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룡 LS산전㈜ HR부문장(CHO)/상무 |
| “붕어빵 얼마예요?” “3개에 천원이고, 한 개는 3백원입니다.” “예? 하나에 3백원인데 3개면 천원이라고요? 이해가 안 되네요.” “하하, 붕어빵도 마음대로 못 사 드시는 분들을 위해 한 개에 3백원에 드립니다.” 우연히 카카오톡을 통해 떠 돌아다니던 글이 생각 납니다.
여러분은 ‘붕어빵’이란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둘이 너무 닮았다?, 길거리붕어빵, 붕어빵아이스크림, 단팥, 잉어빵, 옛사랑, 겨울, 포장마차, 어머니, 전통시장 등 너무나 다양할 것입니다.
최근에 저는 구시가지 산동네에서 붕어빵을 사게 됐습니다. 차를 운전해 가는 중에 길거리에 ‘붕어빵’이라고 적힌 리어카를 발견했습니다. 마침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저도 차를 대고 다가갔습니다. 기다리던 두 아이 중 한 명이 저에게 불쑥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먼저 사 가세요" 라고 순서를 양보합니다. 표정도 너무 밝았습니다. 무슨 즐거운 일이 있는지 신이 나서 웃고 있는 두 아이는 요즘 어린이 같지 않았습니다. “내가 먼저 사라고? 괜찮아, 먼저 왔으니 먼저 사야지” 라고 했지만 먼저 사라는 말에 고맙다고 하고 붕어빵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어린이 둘은 연신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즐거워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내가 얘들 것을 계산해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왜 양보를 했느냐? 몇 살이냐?" 등 말을 걸었습니다. “저희요, 2학년인데요, 저 윗동네 살아요, 우리는 슈크림붕어빵을 사려고요. 아저씨 먼저 사세요”라는 것이다. 요즘 붕어빵은 속이 단팥 외에 슈크림, 쵸코 등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또한 자리를 양보한 이유도 알게 됐죠. 어른인 저에게 양보를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그럼 그렇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양보야 어차피 기대했던 바가 아니었고, 아이들이 밝은 표정에서 가슴에 와닿는 뭔가가 있었고 저도 그냥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광고카피가 떠오르며, ‘이 아이들이 참으로 행복한 아이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아내는 붕어빵을 못 사게 합니다. "밀가루가 몸에 안 좋아요. 소화도 잘 안 되고 당수치도 높이고요" 하며 가능한 건강에 좋은 것만 먹기를 권유합니다. 또한 최근 매체에서 단팥이 중국산이니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사용한다느니, 길거리에 먼지까지 묻어 위생적이지 않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도 종종 사 먹을 것입니다. 오히려 요즘은 붕어빵 찾기가 힘들어 그것이 걱정입니다.
퇴근길에 붕어빵을 사 들고 들어가 보세요. 2000원에 6개를 봉투에 담아 가슴에 안고 가면 가정에 훈훈한 온기가 퍼질 것입니다. 길거리에서 폐지나 빈병을 줍고 계신 할머니, 사무실에서 청소를 하시는 분, 아파트 경비를 서시는 분께 붕어빵을 나눠 드려 보세요. 일부러 사서 챙겨 간 붕어빵을 우연히 나눠 드리는 것처럼 하면 더 좋겠지요. 직장에서도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 갈 때 붕어빵 몇 개 사 보세요.
행복은 성적순도 아니며 내가 가진 재력순도 아닐 것입니다. 행복은 나누는 양의 크기에 비례할 것입니다. 나눔은 작은 실천일 것이며 마음의 표현일 것입니다. 나눔은 행복을 만듭니다. 작은 나눔은 작은 행복을 만들고 작은 행복이 모여 큰 행복이 되겠지요.
붕어빵 하나가 작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고, 함께 하는 사람간에 격려의 한마디와 따뜻한 손길 하나가 세상을 아름답게 할 것입니다. 전기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를 많이 써 주시는 분들입니다. 붕어빵 한 마리 나눠 드시고 작은 행복은 나누었으면 합니다. 지난 겨울 추운 날 산동네 애들이 떠오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