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두리 양식장 같은 목회
바다에서 종종 가두리 양식장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일정 구역에 그물을 설치하고 그 안에 물고기를 가두고 기르는 방식입니다. 목회하는 방식에도 성도를 자기의 영향력 아래 가두고 자기가 주는 영의 양식을 먹어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쳐 놓은 그물의 영역에서 벗어나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고, 오직 목사를 섬기는 것이 주님을 섬기는 것이요, 교회에 봉사를 많이 하는 것이 하늘에 상급을 쌓는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크고 웅장한 건물이란 가두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결과 세상에 이름을 날리고 한 몸에 존경도 받았습니다. 나이 들어 은퇴할 시점에서는 아들에게 세습하여 자기에게 주어진 영화를 언제든 누리고 싶어 합니다.
대형 가두리 양식장을 운영하는 목사들에게서 로마의 황제 시저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의 선포가 떠올려집니다. 그들은 지금 세상을 향하여 자축의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저는 그물을 잘못 쳐서 가두리 양식장의 경영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를 선포하시고 힘없이 돌아가시고 부활의 영광을 바라보신 모습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의 선포와 “다 이루었다”를 외치신 주님의 사건을 대비하여 세상에서의 성공이 주님 앞에 설 때는 초라해질 수 있고, 세상에서의 함몰이 승리가 될 수 있음에 대한 역설적 진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오직 주님 앞에 서는 날을 기억하며 두렵고 떨림으로 주님과 함께 내 모든 것 내어드리고 주님과 함께 죽고 살아나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