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꽃할배들 남도 여행기 (3부)
2013년8월14일~17일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꼬막정식을 먹고 나서 5분 거리에 있는 순천만 생태공원 부근에 이미 예약된 ‘무진게스트하우스’로 갔더니 마침 펜션 예약이 취소된 방이 있는데 쓰실 건가? 하고 주인이 의사 타진해 와서 쓰겠다고 하여 우리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펜션으로 변경하여 숙박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뜨거운 태양은 식을 줄 모른다.
일단, 펜션으로 짐을 옮기고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어 땀을 식히면서 차례로 샤워를 하고 방바닥에 잠시 누워 있으니 솔솔 졸음이 온다. 막 잠이 들려는 순간 누군가가 말했다.
“멀리 여행을 와서 누워서 낮잠 자기는 아까운 시간이 아닌가?”
K가 한 말 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k가 그런 말을 하다니 나는 벌떡 일어났다. 지당한 말씀이다.
“ 야! 모두 일어나자!”
내가 소리를 치니 모두들 일어난다. 우리는 바로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갔다. 순천만이 바로 인근에 있어 걸어가도 되었다.
<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
< 순천만자연생태관 2층에서 바라본 순천만 좌측 전경 >
< 순천만 우측 전경 >
의외로 순천만 생태공원 주변에는 관광객의 편의시설, 숙박, 교통편, 먹 거리 등 모든 시설이 완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끊이지 않는 관광객이 줄을 이어서 들어가고 있었다. 매표소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면 자연생태관이 있는데 2층으로 올라가 순천만을 바라보니 초록빛 바다가(?) 한없이 펼쳐진다.
순천만은 160만평의 빽빽한 갈대밭과 끝이 보이지 않는 690만평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진 세계 5대 연안 습지라고 한다.
순천만의 자랑거리는 일출과 일몰이 장관을 이루고, 갈대군락 약2.3Km의 국내최대 규모의 갈대숲 탐방로가 있으며 갈대숲을 지나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순천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특히 S자수로는 많은 작가들이 카메라에 담기 위하여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들 중에도 사진작가 대열에 진입하려고 열심히 실력을 쌓아 가는 H 님이 있다. 그래서 이번 여행코스에 약간의 배려를 한 것이다.
< 대형 모형물 흑두루미(?)>
생태관에는 대형 흑두루미 모형이 눈길을 끌고, 내부에는 생태계 모형과 갯벌속의 생태모습, 조류들의 모형, 관측소, 순천만의 4계를 홍보하는 영화관도 있었다.
< 자연생태관의 내부 모습 >
< 순천만 생태체험 선착장 앞에서 >
자연생태관을 나와서 생태 체험선을 타려고 갔으나 17:20분경이었는데도 이미 당일 표는 벌써 매진 상태였다. 우리들은 하는 수 없이 선착장 뒤 다리를 지나 본격적인 갈대밭 탐방로로 접어들었다.
목적지는 용산 전망대 까지다. 소요시간은 여유있게 갔다가 오는데 약 2시간 30분 코스다.
< 다리위에서 본 체험선 모습 >
< 순천만 갈대 탐방로 >
드넓게 펼쳐지는 갈대밭 탐방로는 나무 데크로 만들어져 있어 안전하게 통행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탐방로의 곡선이 마치 철길을 연상케 한다.
< 탐방로 옆에는 목선 모형이 있는 포토존이 있었다. >
< 중년의 꽃할배들 >
< 멀리 산 정상 위에 목적지인 용산전망대가 있다 >
갈대가 바람 때문에 소리를 낸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순천만의 갈대밭이 살아 있다. 바람에 스치는 갈대 소리는 자연이 인간을 포용하고 인간은 그 하모니에 즐거워한다. 이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여행의 참 맛이다!
< 아직도 햇볕은 뜨겁다 >
< 멀리 T 자 수로 옆에 우리가 지나 온 다리가 보인다. >
이제 겨우 순천만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산 능선까지 올라 왔다. 별거 아닌 습지가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되도록 한 이곳 관계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람도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면 서로가 좋아지는 법, 사람이 자연에 관심을 갖고 이렇게 순천만을 훌륭한 명소로 만들었으니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가 있었다면 이번여행에 나에겐 큰 수확이 될 것이다.
< 용산전망대 가는 길>
< 아직도 멀었나? >
< 이제 순천만의 모습이 서서히 들어 나고 있다 >
< 지금 시간이 17:55분 >
용산전망대 가는 길에는 중간에 2개의 전망대가 더 있었다. 2번째 전망대에서 꽃 할배가 되고 싶은 우리들은 역광을 받으면서도 인증샷을 잊지 않았다. 인증샷은 대도록 많이 해두는 것이 좋다. 늙어서 몸이 말을 안들을 때는 인증샷이 빛을 발 한다.
추억의 사진 한 장이 이승으로 가는 늙은이가 외롭지 않도록 해줄 것이니까, 왜냐하면 나도 이런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는 것이 마음의 위로가 될 태니까 말이다.
< 순천만의 하이라이트 비경이 가까워지고 >
< 이제 순천만 최고의 포터존 용산전망대에 다 온가 보다 >
< 용산전망대를 알리는 안내판 >
< 용산전망대에서 순천만 비경- 1 >
서해로부터 밀물과 썰물이 갯골을 따라 밀려오고 밀려나가며 지금의 순천만의 습지를 만들었다. 그 시발점이기도 한 순천만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60 여분 동안 뙤약볕과 싸우며 이곳까지 온 보람이 느껴진다.
< 순천만 비경 -2 >
< 순천만 생태공원의 시발점을 바라보며 >
파란하늘, 푸른 바다, 아름다운 섬, 초록빛 습지와 갈대밭, S자형 갯골(수로)과 펄(뻘)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 신이 만든 지구의 정원이 아닌가 싶다. 새롭게 접해본 풍경에 머리가 숙여진다.
오~ 대한민국! 나의 조국, 우리의 강산! 새삼스럽게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 마침 순천에서는 세계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지만 이보다 더 좋은 걸 작품이 어디 있겠는가?
< 순천만 비경-3 >
< 맥꼬모자~ 아저씨! 그림이 어떠세요?>
용산전망대에서의 순천만 생태습지공원의 드넓은 광경을 다소 이색적인 체험하고 다시 전망대를 내려와 갈대밭을 되돌아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그런데 아까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빛을 피하려는 것도 있지만 아름답기로 이름난 순천만의 노을을 보려고 몰려들고 있단다.
< 갈대밭 탐방로에도 석양이 비치고 >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
그토록 우리를 괴롭히던 뜨거운 태양도 이제는 서서히 몸을 낮추어 서산으로 지려고 한다. 그런데 기대했던 저녁노을을 보기도 전에 구름이 시샘하듯 갑자기 태양빛을 가리려고 하고 있다.
< 18:46분 구름이 시샘하듯 석양을 가리고 있다.>
<저녁노을 보려고 관광객 들이 용산전망대로 가고 있다 >
< 순천만을 잘 나타내는 글을 읽고 있는 여인>
- 순천만-
“ 당신이 삶에서 벋어 났다고 생각 할 무렵 당신은 먹먹한 외로움에 옆구 리를 쓸어안으며 이곳 순천만을 찾아도 좋다. 그러면 더 오래된 외로움 이 당신을 안아주리라. .... 중략..............
더 어두어져서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 이 생명의 순랫길을
가슴 속에 새겨두고 영혼의 발걸음으로 되밟아 올 일이다“
갈대밭 탐방로 옆에 모형으로 만든 배(船)의 돗대에 작가 미상의 제목이‘순천만’인 글이 적혀 있었다. 어느 여인이 그 글을 읽고 있었다.
우리도 저녁노을에 물들기 시작하는 갈대밭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아서 그 글을 읽어보면서 순천만에 대한 깊은 생각에 잠겨 들었다.
갈대밭에서 한동안 상념에 잠겨 있던 우리 들은 다시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숙소로 정한 펜션하우스로 향했다.
말이 펜션이지 그다지 좋지 않은 원룸이나 다름없다. 그래도 당초에는 게스트하우스는 2층 침대가 있는 방이고, 취사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으로 예약 했었는데, 그 보다는 낫다 싶어 펜션 원룸으로 옮긴 것만도 다행이었다.
순서대로 샤워를 끝내고 곧바로 민생고를 해결해야 했다. 베이컨을 굽고 일단 한잔을 걸치고는 어제 여수 돌산도 둔내항에서 구매한 참돔 아홉 마리에 살을 발리고 난 다음 참돔 생선뼈를 그대로 가지고 온 덕분에 저녁은 매운탕으로 할 수가 있었다. 생선뼈에는 서툰 생선장수 아주머니 덕(?)으로 생선살을 제대로 발리지 않아 생선살이 많이 붙어 있었다.
< 일단 베이컨을 안주로 한잔 부라보!>
< 우리들의 상차림 어때요?>
여행지에서 마시는 술은 언제나 우리들을 즐겁게 한다. 누구도 안마시겠다는 사람이 없다. 많이 걷고, 많이 느끼고, 멋진 풍광에 환희의 감정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즐거움으로 가득한 식욕은 무엇인들 마다하랴!
< 10인분 량의 찌개가 동이 날정도로 맛깔스러웠다 >
생선살을 제대로 발리지 않아 생선뼈에 살이 많이 남아있던 터라 탕 요리 기구에 가득하던 참돔매운탕은 너도나도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다.
“야 매운탕 맛! 죽여 준데이~!”
땀까지 뻘뻘 흘리며 정신없이 셀프로 퍼다 먹으며 소주잔을 비운다. 요리를 맛나게 먹으면 그만큼 좋은 수가 없다. 먹는 즐거움도 즐거움 중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맛의 비결은 우선 넉넉한 참돔재료에 구수한 육수가 베어 나오고 고춧가루, 양파, 마늘, 그리고 청량고추를 추가로 투입 매운탕의 맛을 살렸다. 하지만 C 아우의 아이디어로 라면스프가 맛을 가미하는 큰 역할을 한 것만은 사실이었다. 어제는 회를 먹고 난 다음 라면이었지만, 오늘 저녁은 매운탕에 햇반이 제격이었다.
낙안읍성에서 그리고 순천만 생태공원의 길을 합하여 꽃 할배들에게는 과분한 걷기였다. 다행이 덕분에 숙면을 할 수 있었다. 남도여행의 밤은 깊어만 가고 이렇게 해서 두 번째 여정이 끝나 가고 있었다.
-4부 계속 -
첫댓글 중년의 나이에 언제나 즐겁게 낚시며산행 그리고 여행을 젊은이들 못지않는 열정으로 친구들과 정담을 나누면서 우정을
더욱더 다지며 남도 여행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꽃 할배들의 뒤를따라 다니며 아름답고도 멋진 남도 1-3부의 구경을
집에서 쉬면서 정말 편히 잘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항상관심과 배려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석명절 가족과 함계 잘보네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