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여러 목적을 가지고 많이도 다녀갔을 것이다.
불자(佛者)들은 기도를 잘 들어준다며 보리암을 다녀가고,열심히 일한 사람은 여름철 상주해수욕장에 휴가를 왔다가 다녀갔을 것이고, 산꾼들은 이래저래 소문듣고 가볍게 올랐을 것이다.
관광을 겸해서든지, 기도를 위해서든지, 운동을 위해서든지, 또 무슨 이유에서든 몇 번을 올라도 다양한 재미를 안겨주는 건 맞다.
마치 산행의 다이제스트 한 편을 가볍게 읽듯.
산행은 동절기 산불예방 기간을 피하여 다도해가 바라보이는 이곳 남해의 금산으로 왔다.
이성계가 "나의 기도를 들어주면 온 산을 비단으로 입혀주마"라고 하였고,나라를 세운 후엔 온 산을 비단으로 입힐 수는 없어 비단금(錦)자를 써서 금산(錦山)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고 한다(보타산→보광산→금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보리암은 강화의 보문암,양양의 낙산사,여수의 향일암과 더불어 4대 관음성지로 불리어지고 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에리어에 속해있는 금산은 등로가 아주 단조롭다.
유일한 허용등로인 금산매표소에서 복골매표소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코스를 이방구저방구 훑어가며 왔다리갔다리하다 잇닿은 조망처에서 남해바다의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산행일시: 2010년 11월 24일 (수)
코스: 재두산장-금산주차장-쌍홍문-보리암-제석봉-상사바위-단군성전-금산정상(망대)-셔틀버스주차장- 복곡주차장(3시간30분)
※ 금산매표소 입장료 무료
복곡코스 입장료 1,000원 * 셔틀버스 편도운임 1,000원
<국제신문>
<월간 산>
상주해수욕장을 향하면서 버스는 갈 지(之)자로 기우뚱거리며 좌우로 흔들어 댄다.
버스가 S자로 휘익 돌자 좌측으로 범상치 않은 봉우리가 바라보인다.
금산의 말께나 하는 봉우리들이다.
화장실 오른쪽의 안내판이 있는 세멘트길이 진입로이다.
사진 중앙의 제일 높은 바위가 머슴과 주인마님의 에로티시즘이 녹아있는 상사바위다.
곧 돌계단을 밟아간다.
입장료는 프리패스다.
지루한 돌계단을 오른 후 목재 데크를 올라선다.
8부 능선쯤 올랐을까,마치 해골처럼 생긴 쌍홍문을 만난다.
무지개 홍(虹)자를 썼으니 '쌍무지개'를 뜻하는 이름.
사선대(四仙臺)는 이봉 저봉의 네 신선들이 모여서 놀던 자리라고 한다.
쌍홍문은 다른 각도에서 보니 코끼리 해골을 닮았다.
쌍홍문의 무지개 안으로 들어간다.
이끼가 많이 붙은 장군암.
보리암 갈림길.(나는 우측으로 보리암부터 올라간다.)
보리암 뒤로 대장암이 우뚝하다.
보리암에서 휘익 휘둘러 잡은 왼쪽의 제석봉(帝石)과 오른쪽의 일월봉(日月).
제석봉은 황제 제(帝)를, 일월봉은 가까이서 보면 날일(日)이요, 멀리서 보면 달월(月)이란다.
풍광.
해수욕장 전경이다.
삼층석탑 뒤로 대장암.
보리암엔 기도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삼층석탑 뒤로 대장암이 솟았다.
해수관음상.
보리암.
일월(日月)봉을 가까이에서 본다.
이젠 일월봉을 비켜서서 보리암을 본다.
상사바위를 멀리 건너본다.
금산산장은 신식건물로 잘 단장되어 있다.(산채밥이 6000원)
제석봉.
흔들바위라고 한다.
작은 소공원 같이 알록달록한 산자락에 스토리텔링한 정성이 돋보인다.
흔들어 보았는데 흔들리지 않는 건 점심을 먹지 않아서(?)인 듯.
상사바위로 길을 잡는다. 바위 아래로 남해바다가 시원히 펼쳐진다.
바다건너 설흘산과 멀리 여수 돌산도.
상사바위에서 이리저리 눈가는 데로 훑어본다.
바위가 있는 곳이 기(氣)가 좋다던데...
그러고 보니 보리암은 암봉에 둘러 싸여있다.
위 사진과 비교.
상사암 안내판.
상사바위에는 주인의 딸을 사랑한 하인의 설화가 전해 온다.
주인의 딸을 사랑하다 죽은 돌쇠는 죽어서 뱀이 되어 딸의 방으로 들어가 몸을 칭칭 감고 풀어주지 않았다.
주인은 꿈에 본 노인의 말대로 금산에서 제일 높은 벼랑으로 딸을 데리고 가 굿을 하였다.
한참 만에 뱀이 풀어져서 벼랑 아래로 떨어져 죽으니, 이후 이 벼랑을 상사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상사바위에서.
숱한 이름없는 바위들을 위하여...
헬기장 너른 터에 금산산신제단이 풀섶에 가려있다.
단군성전
단군성전은 일종의 종교가 되어있다. 이순신 장군상과 관우상도 있다.
망대 아래의 명승 제 39호 남해금산. 망대(望臺)는 일출의 장관을 맛볼 수 있는 곳이자 봉수대(烽燧臺).
설치 연대는 고려 중엽으로 추측되며, 높이는 4.5m, 둘레는 26m의 방대형으로 규모가 큰 편이다.
정상의 망대위에 올라서서 단조로운 아스팔트길을 피하기 위하여 오른쪽의 이통시설물이 있는 능선길로 가자한다.<통제구역>
정상 망대에서 바라보니 개미 한마리까지 바라 보인다.
예의 이통시설물이 있는 통제 능선길 입구.
매표소(문화재 관람료 1,000원)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우리는 세멘트길을 털레털레 걸어 내려왔다.
25인승 미니버스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느라 바쁘다.
이런저런 생각들은 걷노라면 더 많이 떠오른다.
가치있는 것이든, 하찮은 것이든.
그런 생각들의 틈새를 비집고 요리조리 유영을 해가며 걷는 맛은 언제나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