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나만큼 커버린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이 손수 우리의 결혼 기념일을 다 챙겨줍니다.
유학 간 언니와 우리 몰래 메신저를 열심히 하더니
혼자서 이런 훌륭한 깜짝 파티를 열었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자란다 느껴질 때면
아쉬움에, 아이들의 어릴적 추억속에서 빠져 나오고 싶지 않아 발버둥치는 나를 발견하곤 했는데...
딸이 참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기념 삼아 남편이 우릴 우리의 유일한 캠핑장소인 방화동으로 안내합니다.
지난 캠핑 철수할 때 비를 맞아 젖은 채 갇혀있던 물방울이 그대로 맺혀있습니다.
방화동의 따스한 햇살과 봄바람이 텐트 말리기에 적격입니다.
얼음속의 물도 보호막을 벗고 차고 깨끗한 본연의 자연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오랜만에 운동삼아 먼 곳의 언덕까지 올라봅니다.
하나, 둘, 발 맞추며 걷는 걸 우리 딸은 너무 재미있고 신기해 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씩씩하게 ,
그러다 이내 지칩니다.
이런 우리를 개구쟁이 남편이 기어이 웃게 하고 맙니다.
핸드폰으로 셀카를 찍으며 뒤에 있는 우리까지 한 화면에 담습니다.
흠...큰 바위 얼굴^^
딸의 단짝 친구가 왔습니다.
늘 가는 여행이라 우리 딸은 그것의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
어떤 때는 이제 따라오지 않겠다고 볼맨소리도 합니다.
그럴때면 우리는 얼마나 마음이 허전한지 모릅니다.
훌쩍 커 버린 딸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품안에 아무도 없는 게
마음이 공허하기까지 합니다.
우리끼리만 다닐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헤먹을 타다가 춥다고 안으로 들어 오더니 저렇게 앉아 핸드폰만 만지작 거립니다.
평소에는 먹을 거라고는 김치밖에 들고 오지 않는 우리인데
딸의 친구를 위해 특별식을 준비했습니다.
더치요리를 하는 아빠의 손길에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뚜껑 위에도 자기의 마음처럼 넉넉하게 챠콜을 얹습니다.
그리곤 몇 시간을 바라보고 지켜보며 요리의 완성을 기다립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트레일러 안에도 불을 환하게 밝힙니다.
드디어 다 됐습니다.
오리옆에 단호박을 많이 넣었더니 요리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온도도 쉬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다음에는 호박의 양을 좀 조절해 봐야겠습니다.
그래도 바삭거리는 오리를 맛있게 먹었고 꼬마 손님 집에 싸서 보내기까지 했으니
하길 잘했습니다.
더치는 요리 후 바로 속을 비워 물기를 없애야 합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 물로만 세척을 하고 모닥불위에 걸어 완전히 말린 후
비닐 장갑위에 면 장갑을 끼고 장갑 낀 손에 오일을 묻혀 싹싹 얇게 발라 둡니다.
조금은 번거롭지만 제법 맛있고 멋있는 그릇입니다.^^
딸 아이의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고 다음 날 우리도 집에 갈 준비를 합니다.
트레일러도 집에 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트레일러 올리고 접는 일을 궁금해 하고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자세한 사진과 글을 <장비소개, 사용법>란에 올리겠습니다.
이웃 캠퍼도 철수 내내 구경을 하셨습니다.
그때까지 해먹위에서 신나게 노래하며 놀던 이웃 집 아이들입니다.
미안한 마음으로 해먹을 걷고 출발합니다.
앞에 펼쳐진 햇살이 어찌나 따사롭던지
새싹만 기운을 내는 게 아니라 우리도 열심히 일 할 기운이 절로 납니다.
집에 와 매무새 단장을 다시 한 후 서점에도 들르고
맛있는 밥도 사먹습니다.
텐트 생활을 할 때는 집 짓는 수고가 아까워 최소한 2박은 해야 했는데
이제는 1박이 가능해졌습니다.
오히려 겨울에는 몇 일의 캠핑보다 1박의 캠핑이 더 편한 점도 있습니다.
추운 곳에서 씻는 게 아주 고역이라 늘 목욕탕을 찾아가곤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으니 말입니다.
토요일 밤 늦게 출발해서 일요일에 돌아오는 여행도 가능하니
그동안은 바쁜 스케줄에 엄두도 못 내던 봄, 가을의 캠핑도 욕심 내어 볼 만 합니다.
올해의 봄, 가을이 기대됩니다.^^
첫댓글 결혼기념 축하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신듯^^ 언제 캠핑장, 또는 우연히 시내에서라도 함 뵙고 싶습니다.
반갑습니다.^^저희도 오랜만에 반가운 분들 함 뵈었으면 해요. 언제 사무실 근처에 안오시나요? 아니면 백양사에서라도 캠핑 함께 해요. 사모님, 귀여운 따님들과 아기도 보고싶구요. 많이 컸을텐데..
오스빈님 결혼기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못보던 캠핑카도 축하드립니다. 항상 좋은 여행과 즐겁게 사시는 모습 많이 본받겠습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죠? 그리고 여전히 밝으실테구요^^ 누구에겐나 있는 결혼 기념일인데... 루티노님께 축하 받으니 더 좋은데요^^ 감사합니다.~~~
철수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엇하고 보니 휑하니 캠핑트레일러 자리가 비어 있더군요...설치와 철수가 너무 빠르세요..
누구신지요? 혹시 지난 번에 저희집에 놀러 오셨던 분? 혹 아니더라도.. 반갑습니다.^^
아직도 가끔 그곳에 갑니다. 너무 늦은시간에만 가게되어서 방문할 기회가 없네요. 저희도 엇그제 전주로 이사를 와서 앞으로 방화동을 자주가게 될것 같네요.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벌써 3살(17개월)입니다
아이가 벌써 그렇게 자랐군요. 게다가 가족이 모두 전주로 이사까지 오셨다니 저희가 가족 모두 뵐 겸 만남을 한번 주선해야 하려나 봅니다.이사 뒷정리 끝날때쯤 연락할게요~~^^
놀러가지는 않았구요..집사람하고 멀리서만 정말 설치철수가 간편해서 좋겠다...라고 생각만하고 휘이 둘레만 돌아가면서 구경만 했습니다..
그러셨군요. 사용하다 보면 어떤것이든지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신속한 철수는 트레일러의 장점 중 하나라고 봅니다. 다음에도 저희를 보시면 차 드시러 놀러 오세요.
저랑 같은 코발트네요. 역시 펼때는 간지가 안납니다. 오히려 이동중에 자전거랑 카약 실으면 좀 낫지요. 해서 전 펼때는 앞을 바람막이로 가립니다. 창피해서 ㅋㅋ 3월 두째주에 자라섬에서 정모한다는데 오시나요? ㅎㅎ 암튼 즐캠하세요
그렇군요.^^저는 코발트의 펼친 모습이 창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쁘고 고마워요.코발트가 없었다면 저는 캠핑을 접어야 할 만큼 건강이 안 좋은 상태였거든요. 게다가 아파트 주차라인에 쏙 들어가는 편리성과 공간 확장성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 상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운전 중 후방 시야도 시원하구요. 단점 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상품중 하나라고 봅니다. 정모는 업무 스케줄상 참석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유익한 모임되시길 바라며 즐캠하시고 행복하세요~~
트레일러가 오스빈님 이셨군요... 제가 시력이 나빠서 몰라 봤네요....저는 예전 오스빈님이 애용하시던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 자리 정말 좋아요ㅎㅎㅎ. 요즘도 맑은누리님 만나면, 예전에 눈 쏟아지던 방화동 그 자리에서 오스빈님 리빙쉘에서 차(?) 마시던 예기를 하곤합니다...
아~~그렇군요....저희 캠핑하던 자리 건너편에서 캠핑하셨던 어르신께 언덕에 계신분이 순천에서 오셨다는 얘기는 전해들었습니다만 제가 알았으면 인사라도 갈 걸..죄송합니다.^^다음에는 제가 기억을 못하더라도 트레일러를 유심히 봐 두셨다가 아는 척 해주세요. 건강하시고 즐거운 캠핑하세요~~^^
결혼기념일이었네요. 축하드려요. 시간을 주도해나가는법을 잘아시는 님이 정말 부러워요. 전 그게 잘 안되어 넘 속상할때가 많지만 천성이 그리한건 어쩔수가 없군요. 현민이가 많이 큰것같네요. 항상 지금처럼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보기 참 좋아요.^^
오스빈부부님 안녕하세요... 아주 오랜만이군요... 예전에 방화동에서 뵈었던 고인돌아빠 혈랑군(아빠랑 똑 닮아서 한참 웃으셨었다던... ㅡ.,ㅡ)입니다... 우선 결혼기념일 무척이나 축하드립니다 ^^* 큰 따님이 유학길에 올랐군요... 공부 잘 마칠 수 있게 홧튕!!!! 이젠 트레일러로 바꾸셔서 장비 셋팅 시간이 많이 줄고 간편해지셨네요... 우앙~ 부러워요~ 저도 이제 봄이 오니 슬슬 캠핑을... 캠핑 가게되면 꼭 또 뵙고 싶은 분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