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트만두에 설립된 파상 라무 셀파 동상. / 네팔의 국민 영웅이었던 여성 셀파 파상 라무(Pasang Lhamu)
1993년 4월 22일 네팔 여성 원정대의 파상 라무 셀파(당시 32세)가 네팔 여성으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
여성 원정대라지만 다른 다섯 명의 대원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정상에서 20여 분을 보낸 뒤 다른 세 명과 함께 라무는
하산을 서둘렀다. 하지만 이미 날은 저물어 캄캄한 상태였다. 정상에 오르는 데에만 꼬박 하루가 걸렸던 것이다. 라무는
사실 별다른 고산 증세가 없었다. 단지 동행한 소남 츠링 셀파가 오를 때부터 기침하며 피를 토하고 상태가 좋지 않았다.
츠링은 이전 원정에서 파상과 동행했을 뿐만 아니라 에베레스트를 5회나 등정한 경력이 있는 셀파였다. 라무는 다른 대원
인 펨바 누루를 먼저 내려보내 산소를 가져오게 했다. 정상에서 얼마 못 내려온 라무와 츠링은 남봉 부근에서 비박을 시도
했다. 사실 1991년 등반 때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같은 곳에서 둘이 같이 비박했었다. 그러나 이튿날 악천후를 헤치고 올
라온 펨바는 라무 일행을 찾지 못했다. 라무와 츠링의 시신은 18일 뒤에야 발견되었다.
네팔 여성 최초로 등정한 이 사건은 네팔인들에게 중요한 사건이었다. 특히 네팔 여성들에게 일종의 ‘희망의 상징’이었다.
라무는 네팔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올랐을 뿐만 아니라 여성으로서 세 차례의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대장으로서 조직
하고 자금을 모았다는 점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극소수의 셀파 여성들이 원정대, 트레킹 관련 직종에 뛰어들었지만 대개의 경우 아버지나 오빠가 사다 등으로 일할 경우
에 한했다. 게다가 하산 중 동료를 구하려다 함께 사망한 그녀의 희생정신은 큰 귀감이 되었다. 국왕은 네팔 여성 최초로 라
무에게 ‘네팔 타라(스타)’라는 칭호를 수여했다.
카트만두에는 네팔 국기를 들고 있는 그녀의 동상이 세워졌다. 그 외에 도로, 쌀 품종 등에 그녀의 이름이 붙여졌고, 기념관
도 건립되었다. 특히 낭파라고개에 접한 초오유 능선에 솟은 산인 자삼바 히말(7,315m)을 ‘파상 라무’로 새로 명명했다
첫댓글 역사는 희생과 봉사로 이어져 왔습니다
산에 다니면 몸으로 배우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