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을, 인, 묘는 무엇이 다르다 할 것인가?
간지를 이해하는 방법에 있어서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갑·을·병·정…을 보아 나갈 때, 갑을 보는 순간에 목으로 묶지 말고 그냥 갑이라고 생각하세요. 을은 그냥 을이고, 인은 그냥 인이고, 묘는 그냥 묘입니다.
갑, 을, 인, 묘는 사실 전부 뜻이 다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목 하나로 묶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예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갑·을부터 임·계까지, 인·묘부터 자·축까지 충분히 22가지로 표현해 놓았는데, 갑·을·인·묘를 목으로 묶고 무·기·진·술·축·미를 모조리 토로 묶어서 단순화시켰습니다. 이게 공부 망치는 길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오행을 안 배워야 돼요! 간지를 공부하려면 오행을 공부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오행은 사물이나 자연 운동이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형태를 단순화시켜 놓는 거죠. 튀어나오고 발산하고 다시 머물러 있다가 수그러들고, 쭈그러드는 운동을 목·화·금·수로 보편화시켜 표현해 놓은 것이지, 이것이 간지 중심의 해석에 있어서 선행 개념이나 상위 개념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입니다. 절대 오행이 상위 개념이 아닙니다.
갑·을이 목이 아니면 어떻게 외우란 말이냐? 이걸 보는 순간에 어떻게 생각하라? 계절의 시작이 움직이는 것이니까 봄이구나! 봄인데 앞에 있으니까 조춘(早春)이고 뒤에 있으면 만춘(晩春). 그러면 그때 이루어지는 물상이나 자연 운동을 잘 보라는 겁니다. 자연 운동을 잘 보면 갑과 을과 인과 묘가 그대로 이해됩니다. 팔자 안에 이런 글자가 나왔습니다.
간지 모양에서 이 글자를 보는 순간에 제일 먼저 생각하기 쉬운 것이 금(金)이 목(木)을 극하고 있구나! 이렇게 해서 첫 번째 오류가 생깁니다. 두 번째 오류는 묘와 유를 충(沖)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서 묘와 유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됩니다.
"충(沖)하면 안 좋다던데…”
안 좋은 것이 무엇인지 설명해 보라고 하면,
"분명히 안 좋긴 안 좋은데, 하여튼 안 좋아요." 하면서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점을 쳐서 결과를 주는 데 있어서 길(吉) 내지는 흉(凶)으로 말하는 것이 보편적인 표현 수단이기는 하지만, 온전한 표현 수단은 아닙니다.
대자연은 길흉이 없습니다. 그러면 무엇이냐? 나의 행복은 누군가의 불행일 수 있습니다. 봄에는 가을바람이 불지 않습니다. 그럼으로써 만물이 화육(化育), 성장하고 솟아오르는 데 도움을 주는 환경이 진행된다는 뜻입니다. 봄에 싹을 틔우지 않으면 가을에 열매가 맺힐 수 있을까요? 그러니 봄도 필요하고 가을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봄만 길한 것으로 보고 가을은 흉한 것이라 봅니다. 앞부분의 운동이 있어야 뒷부분의 운동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숨을 많이 마시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먼저 숨을 내뱉어야 합니다. 내뱉는 것을 길이라 하느냐, 흉이라 하느냐는 하나의 측면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래서 길흉은 떨어져 있다. 한 몸이다? 한 몸입니다.
성리학 책을 앞뒤로 수없이 읽고 읽어도 알똥말똥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연 원리에서 역(易)을 다루니까 길흉이 동소(同所)에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행, 불행이 같은 자리에 있다. 단지 대자연은 운동 방향만 달리해서 화육, 즉 만물이 그다음 단계로 화하고 길러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자연의 운동과 정지에서 때리고 달래 나가면서 궁극에는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입니다. 운동선수를 하나 키울때도 훈련을 계속 시키면 됩니까, 적당히 잠도 재워야 할까요? 물론 잠도 재워야 합니다. 수그리고 펼쳐지는 작용들이 있어야만 만물이 화육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길흉이 동소에 일어나니, 묘유(卯酉)를 보는 순간에 무엇을 집어넣지 말아야 한다? "이건 분명 흉할 것이다.”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하죠. 그렇다면 칼로 망한 사람은 칼로 일어선다. 선거에 진 사람은 무엇으로 일어선다? 선거로 일어섭니다. 길흉이 동소(同所)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팔자를 볼 때 어떻게 하면 길흉 의식의 간섭을 배제하고 볼 수 있을까요? 봄[卯], 가을(酉]이 모여 있으니 이 사람의 재주는 능수 능란하다, 어눌하다? 반대 것들이 다 모였으니 능수능란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꾀돌이다, 아니다? 그러므로 이 사람은 유능(有能)하다, 무능(無能)하다? 유능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도 겪을 것입니다.
여담(餘談)입니다만, 부지런한 놈은 부지런해서 흥(興)하고, 또 부지런해서 쉽게 망합니다. 게으른 놈은 게을러서 빨리 흥하지 못하더라도 결국은 흥하고 망할 때도 천천히 망합니다. 흔히 부지런한 놈이 빨리 일어섭니다만 운이 나쁜 시기로 접어들면 밤새도록 재산을 없애기 위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더 큰 재산을 이룩하기 위하여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보기에는 부지런해서 망할 놈입니다.
빚이 대강 천만 원쯤 있는 사람을 범부 필부라고 하죠. 빚이 약 천억쯤 넘어가면 뭐라고 하는 줄 압니까? 재벌이라고 해요. 빚을 진다는 것은 아주 흉한 조건입니다. 흉한 조건인데 왜 이 사람은 천억 빚을 지게 될까요? 그것은 바로 유능했기 때문입니다.
천억을 빌렸으니까 바닥으로 확실하게 추락하는 것입니다. 범부 필부는 추락할 바닥이 없습니다. 뛰어내려 봐야 바닥에서 바닥입니다. 그러니까 오른 만큼 내려갑니다. 이것도 주식 이론에 나옵니다. 주식 이론에 반드시 주가는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나옵니다. 인생에서도 뜬 만큼 다시 내려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서로 반대 기운의 글자가 유능(有能)의 폭을 길러 내는 것이지, 길흉을 말할 것이 아닙니다.
첫댓글 공부합니다 감사합니다 ()
봄에는 가을바람이 불지 않습니다.~
卯와 酉는 어떻게 다른가?~ ㅠㅠ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하죠. 그렇다면 칼로 망한 사람은 칼로 일어선다.~
갑과 을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감사합니다. 꾸우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