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동검도에 가까운 강화도령의 고구마밭으로 출동하였다.
먹구름이 보이더니 비가 뿌리는데 8시 전에 도착해서 저간의 안부를 나누며
커피를 한잔 마신다.
3도의 쌀쌀한 날씨에 바람마저 강하니 옷을 따뜻하게 입고오길 잘 했다.
아그리삐나 자매님은 거의 우주복 스타일 패션으로 추위를 피한다.
고구마밭은 작년과 같은 곳인데 면적은 절반 수준이다.
먼저 한시간동안 비닐을 모두 걷어냈다.
강화도령은 경운기로 고구마를 캐면서 질긴 잡초 뿌리와 질척이는 흙때문에 고전중이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경운기는 계속 전진한다.
비닐을 바깥쪽으로 꺼낸 다음 나도 궁둥이 방석을 달고 호미로 열심히 두둑을 파뒤집었다.
그런데, 호박고구마순을 늦게 심은 후 한번도 돌보지 않아서 그런지 영 수확이 시원찮다.
게다가 경운기로 캐면서 길쭉한 호박고구마가 많이도 잘렸다.
작년에는 면적도 넓었지만 수확도 괜찮았고, 인력도 열명이나 되었는데 오늘은 강화도령 부부와
나 혼자라 작업이 영 더디네.
점심을 먹고 와서 바로 호미를 들었지만 땅이 워낙 질어서 진도가 잘 안나간다.
오후에 남성 한분이 투입되었고, 귀경길 극심한 정체때문에 나는 3시에 철수하였다.
강화도령이 이것 저것 많이 챙겨주어서 고맙게 받았다.
올해 강화도 고구마 작황이 좋지 않아서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경운기에 잘려진 것만 골라서 맛보기로 주워담았다.
봉사는 대가성이 없어야 하는데.....
첫댓글 고구마를 캐면서 아그리삐나 자매님이 이야기 한다.
"고구마야, 미안해.
심고나서 한번도 못와 봤는데 이쁘게 커줘서 정말 고마워. 힘들게 크느라 고생 많았어!"
"요즘 초딩 아이들 까탈스럽다는데 어려운 점 없어요?" 물으니 애들이 너무 순박해서 그런거 없단다. 오히려 별난 학부모들의 갑질이 스트레스라며 옆지기 강화도령이 거든다.
강화도 속노랑 호박고구마라 그런지 금방 캔 건데도
구워보니 아주 달다구리하니 맛있다.
너무 힘이 들어서 내년에는 이 땅에 고구마 농사를 포기한다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레지오 단원들 동원해서 단체로 경작해 볼까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