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한번 보답하려..어려운 분들께 쌀 전달해주세요"
익명의 편지 한 통
8일 인천 부평구 산곡2동 행정복지센터에 한 통의 등기우편이 도착했습니다.
등기우편 속 이야기는 40년 전인 1980년까지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현재 부천에 산다고 밝힌 이 시민은 “1980~1981년 사이 산곡2동에 살았다”면서 편지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당시 시골에서 올라온 촌놈한테 통장님인가 하는 분께서 쿠폰인가 하는 걸 주시면서 동사무소에 가면 쌀 한 포를 줄 거라고 안내해 주셨다”면서 아주 고맙게 잘 받아먹었습니다”라고 고마웠던 기억 한 조각을 꺼내어 놨습니다.
이어 “늘 고마워하며 언젠가는 한번 보답을 하려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제야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실천은 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0만원을 우편을 보낸 산곡2동에 지정 기탁한 것이었습니다.
이 시민은 자신의 익명 기부 사실을 알리면서 “어려운 분들께 꼭 쌀을 구입하여 전달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라는 부탁만 간단히 담았습니다.
짧지만 진심이 담긴 편지가 준 감동은 컸습니다. 부평구 산곡2동은 이 시민이 기부한 100만원으로 실제 쌀을 구매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정기운 산곡2동장은 “40년이 지나 베푼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기부자가 보내준 후원금은 꼭 필요한 곳에서 잘 쓰일 것”이라며 좋은 소식을 다시 전해주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40년 전 한 청년에 전해진 쌀 한 포는 그저 쌀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잊히지 않는 따스함이었습니다.
어쩌면 때론 힘든 세월을 견디게 한 힘이었을지 모릅니다.
그 당시 동사무소 ‘통장님’이 베푼 작은 친절, 자신이 받은 베풂을 잊지 않고 다시 나누기에 나선 선행이 우리에게 전하는 울림은 작지 않습니다.
어쩌면 기본인 듯한 감사하고 나누는 마음이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우리 사는 세상에 쭉 이어져 가길 바라 봅니다.
*아살세~아직은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