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슈퍼맨대회를 다녀와서
대구대회를 무사히 마치고 여독도 채 풀리지 않았는데 슈퍼맨대회가 20일정도 밖에 남지 않아 마음은 바쁘고, 수영에 대한 공포심은 여전하여 쉴 겨를도 없이 수영장으로 향해, 일주일에 두 세번은 장거리 수영으로 거리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려고 나름 열심히 수영에 매진 하였습니다.
런은 첨단 마라톤동호회에서 화,목 단체 훈련일에 집중적으로 연습하였고, 장거리훈련은 첨마클럽의 설동환동생과 한재골32km가 전부 였습니다.
이상하게 가장 하기 싫은 사이클 훈련은 주중에 두번 70km, 40km와 근전환 훈련, 광철 단체 훈련일에 단체 라이딩 140km 두 번이 전부 였습니다 (왜 사이클은 타기가 싫을까요?). 그래도 나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대회 전날, 새벽5시에 일어나 6시경에 가족들과 함께 염주체육관으로 출발...도착하여 회원들과 가벼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6시40분경에 목포로 출발...도착하여...9시에 결전지인 제주로 출발... 도착하였습니다.
제주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대회장소인 성산 일출봉 입구에서, 선수등록, 사이클검차, 기념품 수령 후, 첫 번째 수영 출발장소인 바닷가로 향하였습니다. (숙소에서 수영하실 분은 슈트를 가지고 가서 적응훈련을 하자고함) 바다에서 수영을 하실 분 들은 수영을 하고, 저는 광주철인클럽 회원님이(누구인지 생각이 안남) 수영코스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는데 정말로 반환점이 제 눈에는 안 보이더군요. 시야에도 안 들오는데 저걸 어떻게 두 바퀴나 도나, 또 걱정이 앞서기 시작하는데 불현듯 정우성형님이 말씀이 생각나더군요, (뭘 그렇게 두려워하냐 그냥 자신있게 해라).“ 까지것 죽기밖에 더하겠냐”, “내가 선택한 운동인데 누구를 원망해”, 자신있게 해쳐 나가자 하고 마음을 다시금 되잡았습니다.
다시 숙소에 도착하여 저녁밥을 먹어야 하는데 바베큐파티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 상식으로 이해는 안 가는데 다들 열심히들 드시더군요, 그냥 광철선배님들이 하는데로 하자고 마음 먹고 적당한 술과 고기를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경기 전날 많이 먹어두어야 경기중에 힘을 쓸 수 있다고 하더군요, 마라톤 식이요법과는 많이 다르다는걸 알았습니다.
아침5시에 식사를 하자고 약속하고 편안하게 숙면을 취했습니다.
대회당일, 4시에 일어나 미역국과 찰밥으로 든든하게 먹고, 6시경 회원들과 함께 대회장소인 성산 바닷가로 향하였습니다. 바꿈터에 도착하여 경기 장비 세팅을 한 다음, 슈트를 입고 바닷속에 입수하여 워밍업을 하고 나와 회원들에게 경기요령도 듣고 깊은 심호흡으로 마음의 안정을 취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출발 5분전이라며 진행요원이 빨리 출발지점으로 입수하라고 재촉하여,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마음껏 즐겨보자며 입수...3분전...1분전... 출발
수영 출발(3km)... 대구대회와는 다르게 레인쪽으로 붙었습니다, 정말 아수라장이더군요 누르고, 잡아당기고, 때리고, 어쩔 수 없이 바깥쪽으로 나와 정리 될 때 까지 천천히 전진 하였습니다. 이쯤이면 정리 되었겠지 하고 얼굴을 앞쪽으로 보는 순간 바닷물이 입속으로 한모금, 두모금, 세모금, 정말 짜더군요, 정신없이 부표쪽으로 바닷속에 있는 줄만 보면서 전진, 벌써 첫 번째 턴지점 거기서 부터는 파도가 높더군요 그런데 이상하게 수영이 재미있었습니다, 놀이기구를 타는느낌...그때 부터는 파도도 타고, 바다밑 구경도하고 즐기면서 수영을 한 것 같습니다. 1랩, 2랩...점점 가깝게 들리는 음악소리 벌써 두 바퀴를 다 돌았더군요, 수영을 끝내고 입구로 올라오는데 휘청, 마침 진행요원이 손을 잡아주더군요 허겁지겁 올라오는데 앞에서 들리는 반가운 목소리 자봉 고영준씨다, 멋지게 한 컷해야 하는데... 그런데 포즈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바꿈터로 이동, 반가운 얼굴이 보입니다 심회장님, 신총무님, 김대용형님,,, (대회전날 심회장님이 박익성씨 스타일을 아는데 1년하고 그만둘 운동이 아니고, 10년후에도 계속 보자며 무리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갑자기 그말이 생각 나더군요, 천천히 싸이클복장으로 갈아입고 싸이클 출발...
싸이클 출발(140km)... 나의 취약 종목 싸이클, 단체로 장거리 라이딩에서 느낀점...
힘으로 하는 라이딩은 100km이후 꼭 퍼지더군요. 이번 라이딩은 힘의 분배를 적절히 해, 평속 30km만 유지하자, 욕심은 금물이다, 후반에 퍼지지 말자고, 내 자신에게 다짐하며 천천히 페달링,... 바로 숙소가 보이더군요, 갑자기 솟는 힘, 반가운 얼굴이 보입니다, 누구게요? 바로 제 집사람입니다, 웃는 얼굴로 반기더군요, 아마도 바다에서 무사히 나와서 그랬을겁니다 (제가 자꾸 걱정을 했거든요) 그냥 외롭게 열심히 탔습니다,
첫 번째 반환점... 광철회원님들이 차례 차례로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광철의 호프 신현상프로, 신총무, 심회장님, 김형철철인, 임정열철인, 김태보철인, 김대용형님, 그래 이 거리만 유지하자 마음먹고 또 외로운 라이딩... 벌써 2랩째 옆에서 파이팅하면서 김종인철인이 지나가더군요, 그래 종인씨만 따라가자 마음먹고 열심히 페달링... 잠시후 김대용형님 합류. 1랩째 보다는 편안하게 라이딩 하였습니다, 선배님들이 말하던 드래프팅의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3랩... 4랩째 진행요원이 계속 떨어지라고 제지 하더군요, 할 수 없이 속도를 줄이고 무리에서 조금 멀어졌습니다. 간격을 어느 정도 유지하며 따라가는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조금씩 멀어지더군요, 계속 따라가다가는 안되겠다 싶어 속도를 조금 줄이고 또 외로운 라이딩,
4랩 반환점 지점에 종인씨가 자전거에서 내리더군요 “왜 그래” 하고 물으니까, 뭐라고 소리치는데 못알아 듣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펑크가 나서 정비하려고 그랬다고 그러더군요, 종인씨 미안해요 도와줬어야 하는데.
그렇게 종인씨를 뒤로 하고 또 외로운 라이딩, 점점 힘의 한계가 느껴지데요, 마지막 1바퀴반... 여기서 힘으로 라이딩 하다가는 마지막 런이 문제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평속 28-29 km만 유지했습니다, 마지막 반바퀴 지점에서 싸이클에서 차분하게 내려 에어로바에 음료를 보충하고 마지막 골인지점까지 힘있게 페달링... 바꿈터 도착, 다시 런복장으로 차분하게 갈아입고...
런 출발(30km)... “이제부터는 그래도 내 주종목이다”. 체력은 바닥났지만 끝까지 걷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하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첫랩 53분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이정도 속도로만 가도 런은 3시간이내는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랩째... 반복코스가 지겹긴 지겹더군요,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날씨는 덥고, 반환점은 멀고, 정말 지루했습니다. 56분 열심히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뛰었는데 3분이나 느려졌더군요,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뛰자,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며 다시 한번 다짐 했습니다.
3랩째... 이제는 끝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는데, 발걸음은 그래도 무겁더군요 그러는 사이 마지막 반환점을 돌고, 뛰다 보니 벌써 숙소앞, 포카리 한잔을 마시고 집사람에게 “이제는 여기 안오고 골인점으로 들어가네”... 말을하고 골인점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열심히 뛰었습니다. 일출봉으로 가는 다리에서 대구에서 처음 만난 박광운님이 걸어 가시더군요 “왜 걸으세요” 하고 물으니까 펑크가나서 포기했다고 하시데요, 그러면서 같이 뛰자며 페이스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하낫 둘, 하낫 둘, 광철, 광철,” 구호까지 붙이면서... 조금 뛰다가 박광운님께 “8시간 30분안에는 갈 수 있겠어요” 하고 물으니까 충분하다며 마지막 언덕에서 걷지 말고 뛰라고 하면서 열심히 끌어 주셨습니다. 쥐나는 줄 알았습니다 (건방지지만 슈퍼맨대회 목표했던 기록이 8시간 30분이었습니다). 마지막 골인 지점이 보이더군요, 마지막포즈는 어떻게 하지... 생각도했지만 그냥 두 주먹 불끈 쥐고 태이프를 끊었습니다.
벌써 태안 그래이트맨대회가 기다려집니다 (아이언맨코스로 swim 3.8km. bike 180.2km, run 42.195km)
비록 첨마유니폼은 입지 못했지만 첨마의 힘을 제주에 보여주고 왔습니다. 첨마화이팅!!!
종합기록은 8시간28분12초, 종합순위 36위, 40대전반순위 8위
swim (3km) 40대전반 8위 : 1시간 04분 54초
bike (140km) 40대전반 11위 : 4시간 24분 44초
run (30km) 40대전반 7위 : 2시간 58분 35초
첫댓글 아! 대단해요....비아그라는 달라도 확실히 다르구먼~!! 축하혀...잘 추스리고...
대단하기는요, 형님 고맙습니다
와!!!!!!!!! 놀라운 기록입니다..어찌 그런 기록을 갱신할수 있는지요..? 다시한번 완주 축하드립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바다에서 상륙 작전(해병은 아는가?)...달리고,달리고.......첨마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주었구먼...후기도 잘 쓰고. 잘 읽었네.
하면 된다! 힘
무사완주를 축하 하네.. 그동안 흘린 땀만큼 기록은 나왔으리라.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죠
첫번째 출정기는 너무나 비장해서 앞으로 계속 철인경기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이번에는 의외로 자신감 넘치는 글이어서 읽는 사람에게 기운을 불어넣어주더군요.자기반성을 하기 위해서는 후기를 꼭 써야된다는 광철회장님의 조언때문에 글 쓰기 싫어하는 익성씨가 후기를 썼다고 했죠?덕분에 트라이애슬론의 경기방식이나 규칙을 몰랐던 제가 생생한 현장체험을 할 수 있었답니다.고마워요.태안대회에서는 말 그대로 완철(완벽한 철인)이 되네요.인간한계의 범위를 무한히 넓혀나가는 익성씨에게 축복 있을진저~~홧~팅
이제부터는 즐길겁니다
슈퍼맨대회 익성형님의 명성을 알린대회라고 생각됩니다 . 피나는 노력의 결과의 댓가를 하느님께서 주셨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피나는 노력은 안했구요, 재미있게 즐기면서 열심히 해야죠
완주후 하일라이트는 후기 쓰는 재미 읽어보는 재미.... 완주 축하 합니다
글 솜씨가 영 아닙니다, 실감나게 써야 하는데
우휴~ 자세히보니 장난이 아니네..대단해~~ 축하하네..멋진후기~잘읽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