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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in Cinema┨ 끓어오르는 사랑의 비등점, 하나를 위한 위한 듀엣의 서사 [우리, 둘 - Deux] 속 'Chariot'(Sul mio carro
충식님 추천 0 조회 85 21.08.27 18:29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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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1.08.28 10:38

    첫댓글 색다른 감성과 진한 색깔의 유럽 멜로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관객을 찾았죠.

    독일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서스펜스 멜로
    드라마 < 피닉스 >,

    그리고 국내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셀린
    시아마 감독의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을
    이을만한 강렬한 퀴어 로맨스로 필리포 메네게티
    감독의 데뷔작 < 우리, 둘 > 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 작성자 21.08.28 10:42

    영화 < 우리, 둘 > 은 만난 지 20여 년이
    흘렀건만 여전히 상대에 '매료' 되는 니나와 마도,
    두 사람의 성애를 통해 그들의 절절한 '사랑의
    진실' 을 정의합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아파트 사이의 복도처럼
    두 사람이 함께하는 데는 여전히 '세상' 이라는
    간극이 존재하죠.

    해고된 간병인마저 마도와 니나가 애써 모은
    로마행 경비를 털어가 버립니다.

    하지만 뇌졸중도 요양원도 두 사람의 간절한
    사랑을 막을 수는 없죠.

    진정으로 공감하고 연대하며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삶의 기본 원리라는 믿음을 영화
    < 우리, 둘 > 은 오롯이 보여줍니다.

    서로 기대어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
    우리, 그 대상이 이성이건 동성이건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 작성자 21.08.28 10:50

    사람들의 불필요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계약한
    니나의 집은 거의 텅 비어있죠.

    둘의 세간은 모두 맞은 편 마도의 집에 있는데,
    이곳에서 둘은 함께 먹고, 자고, 사랑을 나누며
    일상을 보냅니다.

    가끔은 현관문을 열어둔 채 서로의 아파트를
    오가며 춤을 추기도 하죠. 밖에서는 서로
    다정하게 어깨를 맞잡고 춤추지 못하니까요.

  • 작성자 21.08.30 10:19

    필리포 감독은 니나와 마도의 상황을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품어내며 로맨스 영화의
    클리셰를 깬 실험적인 연출을 시도합니다.
    일단 영화의 시작부터가 암유적이죠.

    검은색과 흰색의 원피스를 입은 두 소녀가
    나무를 사이에 두고 숨바꼭질을 합니다.
    흰색 옷의 소녀가 나무 뒤에서 갑자기 사라지고
    검은 옷의 아이는 잃어버린 친구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죠.

    하지만 아이의 목소리는 까마귀 소리에 파묻혀
    관객에게 잘 들리지 않습니다(니나와 마도
    두 사람에 닥쳐올 상황을 암시하죠).

    회색빛 음침한 화면과 점점 더 커지는 까마귀
    소리가 어우러지며, 짐짓 기괴한 분위기가
    화면을 짓누릅니다.

    이후에도 영화는 현장음을 최대한 강조하며,
    사건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팽팽한 리듬의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 작성자 21.08.30 10:20

    그러나 세상을 떠나보내도 함께하고 싶은
    두 사람... 니나는 마도의 자녀에게 외칩니다.

    " 어머니(마도)는 당신네한테 20년간 거짓말한
    거에요. 내가 마도의 유일한 사랑이에요!"

  • 작성자 21.08.30 10:21

    마도를 향한 니나의 행동은 나이 든 여성에게
    기대하는 온화한 할머니상과는 다릅니다.

    니나는 마도를 돌보게 된 간병인 몰래 마도의
    집에 숨어 들어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거나,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간병인이 마도의 딸
    앤에게 오해받아 쫓겨나게끔 딸의 자동차를
    부수기까지 합니다.

    마도를 되찾기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서슴치
    않는 니나는 사랑 앞에서 누구보다도 솔직하며,
    사뭇 거칠고 폭력적입니다.

    필리포 감독은 니나와 마도를 나이에 결코
    구애받지 않는 한 명의 자유로운 인간으로
    설명하죠.

    " 주름이 있는 나이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주름살의 일흔이 넘어서도 당신은 여전히
    살아있고, 발길질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 "I want to show age for what it is,
    with wrinkles and everything,
    while also showing that you can be 70
    with wrinkles and still be alive and kicking."

  • 작성자 21.08.30 10:22

    니나와 마도는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되찾기
    위해 혹독한 대가를 치룹니다.

    니나의 집은 아수라장이 된 채, 소중하게 모았던
    돈도 다 잃어버립니다. 마도 역시 두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죠.

    그럼에도 그들은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쟁취할
    수 있다면 충분히 치룰만한 대가였다는 듯이
    행동하고, 또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토록 자유란 어렵고도 무겁죠. 우리들 역시
    자유를 얻는 대가로 사랑하는 가족과 멀어져야
    한다면, 세상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아울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면, 그럼에도 과감히 자유를 택할 수
    있을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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