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주윤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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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자녀가 책을 읽기를 원하신다면 오늘부터 책을 읽지 말라고 권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일전에 학부모를 위한 독서 토론 워크숍에서 특강을 맡으신 분이 하신 말씀이다. 독서 교육에 대한 관심과 독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져가고 있지만 가정에서 마땅히 지도할 방법이 없어서 또 하나의 사교육 시장을 형성하였고, 우리 아이들에게 ‘책 좀 읽어라’는 소리까지 보태지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 위에 다양한 책을 마련하여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화를 유도하면서도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부모의 의도적인 독서 금지는 오히려 학생들이 책을 읽게 되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고 학부모들도 여기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워크숍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스태프로서, 또 학교에서 독서 교육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교사로서 옆에서 지켜보던 나는 가정과 연계된 독서 교육을 위해 ‘학부모의 역할 이해’를 위한 부모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학교에서의 모든 교육 계획은 가정과 공조하지 않고 교사들만의 실천과 노력으로는 효과를 거두기가 매우 어렵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독서 습관 형성과 창의적 독서 활동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는 가정과 연계되어 이루어질 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 워크숍과 같이 학부모 교육을 통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올바른 독서 교육 방법을 안내받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아이 앞에서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는 ‘모델로서의 부모 역할’ 실천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신이 처한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되며, 독서 교육을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독서 분위기의 형성이기 때문이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독서 토론 모임 같은 책을 읽는 어른들의 동아리에 참여하고 느낌과 정보를 공유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엄마가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드는 경험을 했다면, 책을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면 내 아이의 독서 교육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자란 아이가 책에 친숙해 지고, 책 읽는 엄마라야 학교에서 하는 독서 교육의 방향을 바르게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히는 사람이 아닌 책을 읽는 주체로서 독서 교육에 동참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아이의 손을 잡고 책방 나들이를 나가 보자.

서정희/포항 달전초등학교 교사
티나라 ( www.tnara.net )교사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