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한 건축 · 1 부 집을 기억하다 2016-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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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건축 · 2 부 소통을 넘어 자유로 2016-0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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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건축 · 3 부 기억의 유산 2016-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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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건축 1부 집을 기억하다
이 프로그램은 집에 대한 다양한 기억을 간직한 사람들을 통해 건축의 가장 기본적인 공간인 집의 존재 의미를 찾아보는 이야기이다.
건축가 승효상은 가족과 개인이 정주하는 귀소본능의 집은 우리가 살아가는 존재의식의 기본 의미라고 말한다. 자기가 사는 집을 동 호수나 넘버로 기억하게 된 현실! 집은 바로 부동산이라 생각이 지배하는 오늘이지만, 유년시절 살았던 공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의 존재이유를 상실케 하는 것이라고 인문학자들은 말한다. 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철거 직전의 집을 되살려 옛집 주인과 새로운 교감을 나누며 집에 담긴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린 공주의 한 오래된 집 이야기는 역설적이게도 건축이 무조건 부수고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교훈을 준다. 또한 아파트 개발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홍제동 최범석씨의 70년대 옛 집! 어린 시절 외교관으로 독일로 부임하는 아버지를 따라 그 집을 떠났던 최범석씨는 유럽과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학업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폐허로 변해있던 아버지의 옛집을 손수 고쳐 유년시절의 기억을 고스란히 되살렸다. 우리는 가족의 사랑과 유년시절의 기억이 남아 있는 자신의 집을 부동산의 가치와 숫자로만 기억하는 경향에 물들어 있는 것은 아닌지?
1부에서는 건축의 가장 기본 공간인 집에 대한 다양한 기억과 의미를 통해 자신을 진실되게 하고 선하게 하는 집에 대한 존재 의미를 생각해 본다.
■ 행복한 건축 2부 소통과 치유 (소통을 넘어 자유로)
건축물을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소통을 해 나가며 그 공간을 통한 치유에 대해 이야기 한다. 고층건물 일색인 뉴욕의 맨해튼과 저층 일색의 그리니치빌리지 건물은 어떤 소통의 비밀이 숨어 있을까? 전설적 건축가 르꼬르뷔제의 라 뚜르 수도원(프랑스)과 루이스 칸이 설계한 설크 생명공학연구소 건물은 인간의 정신적인 치유에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 일본의 세계적 부부건축가 세지마 가즈요(프리츠커 상 수상자)의 21세기 미술관은 가나자와라는 작은 도시를 어떻게 소통의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는지 등등 이 프로그램은 건축이라는 공간이 인간과 놀라운 소통과 치유 능력을 보여준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 행복한 건축 3부 기억의 유산
우리는 왜 요즘 오래된 건축물이 밀집한 북촌이나 서촌 그리고 낙산 마을 등에 열광하는 것일까? 20세기 근대 건축물이 고스란히 보존된 중국 상하이의 와이탄(Bund)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7년 영화 “태양의 제국(Empire of Sun)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공산국가의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오래된 건축물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축적된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국전쟁과 경제개발 여파로 오래된 건축물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건축 공간에 담긴 기억들을 회상해 보는 것은 좀 사치스런 생각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활수준이 나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이 쌓인 근대 건물이나 그 주변 공간들을 좋아하는 이 아이러니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
‘생각하는 건축가’ 승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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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삶이 있는 골목길의 부활을 꿈꾼다
“여러 번 굽은 골목이 담장이 좌우 못 보는 내 아픈 마음에 부딪혀 달은 밝은데/ 그때부터 가까운 길을 일부러 멀리 걷는 버릇을 배웠더니라.”
27세 젊은 나이에 요절한 천재 시인 이상이 쓴 ‘무제’라는 시의 마지막 부분이다. 서울 사직동에서 태어나 통인동에서 자란 그의 시는 굽은 골목처럼 복잡하고 난해하다. 나는 김소월이나 정지용의 시를 읽으며 느낄 수 없었던 시적 감응을 이상의 시에서는 느꼈다. 그건 아마 이상과 자란 환경이 비슷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천엽 속처럼 복잡한 골목에서 태어났고 골목을 놀이터 삼아 뛰어 놀며 자랐다.
어릴 때 내가 가장 좋아했던 놀이는 혼자서 아무 골목이나 들어가서 헤매는 일이었다. 을지로 통의 골목을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골목들은 정말로 복잡하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골목을 헤집고 다닐 때 “이번에는 막다른 길이겠지” 하며 들어가면 그 길은 다시 다른 길과 이어진다. 그렇게 계속 찾아 들어가다 보면 결국 내가 아는 길과 만난다. 그렇게 홀린 듯 골목을 탐험하다 어느새 나는 내가 살던 을지로를 벗어나 광화문 언저리까지 간 적도 있었다.
최근 종방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골목길이 많은 사람에게 추억과 감성을 떠올리게 했다. ‘응팔’의 장면처럼 골목에는 동네 사람들이 늘 앉아 있었다. 돌돌 말린 장판을 들고 와서 펼치기도 하고 돗자리를 쭉 펴기도 하고 나무 평상을 가져다 놓기도 한다. 그 위에 누우면 이야기책에서나 보았던 ‘나는 양탄자’를 타는 것 같았다. 부채를 휘휘 부치는 할머니 혹은 아주머니들이 동네의 여러 가지 소식들을 공유하기도 하고 각자 고된 인생의 이야기를 펼치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 위에 엎드려 숙제를 하거나 낙서를 하며 논다. 그러다가 누워서 지붕들 틈으로 샐쭉 보이는 하늘을 본다. 몬드리안이 그린 사람 얼굴처럼 길쭉한 골목 안의 하늘로 구름이 지나간다.
골목은 단지 집과 집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좁은 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골목은 하나의 공간이며 하나의 공동체다. 골목으로 엮여 있는 ‘우리 동네’ 에서는 익명성이라는 것은 없었다. 아는 사이에 낯붉히며 싸우기보다는 적당히 양보하고 공조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는 심정적 합의가 이뤄졌다.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금세 알 수 있으니 동네의 안전도 자연스럽게 지켜졌다.
그러나 어느 날부턴가 집집마다 차를 들이게 된다. 또한 돈이 된다며 낡은 집과 좁은 길을 헐어버리고 연립주택이 들어서며 동네의 밀도가 높아진다. 세대당 한 대의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거나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집을 지을 수 없다는 법에 의해 구불구불하던 골목이 다림질되어 쭉 펴진 폭 4m 도로로 대체된다. 할머니가 부채를 휘두르던 곳에, 아이들이 배를 깔고 숙제를 하던 자리에 차들이 몰려든다. 우리는 그렇게 편리와 골목을 바꿔버렸다.
그리고 어느새 골목은 기억이나 추억을 위해 간혹 꺼내보는 낡은 흑백사진이 됐다. 골목의 기억이 없는 사람의 수가 기억하는 사람의 수를 조만간 넘어설 것이다.
없앨 때는 언제고 사방에서 골목 예찬이 들려온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골목은, 아이들이 뛰고 삶의 향기가 있던 골목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상한 법규와 제도가 서울의 지도에서 ‘진짜’ 골목을 차근차근 지워가는 와중에 사람들이 사진기를 들고 누빌 수 있도록 잘 세팅된 골목이 늘어나고 있다. 그곳에 우아하게 꾸며놓은 식당에서 이탈리아식 음식과 와인을 즐긴다. 사람들이 몰려가는 그 골목은 사람이 살지 않는 인공 감미료가 듬뿍 들어간 박제된 의사 (擬似) 골목이다. 그곳에 낭만과 분위기는 있는지 모르겠지만 생활이 없고 가족이 없다.
도시는 놀이공원의 기구가 아니고 영화나 드라마를 찍기 위한 세트도 아니다. 도시는 사람이 사는 공간이고, 골목은 도시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생생한 실핏줄들이다. 답사나 놀이의 대상으로 박제되는 골목이 아닌, 사람들이 사는 건강한 생활이 담긴 골목들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길 바란다.
- 중앙선데이 | 제 465 호 | 임형남 가온건축 대표 | 2016.02.06 “달동네 지형 · 길 그대로 살려 변화무쌍한 건축 만들 것”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말하는 ‘백사마을 프로젝트’ 요즘 건축가들은 골목길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대 교수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골목길의 추억을 이렇게 떠올렸다.
“초등학교 때 할머니와 일하는 누나가 대문 앞 골목길에 앉아 앞집 할머니와 햇볕을 받으며 일하는 모습이 행복한 느낌으로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골목길은 공동의 거실이었다.” 건축가 승효상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 | 건축가 승효상 씨는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공동 화장실 등 백사마을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집은 현대적인 저층 주택으로 리모델링하자고 제안했다. | |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 주택 재개발 하면 고층 아파트 단지부터 떠올렸다. 아파트는 입주민들에게는 현대적인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재개발 시행사에는 쏠쏠한 수익을 안겼다. 최근 건축가 승효상 씨(52세)는 건축가 12명과 함께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를 저층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제안은 거센 반대에 부딪쳤다.
서울시는 승효상 씨에게 백사마을 재개발 프로젝트를 의뢰했다. 그는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공동 화장실 등 백사마을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집은 현대적인 저층 주택으로 리모델링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 마스터플랜에 따라 백사마을을 재개발하면 마을의 문화 유산이 보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사마을 재개발 프로젝트는 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백사마을 주민대표회의는 고층 아파트를 짓는 기존 재개발 장식을 선호한다. 일각에서는 단독주택을 지으면 마을 주민들이 재개발 비용을 분담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재개발 시행 사업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표한 사업성 분석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다.
서울시와 승효상 씨는 LH가 재개발 비용을 과도하게 높게 산정했다고 반박한다.
1960년대 말, 도심 개발로 철거민들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백사마을은 서울 북동쪽 불암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제대로 돌보지 않은 데다가 세월의 무게까지 내려앉은 수천 가구는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마을 수리공은 한밤중에도 천장이 내려앉았다거나 벽을 고쳐달라는 요청을 받고 출장을 나가곤 한다.
최근 몇십 년 사이에 서울의 달동네는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달동네가 사라진 후 평평해진 부지 위에는 여지없이 아파트가 들어섰다. 승효상 씨를 비롯한 많은 건축가들은 동네의 개성과 전통을 파괴하는 재개발 방식을 비판해왔다.
그는 “건축은 우리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기는 저장 창고” 라며 “우리가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사이트는 백사마을을 관광 명소로 소개하고 있다. 서울시는 백사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백사마을 주민대표회의는 전체 주민들 가운데 수십 년 동안 이곳에서 터전을 내린 원주민은 20%에 불과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많은 원주민들이 숨지거나 타의로 마을을 떠났다. 나머지 80%는 싼 임대료(평균 월세가 10만원 수준) 때문에 이사 온 사람들이거나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입한 사람들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백사마을 주민은 총 2,661명이다.
- By Jeyup S. Kwaak | 2016.02.06
[사람속으로] '시간이 멈춘 곳'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tbsTV]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104(백사)마을 골목탐방
Biography 1952년생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사·석사 미국건축가협회 명예회원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 종합건축사사무소 이로재 대표, 서울시 총괄건축가(City Architect) 주요저서 <건축 사유의 기호><빈자의 미학><지문> <건축이란 무엇인가> <지혜의 도시 지혜의 건축><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등. 수졸당(1993), 수백당(1998), 웰콤시티(2000)등으로 다수의 건축상 수상. 새로운 도시의 전형을 제시한 파주출판도시의 코디네이터,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으로서 명성을 공고히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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