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을 초월한 자연이 펼쳐지는 곳, 아르떼뮤지엄
극지방 밤하늘을 수놓는 오로라를 마음껏 볼 수 있으면 어떨까.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숲속에 언제라도 가볼 수 있다면 어떨까. 비록 실제는 아니지만, 아르떼뮤지엄에선 이런 풍경들을 사실적이고 어쩌면 더 풍부하게 표현해낸다.
아르떼뮤지엄은 제주살이 초반에 찾아갔다. 빛의 벙커를 흥미롭게 둘러본 터라 관심이 조금 있었는데, 제주에 거주중인 친구가 가보자고 먼저 제안을 했다. 제주시에서 아르떼뮤지엄을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애월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자주 있는 편이 아니라 애월에서 점심을 먹고 시간을 맞춰 버스를 탔다. 뮤지엄 바로 앞까지 가지 않기 때문에 근처 마을에서 내려야 하는데, 도로를 따라 1km 걸어가야 한다. 낮은 오르막길을 따라 걸어가니 거대한 창고 같은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르떼뮤지엄은 원래 스피커 제조 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을 개조해 탄생한 곳이다. 바닥 면적만 1,400평에 달하며 높이는 무려 10m다. 여러 테마로 공간이 나뉘어 있는데, 빛과 소리가 만들어내는 전시 테마는 총 10개다. 공간들의 형태도, 규모도 다양하다.

8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 'Waterfall'.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하는 'Wormhole'.

달 속의 토끼를 만날 수 있는 'Moon'.

별이 가득한 우주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Star'.
그중 메인 테마는 'Garden'이다. 제주의 풍경과 세계의 명화, 두 가지 주제가 번갈아 전시된다. 넓은 전시관의 가운데 벽이 겹겹이 놓여 더욱 알차고 풍부하다. 한 지점에 자리를 잡고 서서 감상해도 충분한 다른 전시관과는 달리, 이곳의 전시는 호흡이 길고 규모가 커 시간을 길게 잡고 공간을 천천히 거닐며 바라보면 좋은 곳이다. 몽환적인 빛깔과 분위기의 제주도 숲이 전시장을 가득 메울 땐 그 황홀경에 빠졌고, 미술계 거목들의 작품이 계속해서 나올 땐 유럽의 어느 곳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오면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전시를 감상했다. 



가까이서 세세한 면들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이 전시를 넓게 한눈에 담으며 온전히 감상하기 위해 전시장 가운데 계단을 따라 2층에 올랐다. 벽 사이사이 네모나게 창처럼 난 공간을 통해 전체가 내려다보였다. 시각과 청각을 가득 채우는 미디어아트에 끝나는 순간까지 흠뻑 빠졌다. 그렇게 아래에서, 위에서 모두 두 번을 감상하니 비로소 성에 찼다.





메인 이외의 공간들도 각각 이름에 걸맞게 전시마다 뚜렷한 색깔이 느껴졌다. ‘Beach’ 전시관은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와 오로라가 펼쳐지는 곳이다. 전시관 자체도 넓지만, 벽면을 가득 메운 거울이 있어 그 공간감은 더욱 극대화된다. 아르떼뮤지엄을 올 때 이곳을 가장 기대했는데, 다른 관람객들도 다 한마음인지 해변은 끊임없이 붐볐다. 오로라를 본 적 없는 사람들은 실제로 보고 싶게 만드는 기대감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영롱한 공간이다. 그러나 'Beach'보다 만족했던 전시관은 따로 있었는데, 'Wave'이다. 거센 파도가 금방이라도 나를 덮칠 듯 다가오는데, 파도의 일렁임과 색감, 질감 등이 자연스러워 재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다. 파도를 배경으로 멋진 인생샷을 남기기에 매력적이었다.



전시관 'Beach'와 'Wave'
뮤지엄을 다 둘러보고 티켓에 포함된 차 이용권을 사용했다. 뮤지엄 한쪽에 'Tea Bar'라는 카페가 있다. 차는 그냥 마시면 4천 원이지만 패키지 티켓을 이용하면 1천 원이 할인된 가격에 이용하는 것과 같다. 티 바에도 아르떼뮤지엄의 특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테이블 위에 차를 올려놓으니 어여쁜 장미꽃 한 송이가 떠다니는 그림이 탄생했다. 이는 음료를 마시는 재미를 한층 높여주었다.


뮤지엄 카페 'Tea bar'
관람을 마치고 나오며 동행과 각자의 감상평을 비롯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빛의 벙커와도 비교할 수밖에 없었는데, 같은 미디어아트지만 그 내용과 풀어내는 방법은 확연히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빛의 벙커는 이전 클림트와 훈데르트바서, 현재 반 고흐와 폴 고갱 등 특정 예술가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해 전시한다. 공간 전체가 그들의 이야기로 꾸며지며 전시 시간도 각각 약 30분과 10분으로 긴 호흡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흔히 보는 미술관의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기보단 작품을 감상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해당 인물과 작품에 관심과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훨씬 더 알차게 둘러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르떼뮤지엄에도 이런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안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시에서 일부분만 차지할 뿐이며, 자연이라는 소재가 중심이기 때문에 그에 충실하게 전시관들이 꾸며져 있다. 배경 지식이 없을지라도 전시에 빠져드는 데 지장이 없으며, 사진을 찍으며 둘러보기엔 더 좋다.


뮤지엄 내부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좌)
그리고 미디어아트의 장점과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두 곳 모두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와 느낌이 비슷했는데, 익숙한 대중 매체를 활용한 미술이라 이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시각과 청각을 가득 채우기 때문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립제주박물관에서도 미디어아트의 이런 긍정적인 면들을 느낄 수 있었다. 18세기 초 이형상 목사가 제주를 순력하며 있었던 일을 그림으로 남긴 ‘탐라순력도’가 기획전시실에서 현재 전시되고 있는데, 정적인 그림에 약간의 생동감을 더해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디어아트가 사람들의 흥미를 더욱 쉽게 유발하고 전시의 이해도 도와 기존 전시 방식을 보완하며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빛의 벙커'와 '아르떼뮤지엄'처럼 신선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미디어아트 전시관이 몇 군데 더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탐라순력도의 일부분과 미디어아트로 표현된 모습
아르떼뮤지엄 가는 법
애월읍에서 지선버스 794-1, 794-2번 탑승 후 어음2리 정류장에서 하차. 약 30분 소요.
어음2리 정류장 하차 후 2차선 도로를 따라 약 1km 도보 이동.
교통량이 적지만 갓길이 넓지 않아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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