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꼭 필요해서 혹은 몸에 좋다고 해서 한두 가지씩 늘리다 보면 영양제의 양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많은 영양제를 먹는다고 모두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무엇보다 한꺼번에 성분이 다른 영양제를 섞어 먹으면 탈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설 때도 있다. 영양제는 같이 먹으면 상극인 성분이 있고, 함께 먹으면 상승효과를 얻는 성분도 있을 것이다. 이를 잘 알고 먹지 않으면 애써 비싼 돈 주고 구입한 영양제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함께 먹으면 좋은 대표 영양제로는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E가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쉽게 산화되는 것이 큰 단점인데, 비타민E가 필수지방산의 산화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또한 칼슘을 섭취할 때에는 우유와 함께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유의 유당 및 유단백이 칼슘의 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의 칼슘 관련 영양제에는 유당이나 유단백이 첨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D도 장에서 칼슘이 흡수되는 것을 도와준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골다공증 개선을 목적으로 칼슘을 섭취한다면 비타민D와 비타민K도 함께 먹어서 효과를 업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단 국내에서는 아직 처방전 없이 비타민K만 단독으로 함유된 영양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철분은 비타민C나 비타민E와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또한 핏속의 철분이 산화되면 철분의 산소운반 기능이 감소하는데, 셀레늄이 이것을 복구시키는 작업을 해준다. 항산화 목적으로 셀레늄을 먹을 경우에는 비타민C, 시스테인, 글리신 등의 아미노산과 함께 섭취하면 항산화 능력이 배가될 수 있다.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는 먹으면서 예뻐지는 이너뷰티 제품으로 코엔자임Q10 영양제가 인기다. 코엔자임Q10은 비타민E와 함께 섭취하면 비타민E의 항산화 작용을 지속시켜준다. 또 동맥경화를 예방하기 위해 엽산을 섭취하고 있다면 아미노산, 비타민B6, 비타민B12를 함께 먹으면 서로 도움을 준다.
이와는 반대로 함께 먹으면 실이 되는 영양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CHA의과학대 가정의학과 이기호 교수는 영양소끼리 서로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서로를 거부한다는 것은 반드시 두 영양소가 반대작용을 하거나 상대방의 작용을 방해한다는 의미만은 아니라고. 예를 들어 위장에서 흡수될 때 서로 경쟁적으로 흡수되는 성분들이 있어서 한 가지 성분이 흡수될 때 다른 성분의 흡수율이 낮아지거나 본의 아니게 다른 성분의 흡수를 막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칼슘을 클로렐라나 스피룰리나, 단백질보충제와 함께 복용하면 칼슘이 소변으로 더 많이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칼슘을 인과 함께 섭취할 경우 흡수에 방해를 받거나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철분과 녹차 및 녹차 추출물을 동시에 섭취하면 좋지 않은데, 철분이 타닌과 결합하여 철분 흡수율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칼슘, 마그네슘, 철분 등 미네랄 제제는 섬유질 제품과 동시에 섭취하면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받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비타민은 홍차나 녹차 등과 함께 먹으면 차 속의 타닌 성분이 약효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물과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을 도와주는 데 꼭 필요한 영양제. 이왕이면 제대로 알고 먹어야 그 효과에 더욱 만족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