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美容人譜)57
미용은 나에게 마음의 스승이다
(사)한국미용장협회 서울시지회 노인선 회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참된 미용인의 표상
-노인선 회장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시작했던
미용!
성실함으로 오늘의 나를 만들었네
미용인은
고객의 겉면만을 꾸미는 사람이 아닌,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가슴속으로 다가가
내면까지 이름답게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란 걸
비로소 깨닫네
오늘도 공부하네
그리하여
기술을 전수하고
마음을 전하고
봉사를 실천하여
미용인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네
참된 미용인으로
미용인의 표본으로
길이 남네
우뚝 솟네
미용을 하게 된 이유
미용을 오래하셨던 미용인들을 만나면 기자는 ‘어떻게 미용을 시작하셨느냐’는 질문을 꼭 하게 됩니다. 이는 기자의 호기심의 발로이지만 엉뚱한 대답이 나오길 기대하는 면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미용인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눈치들 채셨겠지만 가난에서의 탈출이 주된 이유입니다. 지금이야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고 사는 사람들이 없지만 몇 십 년 전의 우리나라를 상기하면 이해가 되고도 남습니다.
미용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느냐는 물음에 노인선 회장의 대답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면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가난이라는 현실 속에서 꿈을 꾸기가 어려웠고, 이를 위해 자본을 스스로 구축하자고 계획했습니다. 이에 선택한 것이 미용이었습니다. 그 시절 미용 기술은 산업사회에서 새로운 서비스 산업으로 대두되었고, 미래지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야무진 대답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인선 회장의 대답은 이어집니다.
“젊은 날에는 단순히 현실적인 이유로 미용을 선택하였지만, 직업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또 다른 꿈을 꾸게 되었고, 그에 맞게 노력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좋은 고객님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가게 오픈과 동시에 결혼, 출산 등의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한 곳에서 계속 가게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 한 강의에서 ‘가슴 뛰는 꿈은 없다, 작은 꿈을 만나 내 가슴이 뛸 때까지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는 곧 이제까지 미용이라는 꿈과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나의 이야기에 다름 아닙니다.”
주경야독으로 박사 학위까지
그렇습니다. 노력만이 인간을 완성시켜나가고 발전시켜나간다는 것을 노인선 회장은 일찌감치 간파한 것입니다.
노인선 회장은 어릴 적부터 공부를 좋아했으나 학업을 계속할 수 없어 사회생활을 먼저 하면서 주경야독하며 기본 교육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늦게 시작한 공부였지만 면학에 힘써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몇 권의 책으로 써도 모자랄 지경이었을 터.
노인선 회장은 이러한 노력 뒤에서도 미용인의 참된 삶을 실천하고자 봉사하는 데에도 전력을 다했습니다. 평소 해왔던 봉사 외에도 미용 기술을 주도적으로 프로그래밍하여 취약한 계층을 위한 사회기관에 접목, 코로로 인해 미용기술이 효과를 발휘하는 흐뭇한 경험을 갖기도 했습니다.
노인선 회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운영해왔던 미용실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생과 같은 교육이 필요한 곳에서 강의와 실무자로서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후학 양성에도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미용장협회 서울지회장을 맡아 서울 지회의 발전과 나아가 미용장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미용산업 발전에 기여케 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이 정도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노인선 회장의 매력이자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노인선 회장은 앞서가는 미용인답게 미용에 대한 생각도 남다릅니다.
미용은 마음의 스승
“나에게 미용은 마음의 스승입니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남을 위해 희생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본인들의 아름다움, 개인에 대한 존중들이 중시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표면적으로만 보았을 때에는 많은 고객들이 겉으로만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개개인의 겉면에 대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현상이 내면적으로는 본인에 대한 깊은 존중감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깊은 통찰력과 이해 없이는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고 기자는 느낍니다.
노인선 회장의 미용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성실함입니다. 항상 매일매일 자기 전 내일의 계획, 더 나아가 한 달의 계획, 일 년의 계획으로 확장해나갈 뿐만 아니라 오늘 하루 계획을 실천하여 습관을 들여갔습니다. 이 하루하루의 계획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목표를 이루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노인선 회장은 앞으로의 미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앞으로의 미용? 현재와 미래는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용 산업에 대해서도 겉면을 중시하는 시대에서 이것이 내면적으로의 아름다움으로 발전하기까지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입니다. 향후의 미용도 이와 관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곧 미용 산업에서는 단순히 기술적인 면모보다는 정신적인 힐링으로써 외면과 내면이 동일시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미용도 하나의 문화로 거듭나면서 개인 한사람 한사람이 힐링하는 여가 시간으로도 볼 수 있고 미용을 즐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외면적으로는 사회생활에 피곤했던 자신의 모습을 서비스 받는 동안 잠시 휴식하며 정신을 쉬게 하기도 하고, 서비스 후에는 그것이 곧 본인의 이미지가 되면서 본인의 모습이 되고, 그것이 곧 내면으로 이어지며 본인 그대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용은 곧 외면적으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개인 성향에 맞춰 개성 있게 만들면서 내면적으로도 자신에게 힐링할 수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용인은 기술적인 면모뿐만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며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그것이 곧 선진 미용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용이라는 직업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애정이 합쳐져서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이리라. 미용계 리더의 생각은 역시 다르다는 확신이 들게 하는 대답입니다.
미래의 주인공은 미용인
미용인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역시 노인선 회장답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연구하고, 창출해내는 우리 미용인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작은 것 하나라도 서로 돕고, 자유로운 연구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배우는 시간을 많이 나누게 된다면 더욱 활발한 미용 산업속의 아름다운 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미용 생활 40년이 된 노인선 회장, 남은 시간은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사회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함께 할 것이라는 노인선 회장, 언제나 있던 그곳에서 끊임없이 찾아주시는 고객님들과 힐링하며 지내고 싶다는 노인선 회장!
노인선 회장의 이런 바람이 이루어질 때 우리 미용사회도 더 밝고 진취적으로 거듭나리라 확신하게 됩니다.
노인선 회장 프로필
-고추잠자리 미용실 대표
-사)한국미용장협회 서울지회장
-미용장
-이학박사
-서울시 중부, 남부 기술교육원 외래교수
-계명문화대학교 겸임교수
-국제교류협회 부회장
-전국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명장현장평가 심사위원
-산업현장교수 심사위원
-과정형평가 검토위원
<뷰티라이프> 2024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