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공항에서 5분 거리의 용두암 근처에 위치한 곳, 단지 가깝다는 이유만이 아닌
제주의 파도소리와 바닷바람을 만끽하며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는 횟집이 있다고 하여
짐을 풀기도 전에 일행들과 저녁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바위에 부서지는 포말, 경쾌한 파도소리, 바다의 짠 내음을 느끼고서야
제주도에 왔다는 것을 실감하고, 건너편에 있는 바다풍경 횟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넓지 않은 내부의 한쪽 벽면에는 방송에서 소개된 기념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동네 횟집에 온 듯한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제주는 갓돔과 참돔이 유명한 곳인 만큼, 이곳의 추천 메뉴도 그러했지만,
우리는 4인 기준, 10만원 상으로 맞춰서 광어와 농어회가 나오는 모둠회를 주문했습니다.

해조류(아마도 클로렐라)로 만든 듯한 국수와 씻어낸 묵은지, 튀김류, 샐러드, 고구마, 해조류 무침 등의
쯔께다시(付け出し, 곁들임 요리)가 몇 가지 상에 놓였는데
이것들을 많이 먹으면 본격적인 회를 먹기 전에 포만감을 느끼게 되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어느 정도는 먹어줘야 합니다.
생선이나 고기는 산성 음식이기 때문에 야채, 해조류 등의 알칼리성 음식도 함께 섭취해줘야 균형이 맞는 것이죠.
저도 회나 고기를 먹을 때 야채에 싸서 먹지는 않지만, 따로 많이 먹는 편입니다.

곁들임 음식만 봐서는 버섯구이와 옥수수버터구이까지 추가로 나오는 동네 횟집이 더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해산물과 생선회의 질이 좋다면 곁들임 음식의 많고 적음은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개불, 병어회, 소라, 해삼, 딱새우까지 골고루 나오는 해산물 모둠을 보면서
역시, 청정해역인 제주라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다만, 비늘을 벗겨서 손질한 병어회를 된장에 찍어 먹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활전복과 갈치회도 맛을 봅니다. 윤기가 흐르는 전복을 본 것도 참 오랜만입니다.
메인 회를 맛보기도 전에 싱싱한 전복과 부드러운 갈치회에 입이 행복해졌습니다.
싱싱한 전복회 때문에 조금 전에 맛본 전복 내장죽의 맛은 잃어버렸습니다.
서울에서는 따로 주문해서 맛보거나 단골집에 가야만 조금씩 얻어 먹을 수 있는 갈치회를
제주에서 바다향을 느끼며 직접 맛보는 즐거움이란~! *^^*

싱싱하고 깔끔한 해산물 종합선물세트와 함께 한라산도 삼켜보면서
제주 여행의 첫날 저녁을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광어와 농어가 메인으로 나왔습니다.(자연산 활어회겠죠...^^*)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자연산을 선호하지만, 사실 자연산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닙니다.
(물론 낚시해서 바로 먹는 자연산은 뛰어납니다만...)
생선이 살고 있는 환경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자연산으로 자란 생선도
잡힐 때, 그물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게 되면 에너지가 소모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양식에 비해 육질도, 맛도 떨어지게 되니까요. 또한,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횟집의 좁은 수족관으로 들어가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니까요.
이에 비해 양식은 엄선된 사료를 먹으면서 더 높은 영양소를 지닐 수 있는데,
사실 가장 큰 문제는 항생제일테지만,
양식 어류에 사용되는 항생제는 시간이 경과되면 배설되고 체내에 축적되지 않으며,
양식업자들이 출하 전에 휴약기간만 준수한다면 잔류를 막을 수 있으니까 크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활어와 선어는 구별할 줄 알지만, 실제로 자연산과 양식을 제대로 구별할 줄 아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어쨌든...활어/선어, 자연산/양식산에 대해서는 나중에 음식 이야기에서 따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지만,
현지가 아닌 곳에서까지 무조건 자연산이라고 선호하는 것
(실상, 수요만큼 공급이 안되기에 많이들 비싼 가격에 속고 먹는 것)이
안 좋다는 건 확실하기에 잠깐 언급해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엔가와(광어 지느러미)를 좋아해서 제가 앉은 테이블에 놓인 지느러미는 거의 제 입 속으로...^^;;
바다를 벗삼아 탄력있는 육질의 회를 맛볼 수 있다는 것!
제주에 왔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호사가 아닐런지요.
게다가 바쁜 주말과 저녁 시간대를 피하면 회를 리필해주신다고 하니,
그 시간대를 피해서 가신다면 정 많은 사장님의 푸짐한 인심까지 덤으로 얻고 올 수 있습니다.

참돔 가맛살구이와 왕우럭튀김입니다.(우럭튀김은 3만원을 추가하여 별도로 주문했습니다.)
함께 식사한 일행들은 왕우럭튀김에 감동을 하셨는데 제가 살고있는 동네의 횟집에서도
왕우럭튀김은 서비스로(^^*)나오기 때문에 실상, 저는 감동을 받지는 않았고,
윤기가 흐르면서 고소한 참돔구이를 맛보았다는 것이 더 즐거웠습니다.
그래도 왕우럭튀김은 달달하면서 짭조름한 양념과 더불어
바삭하고, 고소한 생선을 뼈째 씹어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아이들이나 회를 잘 안 드시는 분들과 함께 가실 때 드셔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듯 합니다.

얼큰한 매운탕으로 식사를 마무리짓고...

식당 한 켠에 놓인 귤로 입가심을 합니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면 현지에서 제주도의 귤을 처음 맛보게 되는 셈이지요.)

제주에 가서 바가지를 쓴 경험이 있는 분들은 음식점 선택에 신중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녁에는 야경을, 낮에는 깨끗한 제주 앞바다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바다풍경 횟집은
먹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횟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부모님과 함께 제주도에 갈 계획이 있는데,
다음에 가면 꼭 점심 때 들러서 산책도 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 3동 2376번지 용두암 해안도로 서쪽 1km지점, (064)743-7779
http://www.seaview.kr
★메뉴
vip 코스-갓돔, 다금바리, 능성어, 돗돔, 감성돔, 흑돔, 참돔, 스페셜
풀코스-우럭, 광어, 모둠회
점심 특선-2만원~4만원
갈치회, 고등어회
★특징
식당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제주 앞바다를 볼 수 있고, 식사 후 산책할 수 있다는 점,
바쁜 시간대를 피해서 방문하면, 사장님의 넉넉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회의 퀄리티를 따져가며 먹는 극소수의 미식가를 제외하고는 메뉴 구성, 신선도, 음식 맛이
가격대비 좋기 때문에 대중들이 찾는 횟집으로 부담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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