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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 제주올레 화이튕^^V
2010.10.16(토)
계획에 의거하여^^
토욜 퇴근 후 득달같이 달려서 동시달(=동백섬 시각장애우 달리기교실) 참가.
동참한 오렌지 가족 석순님이랑 지호뉨^^ 시각장애우님들의 손을 잡고 달리는 그들이 참 이뻐보인다.
가을은 봉사활동의 계절?
<봉사활동은 일상의 한 부분이다. 외고아가씨랑 입으로 스트레칭 시범보이는 마사 >
마무리 스트레칭 후, 지호님 차를 얻어타고 석순님의 찐한 배웅을 서면에 남기고 김해공항으로.
넘의 차를 얻어타니 빨리는 왔다만 남는 시간은 우째?
공항 식당에 들러 해물짜장으로 저녁을 한다.
절반을 남겨야 할 정도로 양이 많지만 어쿵~ 맛나^^
< 이성을 잃게하는 해물짜장^^>
아구~ 아침마다 우유에 쌀죽을 끓여먹고 댕기면서 짜장 앞에선 획까닥하는 나.
이러니 위장병이 안 낫는 거다. 쩝.
나이가 들어도 우찌 짜장에 대한 그리움은 이리도 가실 줄 모르는지.
지난 여름 동유럽 여행을 마치고도 김포공항에 오자마자 사모하는 해물짜장과 회포를 풀던 실력.
어이없어하던 J의 표정이 더 이상했다. 내겐^^:;
아마도 지지리궁상시절 최고의 빛나던 음식이 짜장면으로 각인되어 그런 것일진져~~~~
오늘 뱅기는 오후 7시15분.
딱 한 시간 남았다.
공항에서 시간보내는데는 선수인지라~~~ 게이트 11의 원목탁자에 앉아 잠시 끄적거린다.
책과 공책, 연필만 있으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어 다행이다.
<으흐흐~ 셀카 기술이 늘어나나보다. 완전 100%연출한 어색한 폼도 추억에 남긴다.>
제주에 도착하니 밤은 휘황찬란하게 와 있다.
600번 리무진 버스를 타고 제주 월드컵 경기장 워터월드로.
평생 처음 자 보는 찜질방의 분위기가 어떨지 궁금해하면서.......
다들 시끄럽고 불편해서 잠 못잘 거라고 조언했는데....... 그래도 기대가 된다.
사람은 누구나 다 처음 해보는 일은 기대되고 걱정되고 그런 복합적인 반응을 가지지 않는가?
오늘 동시달에서 부산시각장애인복지관 최샘말처럼 제대로 잠 도 못자고 낼 아침 눈이 퀭~~하니 나서면서
'에이, 다시는 찜빌방에서 자나봐라.'하며 어금니 꽉 깨물게 될까?
그리고 신새벽에 산행하며 계속 투덜리아가 될까?
아무튼 제자리에 하차하여 7-1코스가 시작되는 곳을 지나 워터월드로.(8천원)
얏호~~ 몇 몇 광신족과 24시가 다 되도록 사우나를 얼쩡거린다.
뜨거운 물과 냉탕, 치료탕을 오가며 포만감을 ~~~ 이거 완전 죽인다.
넘 좋아^^
괜히 걱정했네. 코스를 완주하고 여기와서 피로풀면 완전 짱~이겠군.
다른 방에 가보지도 않고 바리 여자수면실에 들어가 잠을 청한다.
덮을 이불은 배낭 속에서 꺼내 온 주홍바람막이로 대신하고.......
생각보다 조용하고 온기가 가득하다.
낼 아침엔 다시 사우나? 우헤헤헤 좋아라~~~ 하다 금방 잠 속으로 삐융~~~
2010.10.17(일)
다시 물속에서 풍덩거리다 나와도 시간은 8시?
혼자 당근쥬스와 뭔킨 도넛2 개로 넉넉한 아침을 떼우고 출발한다.
<왕~~촌뇬이 되는 순간이다. 이 사진을 찍어주던 제주 주민이 정말 나를 요상하게 쳐다본다.
뭐 이런 곳에서 사진을 다 찍으셔? 하는 눈빛을 안고 ㅡㅡ;;>
< 출발이닷~~ ^^* >
신선한 아침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며 생각보다 춥지않군?
걋뚱하며 하느님의 교회를 지나고, 금방 표시를 건성으로 보는 통에 숲속의 컨벤션까지 걸어가다 되돌아 온다.(지랄이다 ㅡㅡ;;)
횡단보도에 걸린 구부러진 푸른 화살표를 확인하고 건너편으로.
살큼 오르막이 계속되는 길을 오르고 또 오르고 또 오른다.
낮은 계단이 수십개.
좌 강정택지를 지나 , 우 서귀포대신중학교에서 좌회전이다.
심리적으로 오르막길에 피로감을 느낄때 쯤, 좌로 빠져 흙길을 걷게하는 올레길의 묘미^^
길 옆으로 손을 내민 무화과 나무잎을 보며 열매를 찾고있는 내 눈.
난 결국 엉또 폭포 표지가 있는 근처의 집에서 무화과 열매를 맛보고 말았다. (고해성사 중임)
한입 가득 베어물면 입안에 스며들던 그 맛은........ 죄책감만큼이나 달콤하다.
하지만 나같은 사람의 작은 일탈이 올레꾼 모두에게 큰 해악으로 다가올지니 ㅡㅡ;;
선악과를 맛본 죄로 난 댓가를 치룬다.
엉또 폭포가 말라 볼 수 없는 것으로^^;;
경사진 귤밭을 지나가다 쭈악 미끌어져 완전 댓자로 벌러덩 뒤집어진 것으로ㅡㅡ;;
그래서 왼쪽 팔꿈치부분에 시퍼런 멍을 일주일동안 모시고 다녀야 했던 것으로 ㅜ.ㅜ
공항서에 내리자마자 물 준비를 까먹어 목타는 갈증을 한 동만 맛본 것으로 ㅡㅡ;;
엉또폭포 즈음엔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나보다 부지런한 이 사람들...... 올레꾼이다^^ 방가.
비가 쏟아져야 현신하는 엉또폭포는 상상속에 그려야 했다.
데크의 가장자리에 앉아 아침 밥을 나누는 여인네들이 정겹다.
마음마저 풍성하여 내게 먹어보라고 권하는 그네들이....... 이쁘다.
< 이른 아침, 친구들과 엉또폭포에 모여 즐거운 식사를 하는 부지런한 사람들 >
그리고 허옇게 분무된 살충제를 뒤집어 쓴 귤밭을 지나고 또 지나 만나게 된 고근산.
얏호^^ 어린 시절 들국화라고 마구 불렀던 연보랏빛 쑥부쟁이가 나를 반긴다.
앞서 가던 회사원 무리들이 두 패로 나뉘어진 듯.
앞서 간 자와 뒤쳐진 자.
크크 그럼 난? 중간자?
나무계단을 헤아리며 열심히 오른다.
아하~ 아직 제주도는 가을이로구나.
부산 울 집 바깥에 잠잠해진 벌레소리들이 제주의 숲속에 왕성하다.
심하게 감탄한다. 그 벌레소리가 좋아서.
<고근산 올라가는 길목에 푸른 화살표가 눈짓한다. 자연을 보호하자~~^^>
땀범벅이 된 바람막이를 벗어 허리에 두르고 전진~전진~ 하는 거야~~ ^^* 앞으로~~~
낑낑거리며 909개의 계단을 올라니 고근산 정상엔 앞서 간 사람들로 버글.
그늘도, 앉을 자리도 없다.
고근산 사진만 남긴채 바리 하산.
<고근산 꼭대기에 소개되어 있는 서귀포정경>
그리고 아름다운 숲길의 벤치에서 시체놀이에 몰입한다.
같이 사진 찍은 연봉 수~~천받는다는 농협 총각이 (옆사람들이 그렇게 말했음) 늘어지게 쉬고 있는 내게 말한다.
" 여기서 쉬시네요."
" 아 눼에~~ "
더운 얼굴 위로 쏘듯이 지나가는 바람. 좋구나~ 매화로오오다~~~.
제주올레 7-1코스 중 여기가 젤로 기억에 남을 것 같군.
여기가 아마도 중간지점인 8킬로지점?
난 5킬로보다 4킬로를 한 시간에 걸으면 딱인 것으로 혼자 결론짓는다.
<길게 누워서 시체놀이를 하며 찍은 고근산 허리. 헉~ 내 발이 조렇게 멀리 있단 말야?>
고근산에서 내리막길은 벌레소리들로 열렬한 환송을 받는다.
다음 달(11월)에 오면 이 소리가 남아있을까?
곤충들의 왕성한 종족번식을 혼자 기원하며 하산한다.
경사진 길은 뒤로 걸어서 짠자라짠짠 짠짠~~~(내리막에서 부담을 갖는 내 무릎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 방법인데, 난 매우 익숙하다. 바로 걷는 사람보다 더 빨리 걸을 수 있으니^^;;)
이 산을 내려가면 생수파는 가게가 있을지니.......
하지만 서호동 호서마트 하근마을에서 숨바꼭질 30분.
수다를 달고가는 여인 4명의 뒤를 그냥 따라가다보니 푸른 화살표를 놓치고ㅡㅡ;;
되돌아 올라 오는 길에 오토바이맨에게 물어 겨우 우로 꺾는 길을 찾다.
호서마트지나 금방 죄회전이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 흐이구, 천국으로 가는 길은 좁고 어렵다니깐 ^^;;
이제 하논 미르 분화구.
엄청 경사진 내리막길을 뒤로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삼나무 사이로 비친 벼가 익은 논이 생경하다.
제주에도 벼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 있구만^^
어마한 새떼들이 떠들썩거리며 날아오른다.
잠시 어린 시절 밭에서 새 쫓던 기억을 되살려 신나게 소리 지른다.
후여~~후여~~~
이 작은 논바닥을 저 많은 새들이 다 먹어치우면 농부들에게 돌아 갈 쌀 소출이 얼마나 될까?
심각하게 걱정도 하지만 허수아비 하나 없는 논이 오히려 인간미가 느껴진다.
혼자 허수어미 노릇을 해보겠다고 덤빈 내 꼴이 더 우스버^^;;
논 옆으로 하논의 많은 농작물의 젓줄이 되는 작은 실개천을 고마와 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어랏? 제주올레 파란오렌지 리본이 경운기에 묵여있네^^
그 귀여운 발상에 찰칵~~
아니? 저 다리는?
내 몸무게를 이기지 못할 것 같은 올레 다리를 건넌다.후덜덜~~
<너무 정감가는 올레다리>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서니 드뎌 외돌개 가는 삼거리를 만난다.
잘 닦여지 인도를 따라 내려가 올레 안내소에서 완보 스탬프꽝~~~ ^^* 혼자 으흐흐 웃는다.
<사진을 찍어주던 제주녀가 패스포트를 들고 웃는 내게 묻는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흠~~ 스스로에 대한 확인이자 만족이다.>
음~ 이제 어떻게 돌아가지?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30분 정도만 걸어가면 뉴경남호텔이 있는데 그 앞에 공항가는600번 리무진 버스가 선단다.
그랴~~ 까짓 것 30분 정도 더 걷는 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지 뭐^^
차들이 쌩깽 달리는 길을 따라 이쁜 찻집도 구경하고,
지난 7코스때 천지연폭포서 헤맨 통에 혼자 새섬으로 빠지고^^;; 그 덕에 뒤늦게 만났던 남성로 삼거리에 도착한다.
전에 놓친 길을 되짚어 걸어가는 즐거움.
헉~~ 기당미술관이닷^^
<지난 7코스 올레 때 놓쳤던 명소^^ 방가 ^^>
<기당미술관 현관에서 바깥 쪽으로 바라보며>
기어이 올라가서 관람료 400원 내고(일케 적어서 어디 운영하는데 도움이나 되는 지 원...... 이중섭미술관처럼 .)
뜻밖의 작품을 조우한다.
평생 꼭 한장 갖고싶은 이만익님의 판화 ^^
화첩기행으로 나를 사로잡은 김병종님의 작품.
제주올레 코스를 완주하면 내가 갖게 될 이왈종님의 작품.
그리고독특한 화풍으로 그림을 그린 제주화가 변시지님에 대한 것을 알게 된다.
<이만익 님의 연인. 달콤해라~~l >
<이왈종님의 생활속에 -중도 >
<엄청무지 사모하는 김병종님의 생명의 노래>
혼자 또 웃는다. 좋아서^^ 드뎌 올레길의 묘미를 100% 체득한 것같아.
아흑~~ 정말 즐기면서 올레길을 걷는다는 게 요런 거로구만.
오늘의 피로가 기당미술관에서 완전 다 사라진 것을 느낀다.
피로를 상쇄시키는 예술의 힘이라니^^
버스가 서는 곳에선 시간이 좀 남고, 밥을 먹을까?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진주식당에 들어가 전복해물탕(?)으로 양껏 힘을 돋운다.
전복이 둥둥^^ 아고 맛나라~~~
여기저기 갈려있는 명사들과 연예인들의 친필 사인도 눈으로 즐기면서.
맛나 보이는 갈치속젓을 두 통이나 사며 오늘의 7-1 올레 끝~~.
다음 11월엔 9코스 차례다.
마사올림
첫댓글 정말 대단하신 마사샘, 엄청 감성적이면서도 계획은 철저하게 밀고가는 그대, 글자 그대로 머리는 차고 가슴은 끓어 넘치는교? 엄~청 엄청 부럽답니다.
어서 방학이 되어서 울 미연뉨이랑 에코가고 싶어요^^
언니미행뉨이랑 건강하게 잘 계시는 거죠?
샘을 제주올레 홍보대사로 임명합니다...꽝꽝꽝^^
지금이라도 당장 배낭 메고 떠나고 싶은 충동...열심히 꿈꾼자여~~떠나라~~ㅎㅎㅎ
써니뉨^^
제발 언제 같이 좀 갑시다.
동행하면 숲과 나무야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을텐데.....
에쿵^^
샘이 불러만 주실날 기다리며 신발끈 묶고 언제나 준비중입니다^^ㅎㅎ
언제나 샘의 열정과 글재주에 감탄합니다. 즐감이요 ^^*
꽃마리뉨의 좋은 말씀은 언제나 마사에게 힘이 되지요^^
고마버요^^
제주계획중입니다 새끼줄 함 꼬아봅시다샘^^ 저는 제주 일주일치를 우찌못허고 패대기를 치고 있슴돠
부지런한 마사샘
글만봐도 즐거워지는 비나무뉨^^
낼 또 가요~~~ 12월꺼 미리 땡겨서^^;;
더 추워지기 전에 한 번 더 다녀오는 게 맞겠죠?
추블때 콧물 찔찔 흘려가며 추줍다고 타박도 줘가며 그렇게 걷는 올레길도 추억이 될꺼같아요
저는 울공주 겨울방학하면 제주남동생집에 빈대치러갑니다
지난 여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질 때 엉또폭포의 장관을 구경한 행운에 대해 감사! 그 때 하필 친구가 차를 며칠동안이나 빌려 주어 그 감사함에 올레는 별 걷지 못하고 차를 타고 거의 서회 일주를 다 한 것 같습니다. 너무나 자세한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제주도의 풍광을 고대로 보는 것 같습니다. 고근산이 참 좋다고 친구가 일러 주었는데 비가 와서 가지 못했다는 ~~~~
비가 와서 엉또 폭포 구경^^
비가 와서 고근산 등반 못함~
하누님은 공평하게 내려주셨네욤^-^
전 그 반대니깐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