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옥의 말과 글]
가시 없는 생선 먹기
백영옥 소설가 입력 2022.01.29 00:00 조선일보
생선을 좋아하지만 자주 먹지 않는다. 가시를 고르는 일이나 비린내 때문에 손을 닦는 일이 귀찮아서다. 게나 새우 같은 갑각류도 같은 이유로 자주 못 먹는데, 어릴 때는 종종 먹었던 기억이 난다. 가시와 살을 발라준 엄마가 있어서였다. 나는 가끔 선택에 대해 이보다 쉬운 예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중·고등학교 강연에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꿈’과 ‘현실’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하냐는 것이다.
연예인이나 전문 유튜버가 되고 싶은데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갈등 중이라는 얘기다.
왜 우리는 이런 선택의 딜레마에 놓이게 될까?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것을 견디고 감당하는 일이다.
부모님의 보호 아래에선 갚아야 하는 카드 값이나 월세를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다니기 싫은 학교나 학원에 가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가령 좌골신경통, 손목터널증후군은 세상 많은 작가가 걸작을 얻는 대신 치른 선택의 대가다. 런웨이를 걷는 수퍼모델의 멋진 워킹 역시 가혹한 운동과 다이어트의 결과다.
선택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어느 하나를 원하면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선택을 싫어한다.
“삶이 너무 안락하면 글을 쓸 이유가 없고, 너무 고단하면 여력이 없다”는 정희진의 말처럼 무엇 하나 녹록지 않은 복잡한 삶 속에서 선택은 점점 고달프고 힘들어진다.
그러므로 좋은 선택을 하는 내가 아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가령 운동할 것인가, 집에서 쉴 것인가라는 고민이 들기도 전에, 헬스장에 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어떻겠는가?
이것이 바로 ‘습관의 힘’이다.
훌륭한 가수나 운동선수들은 휴식과 연습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는다.
위대한 작가들의 더 위대한 일은 노벨상이 아니라 그들이 매일 읽고 썼다는 사실이다.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하는 습관이, 결국 할 수 없던 것을 가능케 만든다.
매일 몇 시간이고 노래하고 춤출 수 있다면 그는 점점 그 일을 더 잘하게 된다.
그리고 신(神)은 이런 사람들을 선택하고 힘껏 돕는다. 정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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