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위·대장·간·췌장·담도·담낭 등 소화기계에 암이 생길 위험이 높다. 다행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습관 교정으로 비교적 쉽게 개선할 수 있다. 폴리페놀계 음식을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젊은 소화기계 암 환자, 전 세계적으로 증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20~40대에서 소화기계 암 조기 발병 환자가 늘고 있다. 지난 5월 개최된 미국 워싱턴 D.C. '소화기질환주간' 의학학술대회에서 한 연구팀은 20~24세 청년의 대장암 발병률이 1999년에서 2020년 사이 186%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더 심하다.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국제 의학저널 랜싯에 20~40대 젊은 대장암 발병률을 42개국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했는데, 우리나라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1등을 차지했다. 적색육을 많이 먹는 호주(11.2명)나 미국(10명)보다도 높았다.
◇과식 병 '비알코올성 지방간', 소화기계 암 위험 높여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소화기계 암 위험 인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식물을 과다하게 먹었거나 포도당 대사에 관여하는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 해 간 내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질환을 말한다.
고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주현 교수팀은 젊은 소화기계 암 환자 수가 증가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526만 5590명의 건강데이터를 2018년 12월까지 추적했다. 이 중 20~40대에 젊은 소화기계 암을 진단받은 사람은 총 1만 4565명이었다. 위험 인자를 분석한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소화기계 암에 걸릴 가능성이 컸다. 특히 식도암, 담낭암, 담관암, 췌장암, 소화관암, 대장암, 위암, 간암 순으로 발병 위험이 높았다.
◇커피, 카레, 포도, 브로콜리… 간에 축적된 지방 분해 도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습관을 통해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폴리페놀계 식품을 섭취하면 장내 환경을 개선해 염증 수치를 떨어뜨리고, 간 효소와 지방 분해 호르몬 기능을 개선해 간에 축적된 지방을 분해할 수 있다. 이란 마슈하드의대 자흐라 코라산치 교수팀이 각종 폴리페놀류 식품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개선 효과를 살펴보는 메타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클로로겐산, 커큐민, 레스베라트롤, 퀘르세틴 등은 미생물 군총을 조절해 장내 건강을 개선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개선했다. 클로로겐산은 커피에, 커큐민은 카레에 풍부하다. 레스베라트롤은 견과류, 베리류, 포도 등에서 발견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이고, 퀘르세틴은 양파, 브로콜리 등 야채, 과일, 곡물 등에 풍부한 식물성 플라보놀 성분이다. 이 외에 나린제린, 설포라판, 카테킨도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연구팀은 봤다. 나린제린은 감귤류, 코코아, 토마토에, 설포라판은 브로콜리, 양배추, 콩나물 등에, 카테킨은 녹차에 들어있다.