가요?
HF_ 2집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는 아니구요, 저희 믿음의 유산이 그동안 저희의 살길을 찾아 바쁘게 헤메는 동안 돌아봐야할 것에 대해 너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는 것을 최근에 느끼게 되었어요. 최근에 멤버중 한명의 어머니께서 생사를 넘나드는 병에 걸리셨죠. 여러가지로 돈도 많이 들고, 돈으로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서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을 핑계로 외면해온 많은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죠. 병마와 싸우는 많은 분들을 위해 그분들에게 힘이 되는 의미의 공연을 가지고, 공연 수익금으로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이런 작업들이 계속되면서 한분이라도 더 함께 그 분들의 짐을 나눠지는 일에 동참하게 된다면 그분들이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주셨고, 뜻이 모여서 점점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동참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느낄 수 있는... 하나님께서 우리 모든 것을 돌봐주신다는 메세지를 함께 나누고 싶어서 God Cares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이런 God Cares 프로젝트의 첫번째 공연이고 10월23일 주일 저녁7시 건대입구역 나루아트센터 대극장(삼성역 섬유센터로 변경)에서 공연을 가질 예정입니다. 빅마마, 한상원밴드, 색소포니스트인 손성재씨와 아소토유니온의 오르가니스트 임지훈씨와 베이시스트 김문희씨가 주축이 된 Funkafric Booster도 참여하구요, 그 외에도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의사를 밝혀오고 있습니다. 즐겁고 신나는 공연이 될 것 같구요, 수익금 전액이 난치병 환우를 위해 쓰이구요, 헌혈증을 기증해주시는 분들에겐 작은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좋은 공연에 멋진 관객분들이 많이 오셔서 God Cares 프로젝트의 시작을 멋지게 가졌으면 합니다.
CCMer_ 이번 콘서트에는 참여하는 아티스트가 어떤 조건으로 참여하나요?
HF_ 이번 공연은 모든 아티스트 및 전 스태프(음향,조명,디자인 등)가 다 노개런티로 참여하게 됩니다. 아티스트는 음악으로, 스태프는 장비와 자신의 기술들로 모두 뜻을 함께 하는 거죠. 인간이 준비하는 공연이지만 함께 마음을 모아 공연을 하게 되어 많은 관객이 참여하게 된다면 병마와 싸우고 있는 지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God Cares All About You 라는 메세지와 함께..
CCMer_ 믿음의 유산이 나아갈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궁금합니다.
HF_ 저희 생각과 계획은 하나님의 생각과 다른 것 같아요. 저희가 하나님 말씀에 귀귀울이지 못한 것일 수 있구요... 저희는 찬양하는 것이 너무 좋더라구요, 그냥 노래하는 것과는 다른 그 한량없는 그 기쁨... 이렇게 계속 찬양하게 하시면 찬양할 것이구요, 믿지 않는 자들과 함께 노래해야 하는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길 원하시면 그 길에서 노래해야죠. 지난 여름, 국내 유명 재즈레스토랑에서 믿음의 유산이 정기적으로 공연을 가지기를 원하더라구요. 그 곳에서의 페이 시스템으론 저희에게 계속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는 공연이지만, 술 먹고 담배연기가 자욱한 그 자리에서 "주의 은혜로"를 경청하고 "My My My God Is Good"을 함께 외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이곳이 저희가 품어야할 곳인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열어주시는대로.. 가려고 합니다. 대중가요든 블랙가스펠 워쉽이든 재즈 공연장이든 어디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