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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다이어트 / 디스크,오십견, 관절염/ 만성난치질환/ 체질진료/전통 장침
제12강 상대론과 발생학
1. E= mc²
어제는 물리학을 중심으로 과학 전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분과과학이 어떻게 물질이라는 개념으로 통합되어 설명할 수 있는지 아주 포괄적으로 말씀을 해주셨다.
예술적인 통찰력, 상상력 이런 문제부터 우리 삶의 가치문제까지 아울러서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이번 시간에는 질문이 엄청 많을 거 같다.
영어로 bull session이라고 하는데, 여러분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아주 자유롭게 토론하는 그런 시간을 갖기로 하겠다.
bull session : 자유로운 토론시간
[학생 : 어제 강의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하고 입체파의 그림 성향하고 상당히 비슷하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상대성이론이라는 게 요즘 회사선전에서도 공식으로 나온다. 그 공식이 뜻하는 게 무엇이고, 상대성이론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좀 어렵겠지만 말해 보겠다.
광고에 나오는 공식은 아마 E= mc²이라는 식을 말하는 거 같다. 상대성이론에 여러 가지 식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게 바로 이 식이다.
E는 에너지를 말하는 것이다. m은 질량을 말하는 것이고, c는 빛의 빠르기를 말하는 것이다.
E= mc²
에너지 = 질량 × 빛의 속도 제곱
c는 구체적으로 초당 30만km를 뜻한다. 쓸 때는 c=3×10 8제곱 ㎧ 라고 쓴다. 그러니깐 빛이라고 하는 것은 1초에 30만km를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 달에서 지구까지 빛이 오는데 1.3초정도 걸린다. 그리고 태양에서 지구까지 빛이 오는데 대략 8분 19초 걸린다. 그리고 북극성의 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는 대략 천년정도 걸린다. 그러니깐 우리가 지금 밤하늘의 북극성을 봐도, 그것은 지금의 북극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서기 1006년의 북극성을 보는 것이다. 그러니깐 지금은 이미 북극성이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이 식의 의미는 질량과 에너지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론 정체가 같다는 뜻이다.
에너지와 질량은 같은 것이다.
c제곱은 빛의 빠르기를 제곱한 것이고, 질량과 에너지의 단위를 맞추는 것이다. 보통 에너지의 단위는 주울(J)이라는 단위를 쓰고, 질량의 단위는 kg이라는 단위를 쓴다. 그 둘의 단위가 다르니깐, c제곱을 곱한 것뿐이다.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이 식은 본질적으로 에너지가 질량이라는 의미를 주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질량이 조금 없어져서 에너지로 바뀔 수도 있고, 거꾸로 에너지가 조금 없어지면 대신 질량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이것을 이용한 핵에너지라는 것도 이 식을 만족하는 것이다. 핵폭탄, 핵에너지 다 마찬가지이다. 일부 질량을 조금 없애고, 거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게 바로 핵에너지다.
2. 질량이란?
[도올 : 질량이라는 게 정확하게 무엇인가?]
좋은 질문이시다. 질량이라고 하는 것도 어려운 개념이다. 질량은 대개 관성의 크기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물체는 질량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질량= 관성의 크기
그럼 관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와야 한다. 그러다 보면 한이 없다.
여러분들이 모르는 단어가 있어서 국어사전을 찾아서 풀이말을 보면, 모르는 말이 또 있다. 그럼 그걸 또 찾게 된다. 그러면 또 그 풀이말에 모르는 말이 나올 수 있다. 그렇게 자꾸 들어가면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된다. 그러니깐 사전에 의미가 있으려면, 결국 최소한 기본적인 몇 가지는 알고 있어야 사전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물리학의 이런 개념을 알고 있다고 전제해야지 그 다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기본 개념 몇 가지는 안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다른 개념을 끌어내고, 진술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자연현상의 기술은 기본적 개념들의 약속 위에서 출발한다.
그럼 어디까지를 기본개념으로 해서 출발해야 할까? 그것은 우리가 맘대로 정할 수 있다. 꼭 이렇게 해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
관성이라고 하는 것을 대강 이야기하면, 물체가 현재 운동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물체는 그런 성질을 다 갖고 있다.
@ 관성(慣性, inertia)
물체가 현재 운동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성질
가만히 있는 녀석은, 외부의 다른 원인이 없는 한, 계속 가만히 있으려 한다. 움직이는 녀석은 똑바로 그대로 계속 움직이려는 성질이 있다. 그것이 관성이다. 그리고 이런 성질이 얼마냐 크냐 하는 것이 질량이다.
아까 뉴턴의 운동 법칙, a=F/m에 대해 이야기 했다. 똑같은 힘을 주었는데, 어떤 물체는 운동이 금방 변하고, 어떤 물체는 안 변했다면, 그건 두 물체의 관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관성이 큰 놈은 잘 안 움직이니깐 질량이 큰 것이다. 질량이 크면 힘이 똑같더라도 가속도가 작아지는 것이다. 가속도가 작다는 것은 그만큼 운동이 안 변한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서 얼음판 위에서 어른과 아이가 서로 마주보고 밀면, 아이가 뒤로 더 많이 밀린다. 아이는 질량이 작기 때문이다. 즉 관성이 작기 때문이다. 서로 똑같은 힘을 주고받지만, 어른은 적게 밀리고, 아이는 많이 밀리는 이유는 질량이 달라서다. 아이는 질량이 작고, 어른은 질량이 크다. 바꾸어 말하면 관성의 크기가 서로 달라서이다. 그래서 질량은 관성을 말하는 것이다.
3. 질량 없애기
[도올 : 그럼 상대성 이론의 식에서 질량을 없앤다는 것은 무엇인가? 원자탄이라는 게 질량을 없애서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질량을 없앤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원자핵은 쪼개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했다. 원자핵 안에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아주 튼튼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른 바 ‘강한 힘’으로 서로 꼭 잡고 있기 때문에 쪼개는 게 정말정말 힘들다. 하지만 어떻게 잘 하면 쪼갤 수도 있다.
@ 강한 힘(strong interactions)
소립자 사이에 작용하는 강한 힘
예를 들어 우라늄은 양성자가 모두 92개 들어 있고, 143개(235-92)의 중성자가 들어 있다. 이런 우라늄의 조건을 잘 맞추면, 원자핵을 깨져 나눌 수 있다. 그게 깨지게 되면 그것은 이미 우라늄이 아니다. 그래서 그게 라듐이 되고 결국은 라돈으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바뀌는 과정에서 깨지기 전에 비해서 깨진 다음에 질량이 조금 없어져 버린다. 쉽게 이야기해서 원래는 1kg이었는데, 깨진 다음에 보니깐 990g이 된 것이다. 그럼 10g은 어디로 갔을까? 보니깐 그 만큼이 에너지로 바뀌었다.
[도올 : 그럼 실제로 질량이 없어진 것이네요.]
예. 질량이 없어진 것이다. 그게 사실은 질량이 에너지의 형태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질량과 에너지는 본질적으로 동등한 것이기 때문이다. 질량이 에너지로 바뀐 것이다.
[도올 :그럼 이 지우개도 질량이 있다. 그럼 이것도 없애면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나?]
엄청나게 나온다. 예를 들어서 1kg 없어졌다고 하면, E= mc²에서 c= 3×10의 8승 m/s이고, c의 제곱인 c²= 9×10의 16승 m/s 의 힘이 나온다. 계산이 힘든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
1kg의 질량이라는 게 에너지로 환산하면 굉장히 큰 양이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 1g만 없어진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핵에너지가 엄청 크고, 핵폭탄이 엄청난 위력이 있는 것이다. 워낙 에너지를 엄청나게 나오기 때문이다.
4. 시간과 공간
상대성 이론이 주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전통적인 생각으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라고 하는 것이 서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공간은 공간이고 시간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나한테도 시간은 똑같이 흐르고, 여러분한테도 똑같이 흐르고, 아프리카에 가도 똑같이 흐르고, 북극성에 가서도 똑같이 흐른다고 생각했다. 보통 그렇게 생각했다.
뉴튼 고전 물리학에서는 서로 관계없는 절대 공간(absolute space)과 절대 시간(absolute time)을 상정했다.
그런데 상대성이론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시간과 공간이라고 하는 것을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즉 시간과 공간이 서로 관계없이 따로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합쳐서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것을 절대적이지 않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나에게 1시간과 다른 사람의 1시간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바로 상대성 이론의 핵심이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 하면, 옛날식으로 생각했을 때, 우리가 해석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을 생겨나고, 논리적인 모순이 발견되었다. 그렇게 논리적인 정합성이 깨졌는데, 그걸 어떻게 다시 회복하느냐 하는 하나의 방법, 하나의 제안을 한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의 뛰어난 점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보는 시도를 했고, 그런 시도가 놀랄 만큼 성공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시도 가운데 나타난 결과가 바로 E= mc²이라는 것이다.
5.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
[도올]
시간을 생각하면, 여러분들은 시계를 보면서, 절대적으로 흘러가는 어떠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간이라고 하는 것은 철학적으로 말하면, 변화를 인식하는 우리 인식의 틀이다.
시간은 객관적 존재가 아니라, 변화를 감지하는 우리의 인식의 틀이다.
변화가 없으면 시간이 없다. 변화가 있기 때문에, 그 변화를 감지하는 인식의 틀이 바로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깐 공간도 일종의 외계를 인식하는 인식의 틀이다.
그러나 옛날에는 공간이라고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딱 있고,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는 게 딱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은 나누어서 따로따로 생각하는 것을 절대시간, 절대공간이라고 한다.
이것이 뉴턴물리학이라는 고전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세계관이었다. 그런데 아까 최 교수님이 말씀하신대로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어떠한 현상이 발견되었다.
그렇게 되면서 아주 본질적이고,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건드려서, 시간과 공간은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하나로 같이 묶어서 생각해야 된다고 한 사람이 아인슈타인이다.
또한 시간에 따라서 공간이 달라질 수 있고, 공간에 따라서 시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그런 연관성을, 그냥 예술가적으로 밝힌 게 아니라, 수식으로, 법칙적으로 밝힌 위대한 과학자면서 사상가면서 예술가가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6. 줄기세포의 문제
[학생 : 최근에 황우석 교수님이 줄기세포 연구를 하다가, 그게 거짓이라는 게 일부 판명이 되어서 논란이 되었는데, 그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여쭈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 교수님께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역할 모델 같은 과학자가 있다면, 어떤 분인지 알고 싶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배아줄기세포, 줄기세포 복제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과학자의 관점에서 보면, 거기엔 상당히 문제가 많이 있다. 왜냐하면 과학의 본질, 과학의 성격에 따라 비추어보면, 일련의 사태는 상당히 비과학적인 면이 보인다.
황우석 문제는 엄밀한 과학적 논리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 우리 사회의 병리를 반영한다. 그 관심이 너무 비과학적이다. 과학은 경제적 실용의 수단만은 아니다.
사실 좀 희한하게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과학자도 마치 연예인 같다. 연예인처럼 스타가 되어서 활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실 과학자는 연예인과는 다르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게 정상이다.
실제로 줄기세포를 만들었냐 아니냐는 제가 실제로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 물론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줄기세포는 없고, 안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줄기세포를 정말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 다음 과정이 상당히 잘못된 것이다.
줄기세포가 곧 질병의 치료에 응용될 수 있다는 생각은 근거 없는 가설일 뿐이며, 검증되지도 않았다.
선전하는 것처럼, 줄기세포를 가지고, 실제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왜 그러냐 하면, 21세기 물리학에는 이른바 복잡계(complex system)라고 하는 중요한 개념이 있는데, 그 복잡성의 개념에서 볼 때, 우리가 줄기세포를 치료에 이용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은 원리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 복잡계 물리학(physics of complex system)
변이가능성이 아주 큰 현상의 연구.
그 대표적인 것이 생명현상이다.
보통의 물리학에서 내세우는, 과학 발전의 인식적 가치문제의 입장에서 보면, 위배된 것이 너무 많다. 그래서 사실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과학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건이다.
황우석교수의 성취는 과학(science)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기술(technology)의 문제일 뿐이다. 그 성취내용에 새로운 과학적 인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해 나는 과학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사회와 정치적인 문제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7. 체세포의 염색체
[도올]
황우석 교수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도대체 stem cell(줄기세포)이라고 하는 게 무엇인지 설명한다. 나는 황우석 교수의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황우석 교수의 문제를 놓고, 여러 가지 과학적 용어들이 오가고 있는데, 그 과학적 용어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는 거 같아서, 그것에 대해서만 잠깐만 이야기하겠다. 내가 의과대학을 다닌 사람이니깐, 거기서 배운 지식을 가지고 잠깐만 이야기하겠다.
우리 몸은 모두 세포로 되어 있다. 그 세포를 체세포라고 한다. 몸을 구성하고 있으니깐 체(體)세포라고 한다.
@ 체세포(體細胞, somatic cell)
우리 몸을 형성하는 세포
세포 안에는 핵이 있다. 그 핵이 분열할 때 현미경으로 보면, 거뭇거뭇한 이상한 게 보인다. 이것들의 형태가 이상하게도 모두 쌍(雙)으로 되어 있다. 비슷하게 생긴 쌍이 모두 22쌍 보인다.
22쌍은 상동(homologous pair)이다.
그리고 1쌍만이 서로 형태가 다르다. 그걸 성염색체라고 한다. 남자는 X염색체와 Y염색체, 여자는 X염색체만 2개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가 23쌍이 되고, 그러면 염색체는 모두 46개가 있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체세포의 핵 속에는 46개(23쌍)의 염색체(chromosome)가 들어있다.
체세포 핵의 염색체 구조는 모두 같다. 즉 ‘나’를 구성하는 핵의 구조는 모두 같다.
8. 생식세포
그런데 우리 몸에는 생식세포라는 독특한 것이 있다.
@ 생식세포(生殖細胞, germ cell)
종의 유지를 위한 생식(reproduction)을 담당하는 세포,
정자와 난자
남자의 경우, 생식세포는 불알 속에 있다. 헤라클레이토스 식으로 말한다면, 우리 몸뚱이가 불이라고 한다면, 불알은 불의 알이다. 씨, 알맹이들이 모두 불알 속에 있다. 그런데 불알은 몸 밖으로 나와 있다. 왜냐하면, 생식세포를 잘 생산하기 위해서는 온도가 체온보다 조금 낮아야 하기 때문이다.
남자의 고환은 32도 정도를 유지한다.
그래서 불알이 바깥으로 나와서 온도를 낮추어 주는 것이다. 라디에이터 식으로 혈관이 돌면서 밖에서 항상 불알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그러니깐 너무 불알을 뜨겁게 하면 안 된다. 한 32도정도로 유지하여야 한다.
불알 안에 중격이 있다. 여기에 가늘고 꼬불꼬불한 긴 관들이 있다. 곡세정관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있을 때는 2n이다
@ 곡세정관(曲細精管, convoluted seminiferous tubule)
정자를 생산하는 관. 세관의 벽 상피세포가 떨어져 나가면서 세포분열한다.
2배수로 되어 있는데, 이것이 감수분열을 한다.
@ 생식세포분열(meiosis)
감수분열(reduction division)
염색체가 두 번 분열하여 4개의 반수체(haploid)로 된다.
그래서 haploid라고 하는 n이 4개 나온다. 그래서 상동염색체가 반만 있다. 이걸 생식세포라고 한다.
남자의 경우는 불알에서 매일 억 개정도 만들어진다. 엄청나다. 그리고 한 번 사정할 때 4억개 정도가 사출된다.
@ 4억마리의 정충이 정관(vas deferens)을 통해 전립선중앙에서 정낭(seminal vesicle)을 만나 요도로 사출된다.
내가 보기에 정자채집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자는 난소라는 곳에서 난자를 만들지 않는다. 그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것이다. 뇌하수체에서 FSH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난포에 자극을 주어서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그래서 한 달에 하나씩 난자를 내보낸다.
@ FSH(follicle stimulation hormone)
난포자극호르몬. 뇌하수체 전엽(anterior pituitary)에서 분비되어 난포를 자극하여 에스트로겐(estrogen)을 분비시킨다.
여자의 난자를 마구 채취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되니깐, 난소 기증을 하겠다고 하는데, 정자 기증과는 다른 문제이다. 이것을 국민들이 모르는 거 같다. 난자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갖고 태어나서 평생 400개정도 나온다. 1달에 1개밖에 안 나온다.
여자는 평생 400개정도의 난자를 배출할 뿐이다.
멘스 사이클에 따라 나오는 것이다. 나올 때 감수분열을 한다. 따라서 하프로이드(haploid) N으로 나온다.
9. 수정
남자의 염색체 46개하고, 여자의 염색체 46개가 그냥 체세포와 체세포끼리 결합하면, 92개가 된다. 그렇게 되면 인간이 될 수 없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남자의 불알에서 정자가 나올 적에 N이 된다. 염색체가 반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 염색체도 감수분열을 해서 반이 된다.
사람은 염색체가 체세포의 반수인 생식세포 덕분에 인간이라는 종을 유지시킬 수 있다.
이렇게 반과 반이 만나는 것이 수정이다. 그로 인해 인간은 다양한 종을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치 카드를 셔플하듯이 서로 만나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남자의 반과 여자의 반이 만나서 수정을 하기 때문에 종의 다양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생식세포의 감수분열(meiosis)의 의의는 종의 다양성(genetic variability)을 유지시켜 환경변화에 살아남을 수 있는 찬스를 높인다. 이것이 양성생식의 특징이다.
남자가 사정을 하면, 24시간 내에 난소까지 올라가서 거기서 수정을 한다. 난자는 거만해서 잘 안 움직인다. 여기까지 기어 올라오는 놈들 가운데 센 놈하고 만난다. 그렇게 수정을 한 후, 내려와서 태반에 착상을 한다. 그래서 아기가 커나가는 것이다.
남자 2n에서 n이 되고, 여자 2n에서 n이 되고, n과 n이 만나서 2n된다. 그리고 그게 다시 체세포 분열을 하는 것이다.
@ 체세포분열(mitosis)
2n이 4n으로 복제되어 다시 두 개의 2n으로 분열됨.
수정란은 수정이 완료되면 30시간 이내, 체세포분열로 돌입한다.
체세포 분열은 항상 2n이 4n으로 갔다가 다시 둘로 나누어져서 2n이 된다.
그러니깐 정보의 변화가 없다. 생식세포의 분열은 반씩 나누어져서 다시 모이니깐 정보의 변화가 있다. 체세포분열은 정보가 그대로 카피(copy)되어서 그대로 분열하는 것이다.
@ 세포분열과정
prophase(전기) → metaphase(중기) → anaphase(후기) → telophase(종기)
그리고 방추사가 나와서 나누어진다. 2, 4, 8의 식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배아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분화되어 간다.
수정난 분열 2주내에 모든 다양한 기관으로 분화될 수 있는(pluripoent)가능성을 지닌 세포를 줄기세포(stem cell)라고 한다.
그것이 나누어지면서 외배엽, 중배엽이 되고, 그 성격에 따라서 몸의 각 기관으로 분화되어 나간다. 그게 바로 태아가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다.
10. 핵치환
그런데 여자의 난자에서 핵을 짜내고, 거기다가 어떤 사람 체세포 2n을 직접 집어넣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걸 핵치환이라고 한다. 이건 정말 미친 짓이다.
기독교적으로 보면, 이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난자 속에는 남자의 정충이 들어가서 n과 n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냥 어떤 사람의 체세포를 집어넣는다는 것은, 나의 전체 형질을 통째로 집어넣는다는 것이 된다. 그리고 이걸 착상시켜서 분열을 시켜 간다는 것이다.
11. 줄기세포
[최 교수]
줄기세포(stem cell)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생기는 것이다. 분화가 되어서 2, 4, 8 이렇게 계속 나누어져서 충분히 가면, 이게 배반포라는 단계가 된다. 거기서 더 진행이 되면 어떤 기관이 되는 것이다.
줄기세포라는 것은 처음엔 다 똑같은 세포였는데, 결국 어떤 녀석은 눈이 되고, 어떤 것은 염통이 되고, 어떤 것은 피부가 되고, 어떤 것은 성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식으로 분화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분화가 되기 전의 단계인 줄기세포는 모든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사람들의 희망은,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원하는 것을 만들어서 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이 나쁘면, 간을 바꾸어야 하는데, 딴 사람 것으로 바꾸면, 거부반응이 생겨서 안 좋으니깐, 줄기 세포를 이용해서 자기 것이랑 똑같은 것을 만들어서 집어넣으면 될 거라는 그런 생각이다.
12. 줄기세포의 분화
[도올]
여기서 문제가 있다.
수정이 되면, 수정과 동시에 분화를 시작한다. 그것이 구체적인 기관으로 분화되기 이전, 2주 정도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뭐든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약 5주가 지나가면 그게 안 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미 다 결정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즉 분화의 운명이 결정되는데, 운명의 결정이전인 초기단계에서는 무엇으로든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수정이 된 후, 그걸 둘로 잘라서 살리면 이게 두 사람이 된다. 그게 바로 쌍둥이다. 그러니깐 처음에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을 줄기세포(stem cell)라고 한다.
그런 stem cell를 확보해서 어떤 기관에다가 집어넣으면, 그게 간이 될 거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지금 발생학에서 모든 기관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그 stem cell이 각 기관으로 분화되어 가는 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control mechanism을 완전히 모르고 있다.
@ 발생학(embryology)
태생기에 있어서의 개체발생에 관한 과학
줄기세포에서 각 기관으로 분화(differentiation)되어가는 과정의 정확한 메카니즘은 다 밝혀지지도 않았고 제어될 수도 없다.
그건 아직 지금 모른다. 그건 오묘한 법칙의 세계이고, 정말로 생명의 영역인데, 아직 과학이 거기까지 닿지 않았다. 그러면 결국 우리가 stem cell를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 stem cell를 간에다가 이식시켰을 때, 반드시 간이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깐 여기서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다.
13. 복잡성의 문제
[최 교수]
그래서 지금 다 말씀하셨는데, 사실 우리에게 줄기세포가 있다 하더라도 그걸로 우리가 원하는 장기로 분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어떻게 분화되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설사 언제가 그걸 안게 되더라도 그걸 조절할 수 있는 건, 또 다른 문제이다. 조절은 영원히 못할 가능성이 있다.
분화(differentiation)를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영원히 희박하다. 그것은 복잡계(complex system)의 상식에 속한다.
그게 바로 복잡성의 문제이다.
우리는 개기일식이 몇 년 후 몇 월 며칠 몇 시에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할리혜성이 몇 년 후, 몇 월 며 칠 몇 시 몇 분 몇 초에 나타난다는 것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200년 후 300년 후도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1년 후의 날씨를 예측하는 걸 보았나? 1년은커녕 1주일 후도 잘 안 맞는다. 다음날 날씨는 대개 비슷하게 예측하지만 장기예보는 불가능하다.
날씨의 문제도 복잡계에 속한다. 하물며 인간의 탄생의 비밀이랴!
그럼 왜 우리는 이렇게 날씨를 예측 못할까? 바로 그게 이 복잡성(complexity)에 관련되어 있다.
줄기세포를 우리가 조절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아무리 어떻게 해도, 내 생각에 우리 맘대로 조절을 못할 거다.
실제로 현재 상황에서 줄기세포를 그대로 자연스럽게 분화시키면, 대개 8,90%는 암세포가 된다. 고치려고 줄기세포를 넣었다가 그게 암으로 되는 수가 더 많을 것이다. 지금으로서 우리가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14. 광자와 질량
[학생 : 제가 선생님의 강의를 볼 수 있는 게, 빛이 제 시신경으로 들어와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빛이 광자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그 광자는 질량이 있는지요? 그리고 질량이 있다면 그 광자는 어떻게 초속 30만km로 달릴 수 있는지요? 또 부피가 있나요? 부피가 있다면 블랙홀이 빛을 빨아들이는데, 그럼 그 블랙홀의 중심이나, 어느 층에는 빛들이 응집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요? 질량이나 부피가 둘 다 없으면, 도대체 어떤 개념인지 궁금합니다.]
엄청난 질문을 했다. 지금 질문의 내용은, 빛은 과연 질량이 있느냐? 만일 있다면 어떻게 30만km/초로 달릴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런데 질량이 있으면 30만km/초로 달릴 수 없는가? 학생은 그렇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학생 : 제가 틀렸는지 모르겠지만, 상대성 이론에서 질량을 가진 것이 빛의 속도가 되면, 질량이 무한대로 되어서 그렇게 될 수가 없다고 해서, 그렇게 생각한 겁니다.]
그럼, 답도 나온 것이다. 질량이 있으면 30만km/초로 달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빛은 분명히 30만km/초로 달리니깐, 따라서 빛은 질량이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게 답이다.
@ 포톤(photon)
광자(光子), 빛알, 전자장(電磁場)의 양자(量子)
한자말로 광자라고 하는 것은 질량이 없다. 에너지만 가지고 있다. 그것이 맞는 이야기다. 그래서 초속 30만km로 달릴 수 있는 것이다.
[도올 : 그럼, 질량이 없다는 것은 관성이 없다는 말인가?]
[최 교수]
그렇다. 하지만 속도는 있다.
사실 질량이 없기 때문에 초속 30만km로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여기서 질량이라고 하는 것은, 어려운 표현이지만, 정지질량이다. 이게 상대성이론의 결과이지만, 어떤 물체가 가만히 있을 때하고, 이것이 움직일 때의 질량이 다르게 된다. 움직일 때 질량을 재면 질량이 더 커진다. 정지했을 때에 비해서 더 커진다.
질량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그 물체가 정지해 있을 때의 질량을 말한다. 빛에 질량이 없다는 것은 정지했을 때 질량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원칙적으로 빛은 정지할 수가 없다. 초속 30만km로 달릴 수 있다는 건 정지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빛알은 크기도 없는 것이다. 우리가 아까 기본입자, 양성자, 중성자, 전자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렇게 작은 기본입자의 개념에서는 크기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개념이 된다.
그런데 크기가 있냐 없냐 하는 것은, 그것의 속에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면 구조가 없으니깐 그냥 점이라고 봐도 되느냐의 차이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표준이론으로 생각하면, 전자라고 하는 것은 구조가 없기 때문에 전자는 크기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에 양성자 중성자는 구조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크기가 유한하게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15. 블랙홀
그리고 아까 블랙홀 이야기를 했는데, 검은 구멍이라고 한다.
블랙홀(black hole) : 검은 구멍.
블랙홀이라는 것은 사실 물질이 택할 수 있는 상태 중에서 가장 최후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물질이 그야말로 가장 엄청나게 응축한 것이다.
그래서 보통 입자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빛도 거기서 탈출을 못하는 것이다. 워낙 강하게 응축하기 때문에, 중력이 엄청나게 강해져서 아무 녀석도 탈출할 수 없는 것이다.
물질의 가장 궁극적인 상태라서 거기엔 양성자, 중성자, 전자라는 구분도 없는 것이다. 거기에는 그야말로 질량과 몇 가지 성질만 있을 뿐이다. 블랙홀은 얼굴도 없고, 특별히 다른 모습도 없고, 블랙홀은 다 블랙홀이라는 이야기다.
어떤 특징도 없고, 다만 블랙홀의 전체 질량이라든가, 블랙홀의 전하라든가 하는 몇 가지 성질만 있고, 나머지는 다 똑같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물질 상태가 특별하게 차이가 없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끝난 상태다.
16. 과학과 종교화
[도올]
아무튼 오묘하다. 나도 잘 못 알아듣겠다.
블랙홀이니 하는 말을 우리가 흔히 쓰고 있지만, 그런 것에 대해서도 조금 더 전문적이고 본질적인 지식을 여러분들이 가졌으면 좋겠다. 선생님 말씀은 대략적인 것이지만, 더 깊고 정확하게 그걸 이해하는 방향에서 책도 보고 그러면 좋겠다. 쉽게 써진 해설서도 많을 것이다.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기 바란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젊은 학생들 중에서 물리학의 블랙홀이라든가 상대성이론이라든가 하는 이런 개념에 대해, 총체적인 우주론적인 과학이나 인문과학의 전체적인 우주론의 틀 속에서 이해를 하지 않고, 몇 가지 말에만 관심을 갖고 골방에 앉아서 마구 상상력을 발동하면서 개구라를 피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빠지면 평생을 헤어나지 못한다. 만날 미친 헛소리를 하면서 살게 된다. 그럼 과학이 종교가 되는 것이다.
과학은 어디까지나 보편지식이다. 특수한 개념들의 장난이 아니다. 과학을 종교화시켜서는 안 된다.
과학을 가지고 종교를 삼으려면 오히려 교회를 가는 데 낫다. 그런 것도 내가 권고해주고 싶다.
17. 빅뱅이론
[학생 : 개인적으로 우주에 관심에 많다. 그런데 빅뱅이론이 있다고 한다. 그게 한 점이 순식간에 팽창해서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암흑에너지가 계속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한 점이 팽창하기 이전의 우주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리고 그 빅뱅이론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자세히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다. 그러니깐 빅뱅이론이라고 하는 게 대폭발이론이다.
빅뱅(Big Bang) : 대폭발이론
그건 우주가 오래전에 한 점에서 시작을 해서 팽창을 거듭해왔다는 이론이다. 그건 어떻게 그렇게 추론할 수 있냐하면, 현재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 것을 여러 가지 관측 자료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은하가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만약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언젠가는 우리가 한 점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계산하면 대략 지금부터 137억년전이다.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럼 그 전에는 어떻게 되었느냐? 빅뱅 전, 137억년전보다 조금 전에는 어떻게 되었겠는가?
그것에 대해서 이런 말이 있다. 중세에 아우구스티누스라는 중세 교부철학의 대표적인 분이 계신데, 그 분에게 누가 질문을 했다고 한다.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고 우주를 창조한 것으로 나온다. 그럼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시기전에는 무엇을 하고 계셨을까? 그걸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을 위해서 지옥을 만들고 계셨다고 했다고 한다. 이건 사실 농담이다.
실제로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런 질문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왜냐하면,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바로 우주가 창조되면서 같이 생긴 개념이기 때문에 그런 질문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우주창조와 더불어 시간이 생겨났다. 그러므로 그 이전이라는 시간을 말할 수 없다.
지금으로서 보면, 정말 놀라운 답이다. 아주 정확한 답이다.
빅뱅 전에 어떻게 되어 있었냐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같이 붙어 다닌다. 시간과 공간은 빅뱅을 하면서 같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 전에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따라서 ‘그 전’이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18. 과학 활동의 대상이며 주체인 인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 이건 미술관이다.
에셔(M.C Escher 1898~1972)의 프린트 갤러리 1956년작
미술관에서 어떤 소년이 있다. 미술관의 회랑이 있고, 거기에 붙어있는 그림을 보고 있다. 항구가 있고, 건물에 여자가 있는데, 이 소년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 건물이 바로 이 소년이 있는 미술관 건물 자체다.
과학의 대상과 과학의 주체는 분리될 수 없다.
결국 무슨 이야기냐 하면, 미술관 자체도 그림의 일부이고, 소년도 그림의 일부인 것이다. 소년이 그림을 보고 있는데, 소년이 그림의 일부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과학 활동의 대상이면서 과학 활동의 주체가 되는 것을 아주 잘 표현한 그림이다. 에셔라고 하는 분의 그림이다.
19. 희망
[도올]
137억 년 전 빅뱅에서 출발해서 우주의 시간과 공간이 생겨나고, 50억 년 전에 태양계가 생겨났다. 그래서 지구가 생겨나고, 그 방대한 우주의 한 점밖에 안 되는 지구에 또 한 점의 어떠한 인간이라는 게 생겨났다. 그 인간의 뇌에 의식이라는 게 생겨나고 언어가 생겨났다.
즉 하나의 우연적인 요소가 전체를 다 알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하나님이 보신다면, 너무 괘씸할 거 같다. 만약에 하나님이 그걸 다 만들어냈다고 하면, ‘아! 요놈들한테 들키는구나!’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이야기할 수 없다.
과학이라는 것은 이렇게 거대한 우주의 문제이고, 그것은 곧 여러분들 삶의 문제이고, 여러분들 사고의 문제이고, 종교의 문제이고, 예술의 문제이다.
이렇게 과학은 모든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항상 이런 식으로 연관 지어서 사고해야 한다. 따라서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더라도 과학적인 주제를 가지고 서로 조크하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이런 그림도 그리게 되고, 위대한 과학자도 나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