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교수님을 떠나 보내드린지 칠칠일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하루에도 몇 번씩 체계불학 홈페이지를 들르며 교수님을 추모하고 교수님이 남기신 가르침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러하시리라 짐작됩니다.
며칠 사이 교수님에 관한 추모글 뿐 아니라 불광미디어에서 진행된 교수님의 마지막 강의 영상, 휴심정 대담 영상 등이 자발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수고해주시는 법우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곳은 교수님 관련 기록물이 정리된 아카이브면서 동시에 학인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올리고 그에 대한 석학의 답변을 아무 대가 없이 들을 수 있었던 고귀한 회향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자비롭고 평등하게 응대하시되 학문적으로는 예리함과 고준함을 잃지 않으셨던 교수님의 전법교화는 그 자체로 육신보살의 이타행이었다고 감히 평해봅니다.
이러한 교수님의 진실하고 순수한 동기와 행위를 본받아 후학들이 자신이 배운 바를 다른 이들에게 널리 회향한다면 교수님 또한 크게 기뻐하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교수님이 남기신 방대한 학문적 유산과 더불어 체계불학 홈페이지의 운영 정신 또한 반드시 계승되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 체계불학 홈페이지를 그대로 활용하여 교수님이 아닌 제3자가 질문에 답변을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주지하다시피 이곳은 교수님 개인 홈페이지고 관리와 답변 등을 모두 교수님 혼자 전담하셨습니다. 교수님 저서 <불교 초보 탈출 100문 100답>의 모태가 되었던 "(구) 불교문답게시판"이나 2020년도부터 운영을 재개하셨던 "(현) 불교문답게시판"의 답변은 모두 교수님이 일임하셨습니다. 다른 유저분들의 답변은 교수님의 관리감독 하에 댓글이나 답글 형식으로 필요에 따라 제한적으로 추가되었습니다.
또한 교수님은 생전에 체계불학 홈페이지가 "매우 조심스럽고 보수적으로 운영"되며 "누구든 들어와서 자기 의견을 얘기하고, 논쟁"하는 "불교토론게시판"이 아니라 "불교문답게시판"이라고 말씀하셨고 (https://cafe.daum.net/buddhology/TjB9/67?searchView=Y), "지극히 보수적이고, 조심스럽게 운영"된다고(https://cafe.daum.net/buddhology/TjB9/139?searchView=Y) 누차 말씀하신바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생전에 오픈형 커뮤니티를 지향하지 않으셨고, 당신께서 강조하셨듯 지금까지 매우 조심스럽게 홈페이지를 운영해왔는데 갑작스레 제3자가 교수님 본인이나 관계자 분의 허락없이 홈페이지를 자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는 숙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설령 누군가 질문에 답변을 한들, 교수님과 같은 전문성과 신뢰성은 당연히 담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단순히 수준이 미흡한 정도에만 그치지 않고, 교수님의 취지나 의도에 반대되는 성향의 글들이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관리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광고성 글, 불필요한 언쟁, 학문적 오류 등을 제재하고 시정할 사람이 없기에 자칫 홈페이지가 혼탁해질 위험이 있다고 예상됩니다. 익명성 커뮤니티가 관리자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따라서 유가족 분이나 제자 분들같은 관계자 분들의 별다른 고지가 없는 한, 체계불학 홈페이지는 교수님 생전처럼 매우 조심스럽고 보수적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때문에 불교 관련 질문이 있으시거나 답변을 통해 자신의 배움을 회향하실 분들은 당분간 체계불학 홈페이지 외에 다른 공간을 활용하시는 것이 어떨까 조심스레 제안해봅니다. 단 교수님 관련 강의 영상이나 기사 등은 교수님 생전에도 자유롭게 유저분들이 업로드한 사례가 있으므로 그와 관련된 글들은 문제의 소지가 없어보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저의 개인적 제안일 뿐이고 저 또한 홈페이지 운영에 어떠한 권한도 없는 일개 유저일 뿐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교수님의 홈페이지를 이용하고 교수님과 소통해왔던 사람으로서 염려와 노파심으로 드리는 말씀이니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저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그 분들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다만 각자의 의견이 있더라도, 저 포함하여 일반 유저들이 함부로 홈페이지 용도를 결정할 권한은 없다고 사료됩니다.
칠칠일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교수님의 홈페이지까지 신경쓰기에는 아직 경황이 없고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을 때입니다. 교수님이 생전에 아끼셨던 공간인 만큼 관계자 분들도 적절한 시점에 홈페이지 운영에 관해 언질을 주시리라 예상해봅니다. 그때까지 잠시 기다리고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미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번 김성철 교수님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며 두서없고 장황한 글을 마칩니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저도 김성철교수님께서 정성껏 가꾸어오신 이 카페의 향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안계신 지금 어떤 회원이 이 카페에 성의를 갖고 운영을 한다하더라도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은 분명하며 오히려 교수님께서 그간 카페에 정리해놓으신 여러 불교관련 내용들에 혼란만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보리심님께서 지적하셨듯이 각 게시판의 성격에 대해 고인께서 생전에 하셨던 말씀도 있으시니 회원인 저희는 회원게시판만을 활용하는 것이 교수님께서 설계하신 이 카페의 성격과 방향에 부합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생전에 업데이트되지 않았던 영상도 거의 올라온 것 같으니 앞으로는 가족분들께서 따로이 공지하시지 않는 한 회원들은 오로지 회원게시판만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김성철 교수님이 아닌 다른 분이 이 카페를 운영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의 공간이었고, 교수님이 계셔서 의미있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여 무언가를 새롭게 보태기보다 우선 교수님이 남기신 자료와 기록들을 잘 보존하는 것이 뒷사람이 할 몫 같습니다.
회원들은 오로지 회원게시판만을 이용하자는 말씀에도 공감합니다. 제가 조현TV휴심정 카테고리에 영상들을 정리하긴 했습니다만, 사실 그 일도 교수님이 직접 하시던 일이라 망설여지긴 했습니다. 남은 불광미디어 인도불교사 강의를 회원게시판에 공유하게 되면 공유하고, 이후 정리작업은 유족분들과 관계자분들이 담당하시는게 순리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회원게시판 외에 다른 곳에 회원들이 글 쓸 일도 아주 없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