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주 낙인 찍힌 종목들의 고민 “기업 홍보활동 하긴 해야 하는데”
라덕연 사태 피해종목들, “IR 왜 안 하냐” 기존 주주와 갈등
이인아 기자
입력 2023.07.15 06:00
최근 증권시장에서 주가 폭락 사태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주가조작 대상이 된 상장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작전 세력의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는데, 이후 작전에 연루된 종목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투자자 대상 소통 활동(IR)이 어려워진 탓이다. 작전으로 이득을 본 세력은 따로 있는데, 남겨진 주가 관리는 회사 몫이 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SG증권 발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한 8개 종목(대성홀딩스(14,360원 ▼ 100 -0.69%), 서울가스(67,900원 ▼ 400 -0.59%), 삼천리(105,600원 ▼ 900 -0.85%), 선광(20,650원 ▲ 50 0.24%), 다우데이타(13,030원 ▲ 80 0.62%), 세방(12,060원 ▲ 230 1.94%), 다올투자증권(3,685원 ▲ 50 1.38%), 하림지주(7,490원 ▲ 20 0.27%)) 중 대부분은 반등을 못 한 상태다. 이 중 다올투자증권만 슈퍼개미의 등장 및 인수설 등으로 소폭 반등했다. 나머지 종목들은 연일 부진한 모습이다.
인터넷 카페 운영자 강 씨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5개 종목(방림(2,410원 ▼ 50 -2.03%), 만호제강(35,900원 ▼ 650 -1.78%), 동일산업(58,900원 ▼ 2,100 -3.44%), 동일금속(12,090원 ▼ 370 -2.97%), 대한방직(12,480원 ▼ 380 -2.95%))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12거래일간 주식거래를 정지시켰는데, 거래 재개 후에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전 종목이 거래정지 직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종목들의 특징은 대주주 지분이 높고, 유통 주식 수가 적다는 점이다. 수년간에 걸쳐 물량을 꾸준히 사들이면 천천히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만드는 게 가능했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세력들도 이런 허점을 이용했다. 이들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켜 투자하다가 반대매매가 터진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인 점도 특이점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게 기업가치가 재평가되는 과정으로 봤다고 말하곤 한다. 주가조작 대상이 된 기업 중에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저평가 우량주라고 평가받은 곳들도 있었다.
일러스트=손민균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해당 기업 IR 담당자들은 앞으로 투자자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작전과 얽혀 주가가 폭락했지만, 실제 회사와는 무관하며 지금도 멀쩡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한 IR 담당자는 “IR 대행사에 일을 맡기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는데, 대행사에서도 어려운 사례로 보고 있다”며 “올해 실적이 괜찮게 나오는데 시장에서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R 대행사는 상장사가 투자자들과 만나 효과적으로 기업을 설명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 통상 주주들의 요구가 주가 부양인 점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 활동을 알리도록 컨설팅하기도 한다.
검찰, 금융당국이 수사하고 있어서 적극적인 IR은 어렵다는 입장도 있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 당장 금융당국에서 조사가 나오지 않더라도 언제 조사가 나올지 모르니 최소 2년은 지켜보자는 게 법무팀 의견”이라며 “주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기존 주주들의 전화가 많이 오는데, 그간 고려하지 않던 부분이기도 하고, 지금 상황에서는 더욱 추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작전 기업으로 낙인찍혔지만, 곧 오명에서 벗어날 거란 의견도 있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전에 엮여 주가가 폭락한 후 다시 오르면 기업가치는 괜찮다는 걸로 설명이 되는데, 계속 떨어지다 보니 이런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연루된 종목들의 특징을 고려하면, 유통주식 수부터 늘리는 게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금융당국은 합동수사팀을 꾸려 ‘불공정거래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가 폭락 사태 이후에는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검찰이 ‘비상 조사‧심리기관 협의회’를 운영하며 협업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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