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7구간 소백산구간
나그네 대장님 수고하셨습니다.
기사님 운전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함께한 산우님들 수고많으셨습니다.
날짜 : 2019.8.24
들머리 : 죽령
날머리 : 고치령
거리 : 24.9키로
시간 : 6시간27분
코스 : 죽령 ~ 제2연화봉 ~ 제1연화봉 ~ 소백산 비로봉 ~ 국망봉 ~ 상월봉 ~ 늦은맥이 ~ 마당치 ~ 고치령
"소백산에서"
시/소금빛향기
비로봉 뾰족한 봉우리는 차가운 바람을 견디고 있지만 산등성이 외롭게 하늘을 바라만 보고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요한 고라니 소리에
아침 잠에서 깨어난 다람쥐는 옹달샘을 찾고 있고
지나가는 산객은
하늘에 드리워진 구름을 향해 춥다고 한다
샘물이 흐르고
냇가로 흘러 강으로 밀려드니
고요한 나무도 기지개를 펴고
하루를 반겨 춤을 춘다
야생화 물결은 고요한 심장을 깨워
살아있음을 알리고
시절은 간 곳없고
인연은 신선봉에 앉아 가는 세월을 한탄하고
소금빛향기 국망봉 바위아래
천년을 쉬고갈 추억을 놓고 간다
나는 오늘 새벽이 되어서 알았다.
한반도의 아름다움과 고고함을... 여명이 없지만 구름이 에워싼 소백산의 하늘을 보고서야 나는 알았다.
선조들의 피와 눈물이 베어있는 소중한 나라인 것을..
풀벌레 우는 소리는 선조들이 나에게 깨우쳐주는 소리라는 것을..
저 아래 호수에 잠긴 하늘을 보고 나는 또 울었다.
나는 울보도 아니고 조울증 환자도 아니며 허무주의자도 아니다
다만,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음악으로 시로 표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연의 위대함을 알고 인간의 왜소함을 왜 몰았을까.
숲속에 생명이 있고 진리가 있음을 가슴깊게 새기며 나는 또 한번 울었다. 내 조국이 대한민국임이 자랑스러워서..
구름속을 걷고 있는 몽환적인 곳
지상에 아니 인간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을 바흐도 몰랐고 로댕도 몰랐고 고갱도 몰랐다니.
세상의 근원과 불멸이 한반도에 있었음을 알고 진시황도 삼천명의 젊은 남녀와 이를 수행하는 오천명의 방사와 군사 그리고 노비로 구성된 서불일행으로 하여 삼신산(한라산, 태백산, 백두산)으로 보냈다.
황홀함이 하나의 전설로 흘러 100년 1,000년으로 이어갈 이야기에 나는 이곳에 앉아 또 다시 눈물이 난다.
단기 4,352년동안 영원불멸의 땅, 아름다운 금수강산. 이곳에 사랑이 있고, 생명이 있고, 희망이 있기에 나는 무기력하지만 가꾸고 지키고 간직하고 싶다고...
1974년 혹한의 12월 어느날 북한산 족두리봉에 올라 심장이 멎을 듯한 감동으로 나는 움직일 수 없었고
1980년 한 겨울에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며 설악산에 올라 몸부림치며 설레던 그 순간을
나는 이곳 소백산에서 다시 느끼고 있다
우리집 이예진 집사님은 문학은 성경의 시편에서 나온다고 하고
나는 예술은 자연의 모방일 뿐이라 말하고 있다.
아름방 식구들(산이좋아, 시절인연, 눈꽃향기, 소금빛향기)
바람불고 비오는 이곳에 앉아 딱딱한 빵을 씹고 있어도 소백산은 아름답다
구절초향기가 비속에 잠겼을 지라도 나는 이곳이 좋다
바람에 이는 펄럭이는 소리조차도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나는 1년에 50여권의 책을 읽고 있지만
그러나 문학의 감동은 자연이 주는 감동의 절반도 주지 못한다.
문학과 예술은 자연의 모방일 뿐..
안견의 <몽유도원도>의 감동도 이러하지는 않을진데..
시절인연은 나에게 역사와 해학이 깊다고 하지만
나의 역사의식은 미천해서 가슴만 아플뿐이다
비에 젖은 동자꽃을 보고
나는 다시 눈물이 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막막한 하늘일지라도
옛 생각과 그리움이 또한 자연에 묻혀지기 때문이다
옷깃만 스쳐도 억겁의 인연이라고
후루루와의 인연도 3년이 흘러
이곳 소백산 첩첩산중에 쌓이고 쌓여
먼 훗날 천년이 흘러 이곳을 찾는 이
소금빛향기 후루루 여덟글자 찾고 있을진데
삼신각(산령각)에 무릎꿇고 기원하리니
솔바람 물결소리 이곳에 흐르고 있다
달맞이 꽃도
물봉선도
누리장나무도
칡꽃향기에 묻혀 나의 울음으로 모르리라
눈이 시린 닭의 장풀도 내 마음을 아는지
뱀도 귀엽다..산천수님 꽃독사 차에 치일까봐 숲으로 보낸다
“족두리꽃”
詩/益鹽公
감은 듯 뜬 듯
살짝 살짝 서방님을 뵈옵니다.
두 볼에 흐르는 붉은 연지 빛깔
서방님을 향한 소녀의 마음이랍니다.
수줍어 미소띤 족두리에 앉은 나비
소녀를 위해 춤을 추고 있습니다.
서방님
소녀의 큰절 받아 허리띠에 묶으시고 평생 잊지 마소서.
창포물에 빗긴 머리에 원삼 족두리
다홍치마 연두저고리 사르락 소리 들리 옵니까.
오늘밤 불꺼진 동창에 달님이 엿볼 때
족두리 벗겨 고이 접어 주시어요.
서방님
그런 눈빛으로 소녀를 부끄럽게 하지 마시어요.
오늘밤
고통의 신음소리 허공에 울려 서방님을 감싸 오리니
소녀를 안고 나비춤을 추옵소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
풍접초, 또는 족두리꽃은 북한에서는 나비꽃이라고 한다. 꽃잎이 족두리모양을 해서 족두리꽃 이라고 하는데, 보통 6~9월 까지 꽃이 핀다.
옛날 아름다운 꽃님이 궁녀로 들어갈 때, 어머니가 족두리를 만들어 주었고,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요구에 꽃님이가 중국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향수병으로 죽게 되었다. 어느 날 꽃님이의 고향 뒤산에서 족두리 모양의 꽃이 피어 나비가 앉아 춤을 추었다고 한다.
첫댓글 사진 찍는 실력.
거기에 시를 넣는 능력.
잘타시지도(?) 못하면서
1빠를 하시는 등력.
여러가지로 많이 배웁니다.
늘 안산 즐산 행산~~~
헐~~~
이같은 명문의 산행기를 돌아오는 차안에서 작성하시는 경이...대체 깊이의 끝은 어디일까??..놀랍고 놀랍습니다..
진정한 존경의 맘...!!
같이 걸으며 들려주시고 나눠주시는 산행담..정담..해박한지식~~~어떻게 돌려드려얄지?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11구간 남은 산길이 벌써부터 끝나고 난후의 허전함이 걱정입니다..~~
최고의 산꾼...짱 이십니다~^^
경서형..얼음맥주~~최고..ㅎㅎ
소금빛향기님~~
모든것이 다 대단하십니다
6시간대 주파+연 50권 독서량+많은 독서량에서 품어나나오는 아름다운 시 & 지식^^
소금빛향기님은 진정 대단이스트이십니다~~~
수고많으셨고요^^^^^^^*^
캬~!
아래 위 詩에 산행기 내용!
그냥 사람 쥑이 뿌넹!!!
진정한 강호 최고수님한테 괜한 문자 쓰서 면구스럽기 짝이 없군요!
깊은 산행 내공에다가 산행의 감흥과 풍류를 문자로 표현하는 실력이
가히 대한민국 최고의 山人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존경합니다!
글고 익염공(益鹽)이 소금빛 향기님 號이신가요?
밑에 쪽두리꽃 시를 읽다가 그냥 뿅~가서 순간 주체를 못 할 뻔!!! ㅋㅋㅋ
무슨 풍류쟁이 杜甫, 이태백(李太白)이가 손잡고 환생한 줄 알았넹!!!
~ 아주 그냥 쥑여줘요!!!~<현빈朴>
이햐~!
대단하십니다!
마 사장님!! 고맙습니다 우리 만나게 해줘서...ㅎ
살살 다니소서 싸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