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방석 위로 모여라 영원한 너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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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유락.
혜문의 개국공신의 후손이며, 15세부터 전장을 누빈 귀족 중의 귀족.
왕성에 들어가면 어떤 귀족 여자든 그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봤다. 공주마저 그를 좋아했고, 남자들은 그를 사위로 맞고 싶어 했다.
물론 유락은 그 여자들을 모두 거절했다.
거절을 하며 느끼는 우월감이 그깟 성적 만족보다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그깟 성관계에서 지배자는 남자라고 생각랬다. 제아무리 잘난 여자라도 밤에는 남자에게 정복당하길 바라는 게 본성이다.
유락이 살아왔던 세상에서 여자는 언제나 남자에게 복종하는 존재였다. 유락은 모든 여자들을 깔봤다.
중앙에서 여자 무관을 내려보내면, 평판이 아무리 좋아도 배식소로 보내 버렸다.
여자들이 무슨 전쟁을 한다는 거야? 중앙에서는 전투가 소꿉놀이인 줄 아나?
적어도 그가 배워온 세상에서는 그랬다.
그러나 라유락의 나라 혜문은 전쟁 끝에 멸망했고,
라유락이 적장의 장군 양사애의 노예가 되었다.
"양장군, 차라리 나를 죽여주세요."
그는 아무리 고문을 당하고 맞아도 그는 노예 출신의 여자인 양사애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
"으윽..."
사애가 발로 그의 성기를 짓밟기 전까지는 말이다.
잠자리의 날개를 떼어냈을 때, 그 잠자리가 평온하다면 무슨 재미로 장난을 칠까.
반응이 크면 재밌다. 반응이 없으면 시시하다.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유락은 남들과 달리 아픔에는 오히려 심심한 반응을 보였다
뿌리 쪽에서 뭔가 철컥 잠기는 소리가 났다. 사애는 작은 열쇠를 주머니에 챙겼다.
정조대였다.
"미친..."
확실히 유락은 유독 이런 종류의 자극만 못 참는 듯했다. 이런 상황에 성적인 쾌감을 느낀다는 자괴감 역시 큰 듯 했다.
사애.
사애.
네가 너무 싫어.
너를 너무 증오해.
“흑, 주…… 주인님, 너무…… 조, 좋아요.”
생각과는 다른 말들이 입에서 터져 나왔다.
“나한테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나도 너랑 똑같은 사람이야!”
“같은 사람?”
사애가 의아한 듯 되물었다.
“유락이 너도 나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잖아.”
“뭐?”
“너는 귀족이었고, 나는 아니야.
너는 남자고, 나는 아니지.”
“…….”
“늘 그렇게 생각해 왔던 거 아냐?”
“사랑해요, 주인님…….”
“더럽게 쫑알대네.”
사애가 짜증 난 듯 툭 내뱉었다. 냉정하다 못해 얼어붙을 것같이 차가운 말이 그의 가슴을 할퀴었다.
우습게도 이 순간, 사애가 그의 마음을 짓밟는 순간, 그는 비로소 가득 차는 것 같았다.
“아, 주인님, 제발, 흐, 제발…….”
시야가 툭 꺼졌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먹먹한 허공 속에서 그는 허우적대며 계속해서 그녀를 찾았다.
망가뜨려 줘. 더 부숴 줘.
제발, 제발, 나만을.
그거 알아?
우리는 절대 평범한 관계는 될 수 없어.
네가 날 완전히 망가뜨렸잖아. 이렇게 고장 내서 네가 아니면 안 되잖아
양사애는 그를 사랑하지 않을 테니까.
아마 죽는 날까지 그를 사랑하지 않을 테니까.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애와 그와 함께하기 위해 바닥까지 파멸하는 유락의 사랑 이야기
현민예 작가님의 소설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파멸에 관하여>에서 확인하세요
※본 도서에는 (남성에 대한) 노골적인 성적 묘사 및 폭력, 강압적 관계 등 호불호가 갈릴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오 재밌겠다
헐... 미침 너무 재밌겠다;;
ㅁㅊ 맛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