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호, 여행, 24-11, 포근하다
비가 그쳤습니다. 이따금 찬찬히 내립니다.
고모님 차를 뒤따라갑니다. 금산사로 향하던 길이었는데 어느샌가 다른 길로 틉니다.
“희호 씨가 빵 먹고 싶다고 하셨나, 다른 데로 가시는데요.” 어디로 향하나 추측해 봅니다.
어느 유명한 카페에 도착합니다.
고모님은 “희호가 빵 먹고 싶다고 해서 이리로 왔어요.”
“내가 살게.”
“고모가 살게.”
서로 빵 사겠다고 합니다. 빵은 고모님이, 저녁은 김희호 씨가 쏘기로 합니다.
자리에 앉아, 김희호 씨의 지난 삶이 담긴 앨범을 꺼냅니다.
그간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성가대 옆에 앉았어. 옆에서 권사님이 책 넘겨줘.”, “목사님, 사모님이랑 카페 갔어.”, “코로나 걸렸을 때 목사님이 왔어.”, “보라 언니네 가서 세배했어요….” 사진 하나하나 설명합니다.
“희호 생일이었어?”, “OO언니랑 이제 안 싸워? OO언니랑 싸우면 고모 불러.”, “희호야, 이분 누구야?”, “희호 파마도 했네?”, “희호는 이런 남방이 어울리는구나.”, “희호 색칠 공부도 하는구나.”
이것저것 궁금해하십니다. 눈치챕니다. 알아갑니다.
양어머니와의 여행 사진도 보여드립니다.
“희호랑 이렇게 하루 자고 온 거야? 같이 시간 보내주신 거야? 고마운 분이네.”
양어머니와 김희호 씨의 여행을 감사한 일이라 말해주십니다.
“한글교실 다녀. 할머니랑 선생님이랑.”
“'김희호' 이름 써봐.”
김희호 씨가 직접 자기 이름을 쓰는 것도 지켜보십니다.
“희호 뭐 먹고 싶어?”
“치킨.”
“고모 만나 뵈면 뭐 먹고 싶으시냐 물어보고, 고모님 계신 지역 맛집 검색해서 이미지 둘러보는데 치킨을 고르시더라고요.”
“어디 치킨?”
고모님이 그닥 좋아하지 않는 치킨집이었습니다.
“그러면 치킨은 야식으로 먹어. 고기 사줄게.”
명쾌한 해결 방안을 내셨습니다.
2024년 7월 10일 수요일, 이다정
※김희호, 준비, 24-13, 고모님께 보여드릴 삶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