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단한 저의 소개를 하고 시작합니다. 저는 부산에 살고 있습니다. 고1짜리 아들과 10살짜리 나으 애인 배세똥똥구리의 아버지이자 고등학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선생이고 결혼한지 16년 되는 아내는 전업주부입니다
방학이 되면 항상 어디론가 떠나려고 마음이 설레는데 올해는 가족과 함께 그동안 제대로 다녀보지 못했던 우리나라를 힘이 닿는 데까지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7월 15일에 종업식을 하고 이런저런 일로 하루들을 보내다보니 보름이 훌떡 지나고 8월이 성큼 다가와 있습디다. 그래서 부랴부랴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계획없는 것을 계획으로 삼고 일단 출발을 합니다.
지난 3일 오전에 늦잠자는 딸과 아들이 10시가 지나 일어나길래 좀 늦었지만 아침 겸 점심을 대충 챙긴후, 벼루고 벼르던 가족여행을-대장정- 떠났습니다.
전날 최선생과 간단하게(?) 나누어 마신 맥주 몇병의 후유증으로 남해고속도로를 지나 대진 고속도로로 접어드니 시원찮은 운전 솜씨까지 곁들여 힘이 듭니다. 부산을 떠난지 4시간 정도 걸려 첫날의 숙박지 무주의 안성면에 도착. 푸른꿈 고등학교의 이선생을 6년 정도만에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이선생은 1천평 짜리 땅에 나무집을 큼직하게 지어놓고 온나라에 집자랑을 했나보다. 방문객들이 성지 순례단처럼 끊이지 않는다나 어떻다나.... 멋지게 지어놓은 나무집의 테라스(테크?)에 모여앉아 숯불에 구워먹는 돼지 삼겹살이 일품이다. 모기도 함께 구워먹지만..
다음날 오전에는 무주구천동의 칠연계곡 입구에서 제주에 교과 연수를 떠나는 이선생+사모님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 우리는 칠연폭포에 발을 담그고 배세똥은 풍덩!!
이런 식으로 계룡시 (논산시에서 떨어져 나온)의 후배네 저택에서서 1박, 계룡시 산속(?)에 방 9칸 3층짜리 저택을 지었다고 하도 자랑을 하길래 이번 기회에 전격 습격함. 하루밤을 편히 자고 다음날 대전 엑스포 과학 공원의 과학 페스티발에 가서 배세똥은 살인적인 뙤약볕과 싸워가며 12군데 코스를 돌고 과학자 임명장을 받아들고 기념 촬영.
늦은 점심을 대충 떼우고 호남고속도로를 타고가서 만난 정읍의 서선생을 따라다니며
전주의 전통 공예 거리 쇼핑, 전주 한정식을 한상받고,, 정읍에서 또 하루밤, 다음날은 정읍시를 가로지르는 내(川)를 막아서 만든 수영장에서
배세똥은 또 한판 놀고. 정읍을 빠져나와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내장산 IC 도로판이 보이길래 이때 안가보면 언제 말로만 듣던 내장산에 가보겠노? 국립공원 내장산에 들러 배세똥은 케이블카를 타고, 애비는 높은곳에만 올라가면 절벌떠는 증상으로 케이블 아래에서 세똥 모녀를 기다리고.
그런데, 한번 밖에 등장하지 아니한 아들은?? 여행이 재미없다고 멍게(표준말로 우렁쉥이) 주둥이가 되어서 먼산만 보고 있음. 국도를 타고 순창으로 넘어오는 길에 "산림박물관'에 들러도 보고... 이번 여름에는 정말로 괜찮은 체험학습을 한다.
88고속도로? 고속도로가 맞나? 제한속도 80km인데 다니는 차들이 보이지 않길래 한창 밟고 가는데 건너편에서 하늘색 페인트 칠을 한 조그만 차창밖으로 하얀 장갑을 낀 손이 까딱까딱한다. 아차!!!! 계기판을 보니 110Km이다. 이걸 어쩌지????
이렇게 88고속도로를 거쳐 진주에 도착하니 저녁 8시다...... 진주 사는 내친구 김선생은 전화 연결이 안되고, 선배 김교수님은 꺼꾸로 부산에 가계신단다. 진주성 앞에 있는 조그만 여관(호텔이 맞나?)에 짐을 풀고 덥디 더운 여름 밤을 만나다.
느지막히 일어나 진주성과 진주 박물관에는 잘 다녀왔다는 생각에 포만감을 느끼고.. . 진주에 가시는 분들!! 진주성과 성안의 박물관에 들러보이소.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 입니다. 진주성은 폼이 나게 복원중입디다.
아들은 여행이 재미없다고 징징거려서 진주에서 고속버스 타고 가라고 3만원 쥐어줘서 부산으로 퇴출.... 그날 오후 문산 휴게소에서 나의 친구들을 만나 함께 창녕에 있는 "그륵꿈는 집-폐교를 잘 다듬러 도자기 체험학습장으로 만들어 놓은 저의 별장입니다-..."에 가려고 문산 휴게소에서 만나자 했는데 전라도에서 부산으로 오는 고속도로에는 문산 휴게소가 없습디다. 그래서 (함안)장지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를 타고 창녕 그륵꿈는 집에 도착하는데 40분이면 될 거리를 2시간이 더 걸려서 도착함. 그륵...에서 2밤을 보내고 3일째 충분한 휴식 중.. 오늘은 이른 5시의 푸르른 새벽을 술도가에서 받아온 막걸리 잔과 함께 만난다. 여기에는 밤도 낮도 없다. 깨어있는 그시간에만 살아있을 뿐이다.
그륵.....의 카페에 에어컨이 들어와서 시원한 여름을 만끽하고 있는 중..
부산은 언제 가냐고? 여기, 그륵꿈는 집은 저에게 팔자늘어지는 곳입니다.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습니다. 13일, 오전에 부산에서 회의가 있다고...... 8일만에 돌아와 보니 1,000km를 더 달렸네요. 운전대 잡고 가장 멀리, 가장 오래동안 차가 달렸습니다.
여행에 대한 짧은 생각, 1. 어디를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랑 함께 떠나는것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2. 떠날까 말까 망설이면 평생 "여행"은 못갑니다. 3. 이번 여행은 아들이 가족의 소중함도 함께 느끼고 우리의 일상은 교과서처럼 여행을 떠나면 여관, 호텔에서만 잠을 자는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는 소중한 이웃(아빠의 친구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더불어 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빠의 뜻이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