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쿤 대관식 된 CME 투어챔피언십
올 시즌 LPGA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는 새로운 골프 여제(女帝)의 탄생을 공표하는 자리였다. LPGA투어 상위랭킹 60명만이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태국의 지노 티티쿤(22)은 천의무봉(天衣無縫)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라운드를 펼쳐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우승컵을 품었다.
현 세계랭킹 1위인 티티쿤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전 세계 1위인 넬리 코다(미국)와 맞대결을 벌여 6타 차이로 여유있게 제쳤다. 이날 티티쿤에 필적할 만한 경기력을 발휘한 태국의 피자리 아난나루칸이 7개의 버디와 보기 하나로 추격했으나 티티쿤의 둔중한 질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티티쿤은 이번 우승으로 고진영(2020, 2021년)과 함께 이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두 번째 선수가 되면서 올 시즌 유일하게 3승을 거둔 선수로 우뚝 섰다.
상금 부문에서도 지난 시즌 LPGA투어 역대 최초로 시즌 상금 600만달러를 돌파했던 티티쿤은 LPGA투어 처음으로 단일 시즌 상금 700만달러를 넘어섰다. 누적 통산 상금 부문에서도 티띠꾼은 가장 빠른 속도로 종전 기록을 돌파, 통산 상금 순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이번 우승으로 올해의 선수상은 물론 베어트로피(평균 최저타수상)도 차지하게 된 티티쿤은 라운드 당 평균 스코어, 그린 적중률, 라운드 당 버디 등 LPGA투어의 거의 모든 통계에서 정상권을 지키고 있다.
티티쿤의 가장 두드러진 장점을 꼽자면 정신적 강인함과 평정심일 것이다. 그는 티뷰론 골프코스를 동네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듯 부담 없이 돌았다. 단순히 멘탈이 강하다는 수준을 넘어 경기의 압박감을 스스로 정화하며 중압감에서 벗어나는 정신구조를 지닌 듯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때로 합장을 하며 감사를 표시하는 모습은 관세음보살의 모습을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의 이런 정신적 장점은 어린 나이에 유럽투어와 LPGA투어를 경험하며 쌓은 자신감과 깨달음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노 티티쿤은 태국 골프의 아이콘으로 젊은 세대에서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태국 언론과 골프 팬들은 그의 성과에 대해 큰 자긍심을 느끼며 태국의 전체 위상을 높이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의 경기 방식과 태도는 단순한 스포츠 승부를 넘어 정신적 균형의 상징이 아닐까 여겨진다. 기대를 모았던 김세영, 이소미, 유해란 등이 우승권 경쟁에서 밀려나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 선수들이 귀감으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경쟁과 승리에 집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리듬과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자세다. 티티쿤이 미소를 잃지 않고 고요하면서도 날카로운 집중을 유지하는 모습은 마치 수행자를 보는듯하다. 이런 모습은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 즉 마음의 경지나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지닌 퍼포먼스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