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여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생생한 삶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총신을 다니며 신학을 공부하던 시절 전도사로 시무하던 교회에서
합천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있는 어느 교회에 중고등부 여름 수련회를 가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을 인솔해서 교회당 마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놀라운 광경을 보고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놀라운 광경이란
교회당을 중심으로 40여마리의 진돗개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시무하시는 전도사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진도개 40여 마리를 키우게 된 사연과 교회 내력을 듣게 되었습니다.
혼자 듣기 너무 아까워......
프로그램을 조정해서 두어 시간 간증하는 시간을 통해서 낯선 삶의 체험을 하였습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의 교회 전도사님은
시종일관 충격적인 삶의 경험을 간증하였습니다.
첫 이야기는 합천에 있는 처갓집을 가야할 일이 생겨서
대구에서 합천까지 걸어서 갔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였습니다.
시외 버스 교통비가 없어
대구에서 합천까지 걸어서 갔다는 이야기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걸어서 합천까지 가는 길에 지금의 교회당이 있는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불탄채로 방치되어 있는 교회당을 보고 궁금해 하였습니다.
처가집에 갔다고 또 다시 걸어서 대구로 가는 길에
불탄채로 방치된 교회당이 있는 마을에서 발길을 멈추고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서
교회당 사연을 들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몇 년 전에 어느 여전도사님이 부임하였는데
예수 무당질을 하다가 미쳐서 교회당을 불지르고 강물에 뛰어 들어 자살하였다고 했습니다.
몇 년 동안 방치되어 있던 불탄 교회당의 사연을 듣게 된 전도사님은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마을 이장과 동네 사람들의 허락을 받고 교회당을 수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혼자서 불탄 교회당을 철거하고
몇 년 동안 혼자서 지금의 교회당을 지었다고 하였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밥 한 술 갖다주면 먹고 굶기를 밥먹듯이 하면서
불탄 교회당의 흔적을 없애고 번듯한 교회당을 짓는 것이 사명이었습니다.
불탄 교회당을 손으로 철거하고 그곳에서 기거하면서
주변의 깊은 산에 들어가서 칡을 캐서 팔아 생활하면서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하였습니다.
그리고 양말을 오토바이에 가득 싣고서
전국을 다니면서 교회 문패가 있는 집을 찾아 사연을 적은 편지에 계좌 번호를 적고
양말을 대문안에 던져 넣었습니다.
가장 멀리는 경기도 평택까지
하루만에 갔다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벽돌과 시멘트를 구입해서 몇 년 동안 인부 한 사람 들이지 않고
혼자서 교회당을 지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교회당을 짓는 동안도
교인 한사람 없었습니다.
교회당을 다 짓고 중고 봉고차를 구입해서
마을 학생들의 등하교길을 봉사하였습니다.
장날이면 장보러 가는 마을 어르신들을
봉고차에 태우고 다니며 아낌없는 봉사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하는 삶의 감동을 받은
마을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교회당을 찾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겨울이면 깊은 산에 들어 가서 칡을 캐서 생활하면서
진도개를 사서 키웠는데 새끼를 낳아 어느덧 40여 마리가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신학도 정상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해
몇 년 동안 휴학을 하고 있었습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 인생역전의 스토리는
간증의 감동을 넘어 어느 인생의 가난한 삶의 이야기, 그 자체였습니다.
어느덧 20여년이 지났지만
내 삶의 이야기로 마음 한자락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꼭 한번 다시 만나....
그 후 20년의 인생 스토리를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