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5 - 9. 16
여전히 그의 노래소리는 변함이 없고
한 때 뭇소녀들을 사로잡던 그 환한 미소도 변함이 없었다.
70년대 80년대 포크음악계를 이끌었던 듀오가수 '사월과 오월'의
리더 백순진씨.
설레이던 소녀들은 중년이 되었고
그 음악에 열정적으로 따라 부르던 떠꺼머리들은 초로의 반백머리칼로 변했다.
그 들이 아직 그의 음악을 못잊어 '사오모'라는 팬카페를 만들어
수시로 얼굴을 보며 젊은 시절의 추억들을 꺼내 먹고 있다.
일년에 한 두번 있는 야외모임을 팬카페 회원이 운영하는
충남 금산의 여울목산장에서 열렸다.
8월에 예정되어 있었으나 전국을 초조하게 만든 솔릭태풍으로
한 달 후 날짜를 잡았으나 당초보다 많은 인원이 스케쥴변경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여울목 산장은 바로 앞에 금강이 흐르고 있고
강 건너편에는 거대한 바위산이 있어 풍광이 참 좋은 곳이다.
그 바위산에서 때론 인공폭포가 흐르기도 한다.
카페 회원을 태우고 3시간 반 정도 내 차를 달려 도착한 그 곳에
이미 회원들이 모여 마당에서 한 판이 벌렸다.
각자 싸온 맛있는 음식들과 간식들과 주관하는 이들이 가지고 온 먹거리들이,
야외테이블에는 큼직한 대하가 시뻘겋게 구워지고 있고
곧 이어 유달리 맛있는 바비큐도 끊임없이 테이블로 배달되어
포만감이 전해지니 서서히 음악이 꿈틀거렸다.
백순진님이 가지고 온 12줄 기타
가수들이 노래할 때 기타를 연주하는 전문 기타리스트가 가지고 온 소형 기타
그리고 나의 작은 우클렐레 소리들이 한데 어울려
회원들이 부르는 합창과 함께 비가 내릴 듯 운치가 있는 가을 밤 아래
금강의 계곡속에 골골이 퍼졌다.
도대체 이 노래들의 끝은 어디일까?
노래가 흩어진 조각들을 찾아 강가를 산책했다.
비가 오지는 않았지만 예보가 있어 바람은 시원했고
여울목이라고 이름 붙여질 만큼 강은 두 갈래로 갈라졌다
다시 모이며 강바닥의 바위에 부딪혀 흰 포말들어 어둠속에
눈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다.
금강의 양쪽 언덕을 이어주는 작은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
산밑으로 만들어놓은 나무데크 등산로를 따라 걷는 길은
마을 5일장에 나갔다가 거나하게 술에 취해 돌아오는
아버님이 멀리서 보일 것 같이 정겨웠다.
그 끝에는 최근에 새로 만들어 졌다는 터널로 이 곳에 몇 개의
숙박시설이 더 해진 듯 했다.
야외 테이블 근처에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 곳을 찾으니
커다란 솥에 어죽이 끓고 있다. 강가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곳.
모두들 어죽의 깊은 맞에 깊게 빠져 허우적대며
연신 맛있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본격적인 노래를 위해 산장 카페의 2층에 올라가
모두가 하고 싶은 노래들을 멋진 기타연주에 맞추어
평생 노래로 쌓아 둔 묵은 감성들을 감칠맛 나게 터트렸다.
또한 인근 지역의 기타동아리 회원들까지 소문듣고 달려 와
서로의 노래 솜씨들을 뽐냈다.
특히 우리 회원이 모시고 온 연로하신 두 분이 서로 손을 꼭 잡고 나왔는데
남편은 지병으로 인해 눈이 안보였고
아내는 그 나이에 놀라울 정도로 꾀꼬리같은 소프라노 소리로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들로 사람들을 감복시켰다.
그리고 음악에 맞추어 조용히 홀에서 아내의 리드에 맞추어
춤을 추는 두 분의 모습은 애정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마이크가 열에 달아 오를 즈음.
밤이 늦어 그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다시 야외테이블로 모였지만
많은 이들이 그 밤에 각자 차를 가지고 집으로 가 버리고
아울러 기타까지 같이 가버리니 썰렁한 가을 밤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때론 그런 단촐함이 이야기하기에는 더욱 좋은 시간이다.
처음 보는 얼굴들도 있지만 같이 대화를 나누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삶의 흔적 속에 내가 묻어 간다.
거기에 예보되었던 비까지 내렸다.
천막위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까지 우리 대화에 합세했다.
늘 그렇듯이 나는 내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또 나를 셀프콘트롤하기 위해 슬며시 일어나 아무도 모르게
방으로 들어가 고맙게도 누군가 펴 놓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지난 밤 늦게 잤으니 늦잠이라도 자야 하는데 알람을 껐는데도
내 신체시계는 정확하게 아침 기상시간에 나를 일으켰다.
혼자 구름 가득 낀 하늘과 맑은 물로 마주 대하고 있는 강가로
우클렐레를 들고 나왔다.
자연에게 하는 아침 인사는 조용한 노래로 시작한다.
부지런한 다른 분이 와서 디카로 내 모습을 이 포즈 저 포즈로
사진을 찍어 주었다.
비둘기처럼 한 두 사람 모여 다시 강건너편을 산책하고 난 뒤
인근 식당에서 차려 놓은 올갱이국이 맛있어
평소 아침을 소식하는데도 밥 한 그릇 다 먹어 버렸다.
식사 후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졌다.
이제 우리 행사가 다 끝난 줄을 아는 모양이다.
다 같이 강가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일행들과 차편을 나누어 올라오는 귀경길은 비가 쏟아졌다.
어제 이렇게 비가 왔었다면 우리 행사가 불편했을텐데
이번에도 적당하게 하늘은 우리를 도와 주었다.
추억은 또 다른 페이지를 남기기 위해 잠시 덮어 둔다.
늘 감사의 하루 하루...
첫댓글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까르미나님께서 첫 후기테이프를 끊어주셨군요?
오가는 길 카풀에 피곤하실텐데..그 고마움을 말로 표현키 힘듭니다.모든 분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수고로 정말 오붓하게 잘 치른 행사였지요.
맛깔스런 후기글로 얼마나 멋진 야외MT였는지 못간 분들의 아쉬움이 클테지요.ㅎㅎ우리 수호천사님이 멋진 사진 많이 올려주실겁니다.정말 감사드립니다.
돌아와 팽개치고 잠에 빠져 이제야 아침인줄 깨어 후기 읽습니다.
돌아오는길 멀미한다는 핑계로 중간에 내려~ 점심때더라구요
집까지 어찌가셨는지 ~약속한 냉면은 기필코 ㅋㅋ
기대하겠습니다
아름다운 미소의 까르미나님
여울목산장 1박2일 후기
좋아요 ! !
두가지를 칭찬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따끈따끈한 후기 감사합니다~~
덕분에 대리민족이라도...
지가요.
영동지기님 많이 기다렸거든요..
샤론의 꽃 ᆢ
당신이 그렇더군요
그 향기 변질되지
않기를요
여행 잘 다녀오세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여 ㅡ
가슴 두근대는 댓글에 기분이 너무 좋아
어떻게 댓글을 써야 할지 한참 망설였습니다.
문득 내 10년후의 삶이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는
두 분의 모습이었습니다.
콩새님부부같이 아름다운 노래와 같이 살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내 삶이 노래와 함께 살았듯이요..
제 인생의 모습이 모두 제 블로그에 있습니다.
http://withdream.co.kr
반가왔습니다. 건강하세요.
@까르미나 naver에 등록 해놓고 사용하지 않았더니 비밀번호가 계속 틀리네요
시간 가지고여유있게 들어가 보겠습니다 ㅎㅎ
@콩새 비번 없어도 볼수있을텐데요.
다른이들도 그렇게 보던데..
@까르미나 위의 주소에 그대로
클릭했더니 비번 쓰라 하던데?
@콩새 http://blog.naver.com/kschung 을 클릭해 보세요.
아니면 네이버 검색창에 '길을걸으면내가보인다' 를 해도 제 블로그가 보입니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정말 맛깔나는 후기글로 그자리에 있는듯 느껴집니다~~ ^^
두번째의 산티아고 여행도 무사히 잘 다녀오세요~
매번 행사때마다 웃으며 사진봉사하시는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고마와요
편히 태워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과하지않게 적당히 드시고 노래하며 즐기시는 모습이 참좋아보였어요~~
정말
음악은 좋은거죠?
모두를 한자리로 불러내는힘이 있으니말이죠~~~
감사했습니다~
지금처럼 건강히지내시다 또만나요~^
네 언제든 좋은자리 불러주세요
좋은글에 엄지 척!!!
늘 좋은 인생경험 얘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생의 즐거움을 같이 나누는거죠.
이불은 제가 ㅎㅎ
천사같이 선한 분. 복받을껴~~~^^
'여울목엔
사오모에 향기가 있네'라는
까르미나님의
또 하나의 단편이 완성되었네요. ㅎㅎ
글쓰는걸 좋아하다보니, 무언가 다른 걸 올리고 싶은 욕심때문이죠. 고마와요.
까르미나님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명품 글과 사진들 보며 다시 그 날을 추억하네요.
귀경길 카풀도 감사 드리고 강남 길이 많이 막히고 그때문에 놓쳐버린 목동의 냉면이 아쉽기만 하군요. ㅋㅋ
사진과 글 감사 드려요.
저도 반가왔습니다. 뜻하시는 일이 잘 되길 바랍니다.
@까르미나 감사합니다.^^
남편 임프란트 치료차 치과에 왔다가 기다리며 겨우 찿아들어 갔네요
내 대학시절 시작된
전석환선생님 볼음도소식이어찌나반가운지?
아름다운노래
정든 노래가
우리마을에 메아리쳐오면
~ ~~~
에고
남편치료끝났다네 ㅡ ㅋㅋ
여기 사오모카페에 전샘이랑 제가 노래하는 동영상이 있습니다.
검색해보세요
@까르미나 넹
지금 집에 왔어용
@콩새 나의 애창곡 '정든 그 노래 편'
찿아 읽었어요
덕분에 까르미나님의 정체도 파악했고 ㅡ ㅋㅋ
그 만남은 기도의
결실이군요
45년간의 흠모가 바로 기도 아닌가요?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콩새 제 정체가 탄로났네요.^^
그 만남은 추억으로만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꿈과 현실은 다르더군요.
늘 주님을 찬양하는 콩새님 되시길..
수채화 같은 느낌의 글 솜씨~~ 아름다운 풍경을 아주 잘 그리신듯 합니다~~
ㅎㅎ 제 글이 수채화같다고 하시니 행복하네요. 감사합니다.
까르미나님글 오늘에야 천천히 읽어봅니다.
마음이 참 여유로우신분같아 배울점이 많은분이라 생각듭니다.
우리들의 소풍을 잔잔하게 표현해주시는 글솜씨가 읽는이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줍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에 감동먹었습니다.
우리 모두 좋아서 하는 일이니 그런 평안함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벤트가 자주 있길 욕심내 봅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