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들지내셨는지요.
지난주에는 3박 4일 일정으로 서울에 출장을 다녀왔네요.
원래는 2박 3일 일정으로 토요일에 내려 온다는
계획이였으나,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더군요.
서울에는 아직도 추위가 채 가시지 않고
뭇 사람들의 옷깃을 가끔씩 세우게 하더군요.
그래요.
대구의 봄인들,서울의 봄인들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단지 지역의 특성상
조금 빠르다할 조금 늦다할 문제일 따름이지...
저는 언제부터인가 봄만 되면 아니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어느틈인가 생활속에서 느끼는
'정말 봄이구나'라고 탄성을 자아내는 시기에
(아마도 누구나 시기는 다를테이지만,
'봄이구나'라는 계절적 감각을 자극하는때가 있지요)
꼭 가는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물론, 매년 치르는 제 혼자만의 봄맞이 행사이기도 하지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인네거리에서 보훈병원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다보면 숲밭골이라는 자그마한 동네를
저는 몇 년전부터 봄이되면 꼭 들르지요.
숲밭골은 앞산에서 뒷쪽에 해당되는 산어귀에
자리잡고 있느데, 동네가 그렇게 범잡스럽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술집과 한적한 동네어귀에 으레히
생기게 마련인 백숙과 묵 등을 파는 식당들이 늘어나고..)
산 옆에 있는 동네이기 때문에 여유로움을
즐길 수 공간으로 저에게는 이해되고 있는 곳입니다.
또한, 보훈병원에서 숲밭골에 도착하기전에
오른쪽에 위치한 월광수변공원도
봄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기도 합니다.
대구에서 저수지나 강가가 찾아보기 힘들기도 하거니와
수성못이나 성당못은 저수지이기보다는
갈 곳없는 사람들을 붙들어매기위한
대구(시)의 작위적인 냄새가 너무도 짙게 배여나는
저수지라면 적어도 월광수변공원은 관변적인 냄새보다는
주변의 자연경관과 잘 어울리는 저수지로 보입니다.
게다가 월광수변공원 옆에 자그마하게 위치한
논이며 밭이 앙징(?)스럽게 몇 마지기 자리잡고 있죠.
벼를 벤자국과 밑둥이가 그대로 드러난
논자락을 성큼성큼 몇 발자국을 걸어다니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군요.
아스팔트가 장악한 도시에서 감히 밟을 수 없는
땅의 감촉이 구두에 묻혀 아스팔트나 보도블록에서
느낄 수 없는 폭신한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봄은 어디서나 생명을 불러 모으나 봅니다.
벼밑둥이 옆에 파릇파릇하게 보이는 조그마한 풀들을
여러분들은 보신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도시촌놈이라보니 그 이름모를 조금마한 풀들도
봄에는 '아름다움 혹은 소중한 생명'으로
저에게는 눈요기가 되더군요.
몇 년전에 농사짓는 분에게 여쭈어 보니
'촉새풀'이라더군요. 농사에는 아무런 필요가 없다고..
아마도 제가 밟은 자리는 논과 밭이 아니라
봄을 온몸으로 확인하는 의식인지도 모르겠네요.
너무 먼 곳인것 같으세요.
그럼, 아주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언제나 부담없이 갈 수 있는 곳을 가르쳐드리지요.
님들이 사시는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에 가보세요.
저는 굳이 봄이 아니더라도 사무실에서
점심시간에 잠시 시간을 내어
사무실에서 가까운 초등학교에 가끔씩 갑니다.
특히 봄에는 더욱 가볼만 하지요.
햇빛이 비치는 봄날에 초등학교 스텐드에 앉아
초등학교 1~2학년 초등학생들의 체육시간을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초등학생의 몸짓과 웃음띤 얼굴에서
봄의 자리는 그윽히기만 합니다.
선생님 왈
"두명이 손잡고 천천히 뛰어라고 하니까
꼭 달리기 시합하듯 달리고 있어요. 다시 한바퀴 더....
이번에는 참 잘했어요. 그러면, 숨쉬기 운동.. 이렇게
크게 하세요... 자 우리 모두 잘 했으니까
............박수 3번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