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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반신 마비로 근로능력 잃은 춘길씨 | ||
늘 혼자라고만 여기며 평생을 살아왔던 춘길(가명·48세)씨는 오늘도 차갑고 어두운 방안에서 홀로 아침을 맞이합니다. 변변한 가재도구 하나 없어 황량한 느낌을 주는 방안은 숨을 쉴 때마다 나오는 하얀 입김이 춘길씨의 현재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춘길씨는 가난한 집안형편과 건강이 좋지 않으셨던 부모님의 뒷바라지를 위해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상급학교로 진학하며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춘길씨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삽과 망치를 들고 공사판을 맴돌아야 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사람을 선뜻 받아주겠다는 곳이 없어 다른 직장을 가질 수 없었던 춘길씨의 막노동 인생은 그렇게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됐습니다.
입에 풀칠조차 힘들 만큼 생계에 급급해 결혼 적령기조차 놓쳐버린 춘길씨. 형제들 역시 형편이 어려워 서로 연락도 하지 못하고 지냈기 때문에 춘길씨의 옆에는 가까운 피붙이도 없었습니다. 이웃도, 친구도, 피붙이조차 곁에 없는 춘길씨에겐 삽과 망치질을 할 수 있는 팔과 리어카를 끌 수 있는 두 다리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평생 육체노동만 해왔던 춘길씨의 몸에 최근 이상이 생겼습니다. 얼마 전 집에서 뇌출혈과 고혈압으로 쓰러지면서 좌반신이 마비가 된 것입니다. 쓰러진 지 사흘 만에 이상함을 느낀 이웃에게 발견된 게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병원 치료 후 집으로 돌아왔지만 어려운 생활과 불편한 몸 때문에 하루 종일 따스한 밥 한끼는 물론 1주일 내내 변변한 끼니도 해결하지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빈방에서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낼 뿐입니다.
춘길씨는 지금까지 이러한 사정을 주위에게 알리지 않고 있었지만 이제는 여러분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춘길씨가 바라는 것은 아픈 몸을 돌보아줄 수 있는 가족과 말벗이 되어줄 이웃, 그리고 하루 따뜻한 밥 세끼의 걱정을 더는 것뿐입니다. 빨리 몸을 훌훌 털고 일어나 예전처럼 공사판에 나가 땀을 흘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박성순·수영구 광안2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610-4907. △지난 24일자 진호 이야기 65명의 후원자 348만2천270원.
# 이렇게 됐습니다 △2007년 12월 10일자 소개된 행미씨 이야기 사랑의 징검다리를 통해 모금된 207만원은 행미씨에게 전달돼 병원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차례의 유방암 수술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행미씨는 다행히 수술경과가 좋아 12월 19일 퇴원했습니다. 현재는 외래진료 및 통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연이 소개된 뒤 뒤늦게 신문기사를 본 사랑의 징검다리 독자들이 33만여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행미씨에게 지정기탁했으며, 또 다른 독지가는 직접 행미씨를 방문해 성금 1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행미씨는 힘들 때 너무도 힘이 되어준 독자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아픔도 잊을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