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선화가 사준 생맥주를 먹고 같이 더 있고 싶었지만 기차시간이 촉박한지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집에 도착하니 새벽2시30분!
전날 야간근무에 예정보다 더 많은 산행, 그리고 적당한 알콜은 나의 마음을
풀어버리기에 충분하였다.
전날 저녁,
많은비가 예상된다는 일기예보를 접하고 속옷과 여벌옷, 그리고 우의를 챙겨서
배낭에 넣고 회사에 출근을 했다. 구포역에서 7시 43분 ktx열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제일 빨리 마치는 근무로 동료와 바꿨다.
아침에 제일 먼저 눈을 떠서 하늘을 확인했다. 잔뜩 흐려있기는 했지만 비는 안온다.
6시 50분에 마치고 서둘러 구포역으로 향했다.
열차를 타고 가는 동안 창밖에는 가끔씩 빗방울이 떨어지는 지역도 있지만
비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음에 감사하며 깜박 잠이 든 사이 열차는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승객들이 내리고 타는 가운데 우연히 내눈에 들어오는 여자가 있었다. 내가 아는 사람같은데... 라고
느끼며 아니겠지... 그앤 밤기차로 서울에 간다고 했는데 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
휴대폰의 진동음이 울린다. 지원이가 문자를 보냈다. 지금 어디쯤 가고 있냐고...
답을 한다. 방금 동대구역을 출발했다고... 다시 폰이 운다. 나도 동대구역에서 열차를 탔단다.
서둘러 아까 내 눈에 들어온 여잘 찾는다. 멀지 안은곳에 그녀가 있었다. 맞다... 내가 잘못본게 아니구나
지원이가 그곳에 있었다. 문자를 보냈다. "나 너 찾았어" 하고 그렇게 지원이와 내가 비어있는 자리에 같이
앉아서 이런 저런얘길 나누며 오는사이 열차는 금방 대전역에 도착했다.
개찰구를 통과하니 저멀리서 종환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역 광장으로 나오니 순분이 순애 선숙이가
웃음띤 얼굴로 나를 맞아준다.
순애와 선숙이는 그전에 만났었지만 순분이는 중학교때쯤 보고 처음이다.
다들 올망졸망하다. 내가 농담을 한다. 순애가 많이 컷네...ㅎㅎ(그럼 순분이 선숙이는 안 컷단 얘기?ㅋㅋ)
산행대장 종환이의 네비로 대둔산 수리주차장을 찍고 달린다. 약 1시간 이 소요된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산행 채비를 한다. 대둔산 초입부터 시원한 계곡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근래에 잦은비로 인해 계곡물이 많이 불어 있어 훨씬 운치가 있다.
산을 채 10분도 오르기전에 제법 잘 생긴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푯말을 보니 선녀폭포 라나?
선녀가 목욕을 하면 속살까지 훤히 비춰질 만큼 물은 맑디맑다.
계곡을 옆에끼고 산을 오른다. 30여분 이상을 오르니 가파른 길이 눈앞을 턱 막는다.
아까부터 선숙이가 자꾸 처지는거 같아 애가 쓰인다.
선숙이에게 배낭을 달라고 하니 별로 안무겁다고 한다. 그래도 달라고 하여 오른쪽 어깨에 메고
가파른 길을 오른다. 한참을 오르니 산등성에에 다다른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저멀리에 저수지가 보인다.
그리고 작은 산들이 올망졸망하다. 능선을 오르고 때론 바위를 건너고...
눈앞에 기암괴석이 저마다 키작은 소나무를 이고 있는게 너무아름다워 종환이는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댄다.
그 아름다움에 친구들도 같이 포즈를 취한다. "난 소나무가 좋아" 말을 자분자분하게 하는 순분이가
이번엔 소나무를 잡고 서서 사진을 찍는다.(참고로 순분이는 앉아서 사진찍는게 취미.ㅋㅋ)
그렇게 정상에 올라가니 너무 멋진 풍경들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은 고된산행의 땀방울을 식혀주고...
내려오는길에 더덕 막걸리에 순애가 싸온 갖가지 김밥, 순분이의 과일, 선숙이의 별미 개떡...
맛나게 먹는다. 불러진 배와 더덕막걸리의 알싸한 기분으로 대둔산의 최고 절경을 만끽하며
케불카 타는곳까지 내려왔다. 물론 최고절경에서 사진촬영은 기본...
그곳에서 냉커피 한잔씩을 마시고 하산길로 접어들었는데. 아뿔사 차가있는 주차장으로 갈려면
산의 반대쪽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또다시 햇볕도 들지않는 음침한 돌무더기 오르막을 식식대며 오르길 한참
선숙이는 거의 초죽음이다. 우리산행대장 종환이도 전날의 과음으로 인해 호흡이 거칠다.
순애와 순분이는 그래도 잘 오른다. 특히 순애가 대견하다.
무릅이 아파서 파스에 약까지 먹었다는데...
그렇게 오르다 보니 저멀리에 나무에 가리워진 파란하늘이 보인다. 산능성이에 오르고 나니 이젠 내리막이다.
비로 인해 바위가 많이 미끄럽다보니 앞서가던 선숙이가 엉덩방아를 찧는다.(내가 바로 뒤에서 봤는데.. 디게 아프겠더라.ㅎ)
그렇게 오를때 보았던 계곡을 다시차고 걷기를 한시간 남짓
산행 초입에 보았던 선녀폭포가 눈앞에 보인다. 화장실을 들러 주차장에 가니 종환이가 담배를 맛나게 피워물고 있다.
6시간의 산행동안 얼마나 담배가 고팠을까?
선화에게 전화를 한다. 그리고 대전시내로 다시귀환, 허기를 달랠 적당한 장소를 물색중에 산행대장이 아구찜집에
차를 댄다. 시원한 맥주에 아구찜, 그리고 반주한잔, 식사가 끝날즈음 선화가 택시를 타고
가게로 찾아왔다. 그리고 다시 대전시내로 들어간다. 푸짐한 안주에 기분좋게 시원해진 생맥주를 마음껏 들이킨다.
이맛~~~ 크!!! 그리고 종환이 얼굴을 본다.
이놈 얼마나 먹고싶을까?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종환이는 속이타고(빨리가야는데...술먹은 사람 엉덩이 무거운건 다들 알지?) 그렇게 서울갈 애들 떠나고... 선화와 나도 택시타고 대전역으로... 화장실 갔다온사이 선화가 안보인다.
먼저 매표소쪽에 올라가 있는다고 했는데...
ktx는 없고 할수없이 제일 빨리있는 무궁화를 끈었다. 시간이 5분도 안남았다.
그래도 선화하고 통화만하고 급히 열차에 몸을 맡긴다.(선화야 너무 고마웠다. 역시 우리의 선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복받을껴!!) 열차를 타고 오는동안 단체로 문자를 날렸다.
그리고 잠을청한다. 하나 둘씩 문자 답이 온다. 너무 즐거운 하루였다...
구포역에 2시 15분에 도착한다. 택시타고 다시 20여분 집에 오니 마눌이 혼자 자고 있는데 부시시 일어난다.
그냥 자라고 토닥여 주고 뜨거운물에 샤워를 한다. 그리고 카페에 한번 들리고....
꿈나라로......
그날,
전날의 과도한 음주가무에도 아랑곳 않고 이쁜 샥시들 끝까지 책임져준 산행대장... 수고했고
아픈 무릎으로도 친구들과의 약속 시키기기 위해 진통제 투혼도 마다하지 않은 순애도 수고했고
자분자분 얘기하며 가끔씩 보여주던 미소가 아름다운 우리의 순분이도 수고했고(담부턴 쉴때 너무 앉지마라. 그거 커지는거 알지? 개인적으로 담부턴 순애가 앉길...)
자신의 체력이 바닥임에도 불구하고 인내과 불굴의 투지로 굳굳하게 버텨온 선숙이도 수고했고...
열일 제쳐두고 함께해준거 만으로도 고마운데 술까지 사준 선화는 복 많이 받구... 너무너무 고마웠다.
다음에 밑지방으로 산행오면 그때도 나는 함께한다........
모두 모두 수고 많이 했다...
**********산행 후기가 좀 늦었습니다. 아침부터 물 좋다고... 즐테하자고 전화가 와서 10부터 19시까지 죽을둥 살둥 모르고 파리잡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가버렸음. 낼부터는 또 비온다고 하니 날좋을때 실컷 한다나 뭐래나?*********
첫댓글 산행까지 함께했어야 했는데 아쉽네...~~생생한 산행후기 잘 읽었고,산행 함께한 기분으로따라갔다. 적당한때 나타나서 약속을 지킬수 있어 행복했고,고마웠다.친구들 만난건 최고 선택이고,어젠 최고날이었다...~~자주보며 살았음좋겠다.
그래~ 바쁜 일상속에서 한모금 청량음료를 마시는 기분!!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니 우리또한 기쁘다. 열심히 사는 니모습 정말 보기 좋았다. 종종 얼굴보며 살자구~
그날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 계곡물소리듣고 새소리들으며 힘들게 시작한 산행...가는내내 날씨가 넘좋아 웃을수있고 살랑살랑불어오는 바람결에 우리의 맘을 전하며...즐거운 산행이었어....종민 너가있어 더 좋았다...
내가 있어 더 좋았다는 말에 나 기분 업 됐다..ㅎㅎ
맞아~ 산새소리, 시원한 물소리..그리고 그 아름답던 대둔산의 풍경들이 아른 거린다..종민이 역시 체력 짱..도저히 따라 잡을수 없는 속도..멀리서 벗이 오니 그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정말 행복한 산행이었다..후기 잘 읽었고..앞으로 더 많은 친구들과 이런 멋진 곳을 함께 갈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순분이 한테 "체력 짱"!! 소리 계속들을려면 열심히 운동해야쥐~~
가방을 책임저준 종민 넘 고맘고 니 덕에 알이 허벅지에서 종아리로 내려와 오늘은 어기적 거리지 않고 허리펴고 걸었다 내일 부터는 채력단련을 위해 줄넘기도 할수있을것 같다 대둔산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어 더욱 멋있더라 친구들 방문에 나와준 선화 . 선화가 사준 생맥주는 세상에서 잴 맛있었어 친구들 고맙고 개화 산악회 아자아자.....
담엔 너 스스로 배낭메고 오를 수 있는 체력도 가꾸길... 얼굴피부만 가꾸지 말고... 피부가 장난이 아니던데?
카페앨범에 사진 보면서 난 가지는 않았지만 같이 동행한것처럼 즐거웠어.....글을 보니까 친구들과 만남은 언제 만나도 즐겁고 좋은거구나 라는걸 알았어~
너두 한번쯤 교회 빼먹구 산행에 따라가 보지? 아마 하느님도 이해 하실거야~
그러게~~그니까 토욜 잡아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