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신작 <메콩 호텔>
<엉클 분미>에 이어 <메콩 호텔>로 또 한 번 칸을 놀라게 하다!
독특한 영상미와 실험정신! 그리고 특유의 스토리텔링 기법까지!
3박자의 완벽한 조합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거장이 탄생했다!
영화 <엉클 분미>로 제63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세계적인 거장으로 우뚝 선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신작 <메콩 호텔>(제공/배급: (재)영화의전당 |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 출연: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제니이라 퐁파스)이 오는 2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아피찻퐁 감독의 화려한 이력이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2004년 <열대병>으로 제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징후와 세기>, <분미아저씨께 보내는 편지> 등의 작품으로 해외 영화제를 모두 휩쓸었으며, 2010년에는 태국 사회의 현실을 파격적인 판타지로 표현한 작품 <엉클 분미>로 제63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피찻퐁 감독은 이제 그 이름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는 가장 촉망 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2월 13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메콩 호텔> 역시 제65회 칸영화제와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영화 <메콩 호텔>은 수많은 귀신들이 떠돌고 있는 메콩강에 살고 있는 딸과, 전설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인간의 내장을 먹으며 살아가는 귀신 ‘폽(Pob)’이 되어버린 엄마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드라마. 특히, 아피찻퐁 감독만의 ‘로모씨네’ 형식이 사용된 <메콩 호텔>의 정적인 색감은, 마치 시각적인 이미지를 촉각으로 느낄 수 있는 마술처럼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러닝타임 내내 끝없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아피찻퐁 감독 특유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주시하는 것 또한 이 영화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관람 포인트. 한편, 작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람을 놓친 관객들을 비롯, 아피찻퐁 감독의 국내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온 영화팬들은 <메콩 호텔>의 개봉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온라인과 SNS를 통해 메인 포스터를 게시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실제와 환상을 넘나드는 태국의 귀신 폽(Pob)의 숨겨진 이야기를 아피찻퐁 감독 특유의 감각으로 재탄생 시킨 영화 <메콩 호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엉클 분미>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공동 연출을 포함한) 여섯 번째 장편 극영화. 종종 정글 버전이라고 할 만한 영화적 미장센을 펼쳐 온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새로운 영화는 다시 한번 정글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호랑이를 마주치는 대신 (<열대병>) 19년 전에 죽은 아내의 귀신과 오래전에 정글에서 실종되었다가 원숭이 괴물이 되어 돌아온 아들과의 만남을 다룬다.
종종 명상을 하듯이 전개되는 영화는 멈춰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 사이의 미로는 매우 복잡하게 서로 다른 길로 나가면서 보는 우리로 하여금 길을 잃게 만든다. 그가 이제까지 만든 영화에 비한다면 비교적 친절한 이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생(現生)과 전생(前生), 육체와 영혼, 사람과 동물 사이의 경계를 하나의 미스터리한 매듭으로 묶는다. 어쩌면 감독은 그 둘 사이의 경계란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상상력을 포기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처럼 여백 사이에서만 진행시킨다.
조용하게 진행되던 영화는 갑자기 중간에 방향을 바꾸듯이 한밤중의 정글 한복판에서 못생긴 공주와 메기의 동화를 전개한다. 공주는 물에 비친 아름다운 모습만을 상상하는 왕자에게 실망하고 혼자 머물자 호수에서 누군가 그녀에게 말을 건다. 마치 자살하듯이 물에 들어간 그녀를 맞이하는 것은 폭포가 쏟아지는 호수 속에 살고 있는 메기이다. 아마도 메기와 공주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우리가 볼 수 있는 환상의 한 극단일 것이다. 그런 다음 다시 분미 아저씨의 죽음으로 돌아온 영화는 두 이야기의 경계를 마치 주름 접듯이 하나의 영화 안에서 공존시킨다. 혹은 어느 쪽이 어느 쪽의 전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라세타쿤은 이 영화가 단지 우화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이 수상쩍은 영화에서 마치 콜라주 되듯이 태국의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토픽들이 수많은 간접적 인용으로 들어가 있다. 분미 아저씨의 아들은 오랫동안 실종되었다 돌아왔다고 말하지만 그의 기억속의 사진에는 태국 군부대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여동생이 운영하는 농장에는 많은 이민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고, 여기에는 태국과 라오스의 국경을 둘러싼 불법적인 이민 노동자들에 관한 이야기도 끼어든다. 조카 통은 자기가 수많은 공산주의자들을 죽였다고 괴로워하고, 마치 정신적 트라우마의 업압이 귀환하는 것처럼 텔레비전에서는 불안한 태국 정국의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환상적이지만 정치적이고, 문화 공동체를 다루면서 개인적인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태국의 북동부에서 촬영되었고 그 지역의 사투리를 사용하기 위해 (조카 통을 제외하고) 아마추어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 원작을 빌려온 것이기는 하지만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자신의 자전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으며, 특히 분미 아저씨의 침대는 그의 아버지의 침대를 그대로 빌려온 것이라고 한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자신의 말에 따르면 <엉클 분미>는 무엇보다도 이제는 죽어 버렸거나 죽어 가고 있는 영화들에게 바치는 영화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